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 에스토니아 민족들의 축제 –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글 : 탁계석 평론가
이번 파주시 문화예술과 와 국제문화공연교류회에서 주관하는 에스토니안 국립오페라 영콰이어 초청 내한공연 (Estonia National Opera Young Choir)이 있다. 이번 공연은 11월 25일 (금) 오후 7시 30분 파주 솔가람아트홀, 11월26일(토) 오후 1시에는 원주 문막의 특별한 공연장 유알컬쳐파크에서 진행된다. 에스토니아국립오페라영콰이어 (Estonia National Opera Young Choir)는 1971년 에스토니아 국립오페라 극장의 다양한 연주를 담당하기 위해 Venno Laul에 의해 창단되어 현재 제2대 Hirvo Surva가 음악감독으로 이끌고 있다. 연령대별로 세분화된 4개의 합창단이 신체적 음악적인 수준에 맞추어 체계화된 북유럽식 교육시스템을 바탕으로 콘서트, 오페라, 뮤지컬 등의 다양한 연주로 관객과 호흡하고 있다.
음악적 가치가 매우 깊은 나라 ‘에스토니아’
에스토니아는 핀란드와 라트비아 사이에 위치한 작은 북유럽 국가이다. 수도는 탈린(Tallinn)이며 인구는 약 133만 명으로 경기도 수원시의 인구보다 조금 더 많다. 에스토니아는 기술적으로 매우 발전된 국가로 특히 IT는 세계 최고로 꼽힌다. 이를 기반으로 에스토니아는 세계 최고의 스타트 업 생태계 중 하나로 불린다. 세계적 소프트웨어기업인 스카이프(Skype)가 바로 여기에서 탄생했다. 이 외에도 중세 유럽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올드 타운을 갖추고 있다. 옛 것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에스토니아인들은 그만큼 따듯한 마음씨를 갖췄다. 그들은 음악을 사랑하며 그것을 발전시키고 보존하기를 원한다. 또한 오랜 기간 동안 여러 나라의 통치를 받으며 역사 속으로 잊혀질 뻔했던 에스토니아는 그 정체성을 확립하여 1991년 완전한 독립을 이룬다.
특히 독립 2년 전인 1989년, 평화 정치 시위를 위해 발트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의 200만 명이 모여 675.5 킬로미터의 인간 띠를 만들어 합창을 한 것은 매우 유명한 일화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금까지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는 ‘노래 축제(laulupidu)’가 펼쳐진다. 실제로 에스토니아는 두 세명만 모여도 합창을 한다고 말할 정도로 합창은 매우 흔하고 친근한 활동이다.
이밖에도 에스토니아는 전통적인 합창 음악과 함께 매년 재즈, 팝 등 모든 장르의 음악 축제를 개최한다. 이처럼 에스토니아는 음악이 그 나라의 문화에서 큰 역할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스로 노래하는 민족이라고 불릴 만큼 에스토니아와 음악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작곡가 아르보패르트, 거장 네메예르비, 그의 아들 파보예르비, 뜨누 칼유스테는 에스토니아가 나은 현존하는 최고의 음악가들이다.
한국인 만큼 춤과 음악을 좋아한 에스토니아 민족
전통음악축제인 ‘라울루피두(Laulupidu) 말 그래도’ 음악축제, ‘Laulu’는 음악, ‘pidu’는 축제 라는 뜻이다. 노래 축제의 전통은 에스토니아 민족의 각성과 함께 탄생했다. 잃어버릴 뻔한 조국을 되찾는 과정에서 시작된 이 합창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것은 에스토니아 최대의 축제로 여겨진다. 1869년 여름, 타르투 (에스토니아의 도시)에서 최초의 전국적인 “노래 축제”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합창을 통해 결국 에스토니아는 독립을 일궈냈다. 그렇기에 에스토니아는 한국인만큼 노래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민족이다.
에스토니아의 노래와 춤 축제는 지역의 대표적인 행사이며 에스토니아가 종종 ‘노래하는 나라’와 ‘합창의 나라’로 불리는 이유이다. 지역마다 매년 축제가 개최되며, 5년에 한 번씩 모든 합창단과 춤 팀이 모여 가장 큰 ‘노래 축제’를 만든다. 이 매혹적인 행사는 에스토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행사로, 유네스코의 권위 있는 무형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되었다. 특히 5년에 한 번씩 열리는 가장 큰 ‘노래 축제’ 는 전국의 수많은 합창단이 야외 광장에 모여 함께 노래한다. 약 3만 명의 합창단이 수십만 명의 관중 앞에서 노래하는 장관을 연출하는데, 이것은 감동 그 자체이다. 주 레파토리는 에스토니아 민요와 현대 음악이며, 모두가 한 마음으로 노래한다.
이동이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아서 하루 종일 화장실을 가기도 힘들 정도로 행사 내내 서 있어야 하지만 에스토니아 사람들은 이 축제를 매우 사랑하며 최고로 꼽는다. 지난 2019년, ‘노래 축제’의 방문객 수가 최고조에 달했다. XXVII 가요제 ‘미누암(Minu arm)’ 공연의 사전 판매로부터 거의 60,000장의 티켓이 팔렸고, 35,000명의 가수와 음악가들이 참여했다. 이것은 진정 에스토니아의 가치 있는 유산이며, 앞으로도 널리 보존될 것이다. 내년(2023)에는 유스(youth) 노래 축제 ’laulupidu‘가 펼쳐지며, 2025년에는 전체 노래 축제가 개최될 예정이다.
에스토니아 국립 오페라 합창단의 구성 및 특징
1971년에 창단하여 올해 51주년을 맞는 에스토니아 국립 오페라 보이 콰이어 ’에스티보이스‘는 합창 강대국 에스토니아를 대표하는 소년 합창단이다. 총 150 명의 단원들이 활동하며, 메인 연주반과 유스 퀸텟, 연습반으로 구성되어 있다. ’에스티보이스 는 정통 소년 합창의 가치를 보존하고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창단되었으며,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이미 유럽에서는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상당수의 국가에서 매년 초청 연주를 받으며, 연간 40회 이상의 공연을 한다. 영국, 체코, 헝가리, 러시아 등의 합창콩쿨에서 1위를 차지하였으며, 유럽 국제 합창 페스티벌의 단골 게스트이다.
이외에 비 유럽권 국가인 이스라엘, 캐나다, 미국, 중국에서도 수차례의 콘서트 투어 연주를 했으며, 올해 처음으로 한국에서 연주를 한다. 이번 한국 투어콘서트에는 20살~24살로 구성된 유스콰이어가 노래한다. 무반주 음악의 강대국이기도 한 에스토니아의 특징을 살려서 아카펠라로 구성된 정통 에스토니아 합창곡과 클래식 곡, 유스퀸텟의 무대와 대중들에게 친숙한 클래식 곡, 한국 곡 등의 음악을 노래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과 에스토니아를 잇는 문화 사절로의 역할을 할 것이며, 에스토니아가 낯선 한국인들에게 뜻깊은 무대가 될 것이다.
배움의 기회가 많은 에스토니아
에스토니아에는 약 40여 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 이들은 음악, 관광, 금융, IT, 요식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다. 특히 음악 예술 분야에서 한인들의 활동이 두드러지는데, 에스토니아의 몇안되는 국립 전문 음악 단체 중 3곳에서 각각 한국인이 한 명씩 활동하고 있다. 필하모닉 챔버콰이어의 소프라노 최예나와 국립 남성합창단 RAM의 테너 이현우, 국립 교향악단 ERSO의 수석 클라리네티스트 이수영이 그들이다. 또한 에스토니아 국립음악연극학교 합창단의 부지휘자 및 디렉터를 맡고있는 송현아와 타르투 국립 발레단에서 수석 발레리노로 활동했던 이주호도 있다.
이는 한국인의 뛰어난 예술성이 높이 평가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렇듯 한인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에스토니아와 한국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2020년에는 한국에 대사관도 설립되었다. 또한 2021년 10월에 한인회가 설립되었으며, 명절 등의 행사와 친목모임을 통해 그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유학을 오는 학생들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에스토니아의 유일한 음악대학교인 에스토니아 국립음악연극학교에 7명의 학생들이 음악가와 공연예술가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으며, 일반대학교인 탈린대학교와 에스토니아의 머리라 불리는 타르투대학교에서 한국과의 교환학생 제도를 통해 많은 한인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내한하는 에스토니아 국립오페라 영콰이어를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에코플랜의 김영고 대표 또한 에스토니아 국립음악연극학교를 졸업한 재원이다.
내한공연을 계기로 한국인들의 마음속에 평화와 감동이 깃들기를 희망
지난 2년간 코로나바이러스와 전쟁 때문에 전 세계가 멈춰졌다. 일상생활이 많이 달라졌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합창은 모일 수가 없기 때문에 활동을 멈추거나 없어지게 되는 등 많은 타격을 입었다. 이제 엔데믹시대가 열려가고 있는 지금 문화를 통한 공공외교에 앞장서고 있는 외교부 등록법인인 (사)국제문화공연교류회의 박은용 사무총장은 노래하는 민족, 합창으로 독립을 일궈낸 에스토니아의 특별한 합창음악을 선보이고자 파주시의 도움으로 이들을 초청했다. 합창을 잊을 수 없어 다시 합창을 통해 세상을 노래하고 있는 에스토니아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지만 지난 2021년 5월, 수천 명이 함께 모여 평화의 노래를 부르며 하루 빨리 전쟁이 끝나고 전 세계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하며 음악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앞으로 K클래식도 적극 참여해 교류 공연하고 싶다
탁계석 K클래식 회장은 “한국 역시 합창 자산과 열기는 많지만 합창계 리더쉽이 결핍되어 에너지를 하나로 모우지 못하고 있다. 합창으로 나라의 독립까지 일궈낸 에스토니아의 뜨거운 불씨를 우리가 배웠으면 한다. K클래식 역시 상호 교류에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것”이라면서 환영했다.
에스토니아 합창단 측은 아직 어지러운 시기이지만 이번 연주를 통해 한국인들의 마음속에 평화와 감동이 깃들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에 에스토니아의 음악을 전파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자료제공 (사)국제문화공연교류회(문의 02.543.7352)
2022. 11월 25일 (금) 오후 7시 30분 파주 솔가람아트홀
2022. 11월 26일 (토) 오후 1시 원주 문막 유알컬처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