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선 K-클래식을 그리다’ 평론가의 시각(視角)
탁계석(예술비평가회장)
오늘 이 자리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챌린지’입니다. 혁신적으로 창조해가는 도전 의식이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믿는 예술가들의 용기를 눈여겨 보아주십시오. 경기도립국악관현악단, 작곡가, 화가의 예술가들이 펼치는 멋진 행사입니다. 물론 여기에 오신 분들도 이 전시와 음악회에 오신 것만으로도 진취적이고 안목이 높으신 분들입니다.
오늘 콘서트의 테마인‘K-오케스트라’는 국악오케스트라의 새 이름입니다. 아직 호적(戶籍)에 올리지는 않았지만 계속해서 부르면 새 이름이 됩니다. 특히 우리보다는 외국인들이 말입니다. 오늘 콘서트에 앞서 로비전시를 갖는 모지선 작가님의 작품 역시 챌린지입니다. 기존의 것을 모두 버렸습니다. 그림의 재료는 물감이 아니라 컴퓨터 안에서 그린 디지털 그림입니다. 앞으로는 그림물감을 사지 못해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가난한 화가시대가 지나갈 수도 있다는 제4차 산업시대의 상징인 듯합니다. 규격화된 액자틀도 벗어나 우리의 병풍 방식이어서 어디서든 펼칠 수 있는 포터블의 효용성도 갖추었습니다.
모 작가님은 그림보다 음악을 더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할 정도로 어렸을 적부터 음악을 좋아하시고 이것이 내면화되어 음악과 그림이 만나는 독특한 미학세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을 개척하는 한류를 기반으로 한 ‘K- 클래식을 그리다’여서 K-POP의 싸이나 방탄소년이 깔아 놓은 길을 화가가 디지털기술을 익혀서 가고 있으니 그 도전이 정말 아름답지 않습니까. 이 첨단 미술의 기법(技法)은 세계에 우리 문화를 소개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역사적인 출발의 자리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끼리만이 아니라 세계의 예술가들과 함께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오랜 서구 문화의 추종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이 중심이 되는 패러다임 전환의 단초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제는 세계가 갈등과 대립이 아니라 화해와 공존을 정치나 경제로만 풀려고 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화예술에서 해법(解法)을 찾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그 땀과 노력에 대해 평가를 받는 자리입니다. 첫 시작인 만큼 100점의 성공이 아니어도, 아니 그 절반의 성공이어도 좋습니다. 우리가 비전을 가지고 더 멀리, 더 높이 날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배우게 될 것이니까요. 전시를 준비하신 모지선 작가님에게 큰 박수와 환호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