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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미숙한 처리와 교훈

[정봉수 칼럼]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미숙한 처리와 교훈
정봉수 / 강남노무법인

 

실제로 직장내 성희롱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상황에 맞는 적절한 대응도 중요하다. 성희롱 사건의 해결에 대한 법적 절차는 있다. 하지만, 성희롱 사건은 피해자와 가해자(행위자)의 심리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단순히 법적 절차를 따를 것이 아니라, 적절한 대응으로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번 성희롱 사건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해 결국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가 퇴사함으로써 당사자들에게는 직장을 잃는 직접적인 손해를, 회사에게는 인적자원을 잃는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 다음은 직장내 성희롱과 발생과 회사의 허술한 대응, 그로 인하여 추가 피해를 가진 사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과 결과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사건의 개요>

2019년 8월 5일, 수원의 A사업장에서 피해 여직원은 2017년 4월에 입사해 2년 4개월째 사업장에서 사무직으로 근무하면서 특정 상급자로부터 지속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며, ‘성희롱 내용’을 회사에 제기하였다. 그러자 인사담당자는 자문노무사에게 자문을 의뢰하였고, 노무사는 여직원의 ‘진술서’를 바탕으로 성희롱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회사의 처리방안을 제시하였다.

노무사는 성희롱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가해자와 피해자 보호를 통한 재발방지에 초점을 두었다. 그런데 피해 여직원과 동료 여직원은 가해 상급자(소장)의 보복이 두려워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이로 인해 가해자도 권고사직 하였다. 결국, 이에 회사는 업무에 중요한 여직원 2명과 담당 소장을 잃게 되어 큰 인적자원의 손해를 보게 되었다.

 

<성희롱 내용>

피해 여직원의 구체적인 성희롱 내용(신체적/언어적 성희롱)은 다음과 같다.

(1)신체적 성희롱

2018년도 말, 한번은 머리가 풀어진 상태로 어깨 앞에 늘어져 있었는데 답답해 보인다며, 소장이 본인 손가락으로 제 목에 손을 대면서 머리를 쓱 넘기시는 겁니다. 순간 정말 소름이 끼쳤고 성적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2) 언어적 성희롱
– 입사한 후 검열준비로 한 팀원과 청소하는 중에 소장님이 다가오셔서 저를 쳐다보더니 팀원에게 “숫처녀 젖가슴 만지듯이 빗자루질한다.”라는 표현에 정말 기겁했다.

– 소장님은 2018년 입사후 최근까지 제 얼굴 화장에 관해 꾸준히 “립스틱도 좀 진하게 바르고 화장도 제대로 하고 다녀라”고 말했다. 얼마 전에 다른 직원들 앞에서 “결혼하더니 다 포기했나봐, 화장도 안하고 꾸미는 것도 안하네. 화장 좀 하고 다녀.”또한 다른 여직원한테 “00씨 언니한테 화장하는 법 좀 알려줘” 라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정말 불쾌했고 화가 났다.

– 2019년8월5일, 한 여직원이 소장과 대화중‘머리도 아프고 몸이 안 좋다.’라고 말하자 소장은 “그건 00씨가 생리 중이라 그런 거야.”라고 말했다. 저와 다른 여직원들은 그 대화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노무사의 자문내용>

회사는 2019.8.6. 성희롱 사건이 발생하자 자문 노무사에게 3가지 자문을 하였다.

<문의 1>  성적 언어문제와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이 직장내 성희롱에 해당되는지?

<자문내용> 성희롱 판단 (대법원 2007.6.14. 선고, 2005두6461 판결): 남녀고용평등법 제2조 제2호에서 규정한 ‘직장내 성희롱’은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이다. (1) 그 내용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 그 피해자의 입장이었다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2)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반응,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판단한다.

 

본 사안의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서 직장 상사의 성적인 언어나 행동이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고, 이로 인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으로 주어서 피해자의 업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또한 이러한 성적 언어나 신체적 접촉을 하였을 때, 일반인도 불쾌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피해자가 제시한 성적 언어 등은 직장내 성희롱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문의 2> 직장내 성희롱 문제 제기시 사업주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문내용> 
남녀고용평등법에서는 “1)사업주는 직장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지체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2)사업주는 직장내 성희롱과 관련해 피해주장을 제기한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은 근로자에게 해고 그 밖의 불이익한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됩니다”(제14조).

이를 위반시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하게 됩니다(제39조). 따라서 직장내 성희롱의 내용이 접수되면, 사업주는 당사자 상담과 조사를 통하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징계 등 적절한 조치와 함께 처리 결과를 피해 근로자에게 통보해야 합니다.

 

<문의3>  이번 사건에 대한 회사의 합리적인 처리방법은?

 <자문내역> 회사는 성희롱 사건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통해, 피해자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행위자에게도 수긍할 수 있는 징계 수준을 결정·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성희롱에 대한 예방교육을 통해 성희롱 사건이 재발하지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이행해야 합니다.

본 사안에 대한 징계의 수준은 1개월에 걸친 10%의 감봉과 “재발 시 해고할 수 있다”는 문구가 기재된 서면 경고장의 발급이 바람직하다고 판단됩니다. 또한 이번 수원사업장에 실제로 성희롱사건을 처리한 노무사에게 성희롱 예방교육을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의 경 징계 처분에 반발하여 퇴직한 피해자의 진술>

1. 지난 8월 12일 제가 사직서를 제출한 후 14일(목) 07:30에 소장님이 전체회의에서 진실을 밝히고 싶다면서 전 직원들 앞에서 본인은 그런 의도로 한 게 아닌데 억울하다고 해명했다고 하시네요. 그 때 제 진술서의 성희롱 내용을 일일이 사례를 들어가며 ‘이건 이런 의도였었고 저건 저런 의도였었다. 절대 성희롱을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 라고 하셨답니다.
제가 무엇보다 화가 나는 이유는 제 앞에서는 진심으로 미안했다고 사과까지 하시고, 본인이 못난 놈이란 것에 많은 자책을 하고 크게 미안했다고 문자도 보내시더니 제가 없을 때 사람들 앞에서 사실을 교묘히 포장해 본인한테 불리한 이야기는 쏙 빼놓고, 흡사 제가 별일도 아닌 일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처럼 이야기를 몰고 가셨다는 점입니다.

2. 인사부에서 끝까지 사직서를 내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징계수위가 감봉 10% 정도가 될거라고 말하신 걸 듣고 나니 솔직히 실망이 되는 건 사실이었습니다. 그리고 소장님과 얼굴 보면서 같이 일할 자신도 없었구요. 그래서 가족과 상의 후 회사를 그만둬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됐습니다.

3. 처음에 이 일을 공론화 시키려고 할 때 다른 여직원들도 함께 진술서를 낼 예정이었지만, 본사에서는 회사가 재계약 시점이라 소장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엔 그냥 참고, 다음 번에 좀더 확실한 증거를 모아서 신고하는게 어떻겠는가 라는 식으로 회유를 하시더군요. 어쩌면 그때부터 이번 일이 끝나고 나서 계속해 회사를 다니기 힘들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훈 및 개선방안> 

성희롱 사건의 발생시 개인문제를 떠나 회사에도 상당한 업무상 손해를 끼친다. 이 사건의 사업장도 매년 성희롱 교육을 실시하였지만, 성희롱을 적절하게 예방하지 못했다. 오히려 회사는 사건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덮으려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위의 자문내용에서 담당 노무사는 당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미흡한 자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피해자와 가해자를 동시에 보호하려고 하였다가 3명의 직원이 퇴직(사직)함으로 말미암아 모두를 보호하지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결국 회사가 피해자의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자, 피해 여직원 2명이 퇴사하고, 가해자도 도의적 책임을 지고 권고사직하였다. 또한, 피해 여성 근로자와 담당 노무사의 이메일의 내용에서 사건 성희롱 피해자의 심리상태에 대한 이해와 회사와 노무사의 대응 조치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담당 노무사는 그후 2019.8.27. 수원사업장에서 실시되었던 성희롱예방 교육에서 이번 사례를 기초로, 성희롱의 정의/유형/판단기준, 사용자의 법적 책임을 따지는 교육을 실시해 노사로부터 큰 공감을 얻었다. 본 사건을 통해 직장내 성희롱은 철저한 사전 예방교육을 통해 방지 가능한(설령 부득이 발생해도 당사자 및 회사도 최소한 손해가 나는 방향으로 미리 대처 가능한)부분으로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자세가 필요하다.

[정봉수 칼럼] 직장내 성희롱 사건에 대한 미숙한 처리와 교훈
▲사진=( 인테넷 )  복지연합뉴스  (“ 직장내 성희롱 상담  5 년새  3 배 증가 ”) 2018. 3. 17. ( 이미지 소개 ), 2022. 11. 5.  구글 검색  :  성희롱 ⓒ강남구 소비자저널

 

김은정 대표기자
김은정 대표기자
강남구 소비자저널 발행인(대표), 대표기자로서 소비자평가/인물정보/통계발표/Goodboard 순위 발표 등 각 분야별 인물정보와 소비자평가 소식, 칼럼 등을 보도하고 있으며, 10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해외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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