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비건 인증 제품이 식품과 화장품을 거쳐 최근 국산 모발관리 제품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동물성 성분을 배제한 순식물성 제품을 일컫는 비건은 원래 식이법에서 출발했으나 알러지 등 민감체질을 가진 소비자를 중심으로 화장품과 개인용품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뷰티 업계에서 비건 개념은 단순한 순식물성을 넘어 안티 알러지 및 저자극 특성으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제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외 비 식품 브랜드들은 앞다투어 비건 제품을 개발하거나 기존 순식물성 제품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전문점에 공급하는 염색 및 모발용 제품을 주로 제조하는 (주)이브셀(대표이사 구상모)은 최근 한국비건심사평가원(KOVEC/원장 배양환)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받은 ‘더 네이처 씨솔트 스캘프 스크럽 샴푸’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바다소금과 천연 한방원료를 첨가하여 세정, 보습, 쿨링, 볼륨 업 등 효과를 극대화한 두피 집중관리 헤드 스파 스케일러 제품이다.
이번 출시된 비건 샴푸가 주로 전문숍에 납품되는 것을 고려하면, 최근의 비건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상승은 2차적으로 전문숍의 비건 제품 수요를 견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제조업체 역시 컨디셔너 및 트리트먼트 등 모발관리 제품에 대한 비건 인증을 추가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인증기관 관계자는 “기존 비건 인증 신청은 주로 식품 및 건강식품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들어 화장품 부문 신청이 급속도로 증가했다”며 이는 “비건 제품의 친환경 및 생명존중 사상에 대한 소비자의 폭넓은 공감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비건 소비 트렌드는 제조사의 일방적 홍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으나, 비건에 대해 광범위한 공감대가 형성된 최근에는 소비자 레벨에서 자발적 비건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원래 채식주의자는 베지테리언(Vegetarian)이라 불렀는데 여기에는 유제품이나 난제품 섭취를 허용하는 락토 또는 오보 베지테리언이 포함되었다. 하지만 엄격한 채식주의를 주장하는 그룹은 모든 종류의 동물성 성분과 동물시험을 배제한 제품을 선호하며, 이들을 영단어 베지테리언의 처음과 끝을 모아서 비건(Vegan)으로 부른다. 개념 발생 초기 베지테리언이나 비건은 식품이나 식메뉴에 한정 했었으나, 이후 화장품, 개인용품, 의약품, 소재 및 패션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특히 화장품이나 패션 부문에서 비건 소비를 주도하는 상당수 소비자는 자신의 식이법과 무관한 경향을 보이는데, 이들은 주로 환경이나 생명존중 또는 건강에 대한 관심 등 다양한 이유로 비동물성 제품을 선호하고 있다. 한국비건심사평가원 시장분석팀은 이처럼 채식주의자 여부와 상관없이 특정 소비부문에서 비건 제품을 선호하는 그룹을 어댑테리언(Adaptarian)으로 정의하고 있다.
전통적인 개념의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 다소 유연한 입장의 베지테리언이나 플렉시테리언 그리고 가장 개방적이며 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어댑테리언까지 합세한 향후 비건 시장이 얼마나 빨리 그리고 넓게 확장될지 업계와 소비자 모두 주목하고 있다.
※자료제공 : 한국비건심사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