[정봉수 칼럼] 직장 내 괴롭힘의 판단기준과 세부내용

[정봉수 칼럼] 직장 내 괴롭힘의 판단기준과 세부내용

▲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칼럼

< 직장내 괴롭힘의 판단기준 >

1. 사용자의 업무지시권과 근로자의 인격권과 충돌


직장내 괴롭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사용자의 업무지시권과 근로자의 인격권이 충돌되는 경우가 있다. 노동분쟁에서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가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한 경우에는 민법상의 불법행위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사용자의 업무지시권은 인사권으로 기업질서의 유지와 확립을 위해 사용자가 가지는 고유한 권한이다.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대해 법원은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고 한다. 이에 반해, 헌법재판소는 근로의 권리가 “일할 자리에 관한 권리” 뿐만 아니라 “일할 환경에 관한 권리”도 함께 내포하고 있고, 후자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자유권적 기본권의 성격도 갖고 있어 건강한 작업환경, 일에 대한 정당한 보수, 합리적인 근로조건의 보장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 등을 포함한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업무의 적정범위에 대한 판단에 있어 사용자의 업무 지시권을 우위에 두어야 하는지 아니면 근로자의 인격권 보호를 우위에 두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이 경우 업무상 적정범위는 ‘이익형량’을 통해서 위법성 여부가 판단되어야 한다. 직장내 괴롭힘의 성립요건 중 ‘업무상 적정범위 일탈’ 여부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기본권이 상호 조화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목적에 부합하는 이익형량이 요구된다. 즉, 두 기본권이 충돌할 경우 어느 기본권을 우위에 두어야 하는지의 여부는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용인될 수 있는 정도의 것인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거나 상당성 결여 여부 등을 종합하여 개별적, 상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다만, 직장내 괴롭힘의 문제는 힘의 불균형을 전제로 하여 발생되고 근로자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인격권 보호에 주안점을 두고 피해근로자의 관점에서 다소 상향된 이익형량이 요구된다.   

2. 직장내 괴롭힘의 판단기준 


법원이 제시한 직장내 성희롱의 위법성 판단요소와 기준을 살펴보면 직장내 괴롭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괴롭힘 행위인지의 여부는 “①위법행위와 관련한 행위자와 피해자의 관계, ②행위의 동기와 의도, ③시기와 장소 및 상황, ④피해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반응의 내용, ⑤행위의 내용과 정도, ⑥행위의 반복성이나 지속성 등을 종합하여 노동인격의 침해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  이를 단순히 정리하면, 사용자가 지위를 이용하여(권력관계), 업무와 관련하여(업무관련성),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행동(괴롭힘, 언동 등)을 함으로써, 인권 및 인격권을 침해하거나 고용환경을 악화시키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직장내 괴롭힘의 판단에 있어 행위자인 사용자는 권한 행사자로서 외관을 갖추고 있고, 피해자인 근로자는 근로의무의 수행원으로서 자발적 동의에 의해 이루어진다. 따라서 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기준을 가지고 개별적으로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직장내 괴롭힘 여부 판단에 있어 개별 사안별로 분명한 기준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 직장내 괴롭힘의 세부내용 > 


1. 지위의 활용: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에서의 우위 


직장내 괴롭힘은 조직문화나 권위주의적 위계질서가 강한 곳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권력형,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행위의 형태로 주로 발생한다. 


우위성이라고 하면 피해자가 괴롭힘 행위에 대해 저항 또는 거절이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관계를 의미한다. 지위의 우위는 괴롭힘 행위자가 지휘명령 관계에서 상위에 있거나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가 아니어도 직위, 직급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하는 것이다. 관계의 우위는 행위자가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우위에 있는지는 특정 요소에 대해 사업장 내에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평가를 바탕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직장에서의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되지 않는다.


2. 업무일탈: 업무의 적정범위 이상의 행위 


업무의 적정범위를 넘는 것으로 인정되는 행위는 다음의 7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1) 폭행 및 협박 행위: 신체에 직접 폭력을 가하거나 물건에 폭력을 가하는 등 직, 간접의 물리적 힘을 행사하는 폭행이나 협박행위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이다. 


2) 폭언, 욕설, 험담 등 언어적 행위: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지는 등 제3자에게 전파되어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인 것으로 판단되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이다. 특히, 지속 반복적인 폭언이나 욕설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해치고 정신적인 고통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이다. 


3) 사적 용무 지시: 개인적인 심부름을 반복적으로 시키는 등 인간관계에서 용인될 수 있는 부탁의 수준을 넘어 행해지는 것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은 행위이다. 예)사적인 심부름 등 개인적인 일상생활과 관련된 일을 하도록 지속적, 반복적으로 지시하는 것


4) 집단 따돌림과 배제시킴: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의도적 무시와 배제는 사회통념을 벗어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이다. 예) 정당한 사유없이 업무와 관련된 중요한 정보제공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시키는 것. 정당한 이유없이 부서이동 또는 퇴사를 강요하는 것. 정당한 이유없이 훈련, 승진, 보상, 일상적인 대우 등에서 차별하는 것 등.  


5) 업무와 무관한 일을 반복 지시: 근로계약 체결 시 명시했던 업무와 무관한 일을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지시하는 행위가 반복되고 그 지시에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면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이다. 예)근로계약서 등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허드렛일만 시키거나 일을 거의 주지 않는 것.


6) 과도한 업무 부여: 업무상 불가피한 사정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해당업무수행에 대해 물리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 마저도 허락하지 않는 등 그 행위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면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이다. 


7) 원활한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 업무에 필요한 주요 비품(컴퓨터, 전화 등)을 제공하지 않거나, 인터넷 사내 인트라넷 접속을 차단하는 등 원활한 업무수행을 방해하는 행위는 사회 통념을 벗어난 행위로서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선 행위이다.


3. 인적, 환경적 침해행위


사용자나 근로자가 다른 근로자에게 직장내 괴롭힘을 통해 근로자에게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다. 사업주가가 의도적으로 특정 근로자를 화장실 앞으로 업무자리를 옮겨 창피를 주거나 근로자가 제대로 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하는 경우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고 볼 수 있다.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느꼈거나 근무환경이 예전보다 나빠졌다면 인정될 수 있다.  

▲사진=괴롭힘(그림:정하은) ⓒ강남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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