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재택근무를 통하여 업무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i)재택근무 도입의 필요성을 우선적으로 고민해 보고, (ii)관련 업무환경을 구비하고, (iii)마지막으로 재택업무의 효율적인 관리감독이 이루어져야 한다. 다시 말해 재택업무는 적합한 업무분야에 도입되어야 하고, 재택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IT 업무 환경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또한 재택근무자의 근로조건을 유지하고 관리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적용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업무를 안정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업무상 보안 문제 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재택근무에 대해 살펴보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 재택근무가 가능한 방안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재택근무제의 적합한 업무과 업무환경 구비요건>
1. 재택근무의 의의
재택근무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하여 “자택”에 업무공간을 마련하고, 업무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구축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유연한 근무 형태이다. 재택근무는 대부분의 근무를 재택으로 하는 상시형 재택근무와 일주일 중 일부만을 재택근무를 하는 수시형 재택근무로 구분할 수 있다. 수시형 재택근무는 근무일 중 일부는 재택근무, 일부는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형태로 실시할 수 있다. 예를들면, 주 5일 중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재택근무를 하고, 나머지 수요일에서 금요일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방식이다.
2. 재택근무제에 적합한 업무
재택근무는 독립적이면서도 개별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거나, 고객과의 대면접촉이 거의 없는 직무, 특정한 장소에서 이루어지지 않아도 되는 직무 등에 적합하다. 특히, 프로그램 및 게임개발, 웹 디자인, 도서출판, 원격교육, 금융 및 보험마케팅 등의 업종이나, 민원 상담, 기획 및 행정처리 업무, 전산 업무 등의 분야에 도입이 용이하다.
(1) 근무가능 업무
1) 고객과의 대면접촉이 거의 없는 업무
2) 결재ㆍ보고가 적은 독립성이 강한 업무, 기관 간 업무협조가 적어 조직운영의 독립성이 높은 업무
3) 업무실적 평가의 계량화가 쉬운 업무 4)승인권자가 업무특성 및 부서 근무여건을 고려하여 정한 업무
(2) 근무허가가 불가능한 경우
1) 해당업무의 보안대책이 미흡하여 재택근무를 수행하는 경우 심각한 보안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2) 안전점검, 장비점검, 사고처리 등 해당업무의 수행을 위하여 반드시 특정의 장소에 항상 위치하여야 하거나 재택근무를 수행하는 경우 현저히 그 위험성이 증가하는 경우
3) 민원사무의 접수 및 처리 등을 위하여 특정의 장소에서 항상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는 경우
4) 그 밖에 사업(행정)목적을 달성하는 것에 심각한 지장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
3. 재택근무 업무환경의 구비요건
재택근무자가 사무실에서 업무를 수행할 때와 동일하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재택근무지에 근무환경 및 업무시설(좌석, PC 등)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1) 업무수행 공간 확보
재택근무는 가족이나 친지 등과의 접촉으로 업무수행에 차질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재택근로자로 하여금 업무수행을 위한 독립된 전용공간을 확보하도록 한다.
(2) IT 인프라 구축
회사는 자택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IT 기기 및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컴퓨터 및 부속장비, 복합기, 통신장비, 화상회의를 위한 개인용 웹 카메라 등 업무 속성에 따라 관련 장비를 지원한다. 사무실 시스템에 접속하거나 업무를 수행할 때 필요한 솔루션(전자결재, 메신저, 파일공유, 프로젝트 관리 솔루션 등)도 제공한다.
(3) 비용부담
재택근무와 관련된 통신비, 정보통신기기 비용, 소모성 비품 등은 사용자가 부담하는 것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4) 보안대책
재택근무는 일반 가정에서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정보보안 등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i)가정에서 사무실 시스템 접속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위협에 대해 해결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기술을 개발, (ii)단말기에 기록을 남기지 않는 클라우드 방식의 컴퓨터 도입, (iii)재택근무자의 다른 가족 구성원이 정보 보호 관련 데이터 등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할 것, (iv)폐기문서의 안전한 처리, (v)재택 사무공간 및 컴퓨터 잠그기 등이 있다.
<재택근로제 도입 방법>
재택근무제의 도입을 하기 위해서는 (i)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 (ii)개별 근로자와 근로계약서 작성 (iii)취업규칙의 변경 절차가 필요하다. 일부 조건을 변경할 경우에도 위의 3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특정 근로자에 대한 재택근무의 경우, 혹은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는 재택근무의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의 동의만으로도 제도의 도입이 가능하다.
1.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 내용
근로기준법(제58조 제2항)에서는 재택근무처럼 사업장 밖에서 근무가 이루어질 경우 근로시간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로 정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업무수행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시간을 서면합의를 통해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을 뿐, 나머지 서면합의에 꼭 포함되어야 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달리 규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재택근무제 도입 운영에 따른 근로시간을 서면합의에서 정할 경우, 업무수행에 필요한 평균 근로시간 이외의 근무장소, 적용 대상자 등에 대한 내용을 기본적으로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다.
2. 근로계약서의 작성 및 변경
(1) 근무장소와 근로시간에 대한 내용은 법적으로 근로계약서에 명시해야 할 사항이기 때문에 제도도입에 따라 변경된 근무장소 내지 근로시간의 내용을 반영하여 근로계약서를 작성 또는 변경해야 한다(재택근무 상시형).
(2) 사업장을 주된 근무장소로 하면서 일정 빈도 및 시간을 재택근무 방식으로 근무하는 수시형의 경우에는 주 근무장소와 함께 일정 빈도 및 시간을 주된 근무장소 외의 장소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내용을 근로계약서에 함께 명시하여야 한다. 다만, 원격근무와 마찬가지로 근무장소·근로시간·주휴일 등 통상적인 근로조건에 대해서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 따른다고 규정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 경우에 근로계약서에 명시되어 있지 않은 사항이라도 취업규칙에 명시되어 있고 이를 해당 근로자에게 주지시키면 명시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된다.
3. 취업규칙 변경
재택근무제 도입 시 기존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하고 변경이 필요한 항목이 있다면 선별하여 기존의 취업규칙에 반영한다.
(1) 취업규칙의 변경이 없는 경우: 재택근무를 하는 근로자와 통상근로자를 비교하여 근무장소 외의 다른 근로조건에 변경이 없는 경우에는 재택근무를 하고자 하는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를 받아 실시하는 것으로 가능하며, 반드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는 없다.
(2)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하는 경우: 사용자가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의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을 변경해야 한다.
<근로기준법의 적용>
1. 근태관리
재택근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및 휴식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
다만, 재택근무는 그 성질상 근로자의 근무시간대와 일상생활 시간대가 혼재되지 않을 수 없는 근로형태이며 “자택”에서 근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사생활의 침해없이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동안 성실히 업무에 전념하였는가를 관리·감독하는 것은 어렵다. 결국 소정근로시간 동안의 근로제공의무나 직무 전념의무의 이행여부는 근로자에게 맡겨질 수 밖에 없고, 정보통신기기를 통한 온라인 출퇴근기록 등으로 재택근무자의 근로시간을 관리하는 것은 가능하다.
2. 근로시간,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재택근무제 도입 시 반드시 해당 근로자에 대한 소정근로시간 또는 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 그리고 노사합의로 정한 근로시간의 범위에 따라 연장근로수당이나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에 대한 발생여부가 달라지게 된다.
사용자의 지시에 따라 특정업무를 수행하는데 필요한 시간이 연장·야간·휴일근로를 발생시킬 경우 원칙적으로 그에 대한 연장근로,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전술한 바와 같이 재택근무제도 특성상 명확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우므로 근로자가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사전에 신청하여 사용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유사한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재택근무자의 휴가와 휴식 시간
취업규칙에서 재택근로에 종사하는 통상 근로자들에 대한 휴가 및 휴식에 관해서 별도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 경우에는 통상적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그대로 적용된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는 근로시간과 비근로시간(예컨대 휴가나 병가 등으로 인하여 근로하지 못하는 시간)에 관한 사항을 사전에 약정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직무교육과 의무교육
원격이나 재택근무를 하는 근로자는 OJT(On the Job Training)에 의한 교육기회를 얻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능력개발 등에서 다른 동료근로자들에 비하여 뒤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통상근로자와는 별도의 사내교육이나 연수제도, 법정교육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경우에는 이를 취업규칙에 반영하여야 한다. 특히, 법정교육인 안전·보건교육(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성희롱 예방교육 (남녀고용평등법 제13조), 개인정보 보호교육(개인정보 보호법 제28조) 등은 사업장 근로자와 차등적으로 적용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다.
5. 안전보건 기준
업무의 특성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기준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를 준수하여야 한다. 재택근무 중에 해당업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보험급여의 대상이 된다. 다만, 근로자의 사적 행위를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
6. 성과평가
재택근무(상시형)의 경우 근로자가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기 때문에 성과평가 등을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별도의 성과평가 및 인사관리 제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택근무를 제공하는 회사가 가장 어렵게 느끼는 점은 재택근무의 효율성이다. 따라서 (i) 회사는 보이는 결과에 의해 재택근무자의 결과물을 측정하고, (ii) 재택근무자의 업무의 질을 관리하며, (iii) 필요시 재택근무자에 대해 수행평가를 시행하고, 요약 결과나 진행과정 등에 대해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재택근로제를 도입하여 업무의 효율을 높이고 근로자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해서는 재택근로에 적합한 업무의 발굴과 업무환경을 구비하여야 한다. 이와 함께 근로자들의 업무와 사생활 영역을 명확히 하여 지속적 재택근무가 가능하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1주일 전일을 재택근무 하기 보다는 수시형 재택근무제를 도입하여 어느 정도 재택근무의 가능성을 확인후에 상시형 재택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