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정신으로 세워야 할 우리 문화의 가치
3.1 절 100주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국내외에서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다. 태극기를 든 야외 행렬, 콘서트, 전시, 감옥 체험 이벤트 등 봇물 터진 듯 일어날 것 같다. 그 날의 높은 뜻과 정신을 되살리고 감격을 외치는 것이 우리가 어떻게 살고, 내일을 어디로 갈 것인가를 생각케 하는 문제다.
여기서 문화는 어떤가? 예술은 어떤가? 전통문화는? 지역문화 현주소는? 예술가의 생존권은? 서양문화의 경도(傾倒)와 문화독립은? 새 이정표를 세워야 한다면 3.1절 100주년이 더없이 좋은 타이밍이 아닐까 싶다.
바야흐로 우리 한류문화가 세계에서 각광받는 것 역시 해방 이후 근대화의 급물살을 타고 들어온 서구문화 시스템을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왔음을 말해준다. 우리 것을 버리면서 받아들인 근대화가 우리의 생존과 삶에 도약과 비전을 안겨준 것이지만, 냉철하게 이제는 우리 것의 장단점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전통(傳統)이 뿌리이고, 뿌리가 열매는 맺는 원천(源泉)이기에 헌법(憲法) 정신에 깔린 전통을 복원(復元)시키는 문화 자주성(自主性)이 곧 우리 예술인들이 맞는 3.1절 100주년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여전히 전통(傳統)과 현대(現代)는 장르가 반목(反目)하고 갈등하면서 벽을 쌓고 있다. 기득권과 현장 역시 제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창조(創造)와 융합 정신의 결핍이다. 대학 중심의 아카데미즘 역시 변화를 쫒지 못하고 관행에 묶여 생산성과 선순환 구조에 역행하고 있지 않은지를 짚어봐야 한다.
기술력이 높아졌다면 수출을 해서 돌파구 마련해야
모든 산업도 기술을 배워 올때가 있고 수준이 향상되면 내수(內需) 시장을 키워 경쟁력을 만들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만 생존한다. 문화 역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각종 콩쿠르를 따는 등의 유학(留學)이란 기술 유입에서 이제는 전통을 기반으로 한 독창적 수출품을 만드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인류 문명사도, 문화사조도 큰 흐름을 따라 가는 것 인 바, 바야흐로 동방(東方) 문화의 새 기운이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는 서구 문명에 치유(治癒)를 베풀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세계 곳곳의 해외 동포 700만과 360 여개의 언론사 네트워크는 충분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우리는 너무 갇혀있고 폐쇄적이다. 기득권은 자기 것 지키기에만 골몰하고, 공공은 혁신의 주체가 되기에 부족하며, 방향을 제시해야 하는 비평 역시 고사(枯死)의 상황에서 벼랑끝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가 나설 것인가? 모든 것이 돈, 모든 것이 예산으로 귀결되는 상업적인 환경에서 새 운동을 일으키는 원동력은 무엇이어야 할까? 정신(精神)이다. 문화 독립성, 자주성(自主性)의 발화점(發火點)을 이번에 만들지 못한다면 언제가 될까?
목숨을 바쳐 독립 운동하는데 뒷켠에서 야합(野合)해 자기 몫을 챙긴 사람들을 역사는 비판한다. 요즈음 시대라면 독립운동에도 개런티가? 독립운동도 알바가? 그래도 청정(淸淨)하게 불타는 정신과 혼(魂)을 가지신 분들이 있지 않겠는가! 문화 독립군운동 깃발에 가슴이 뛰는 심장이 있지 않겠는가. 새로운 100년을 세우는데 역사의 소명(召命)과 헌신(獻身), 사명감에 타오르는 이들이여, 횃불을 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