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칼럼] 환경이야기_4 자연재해가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사진=박성호 (주)국제미래환경 COO ⓒ강남구 소비자저널

 

[강남구 소비자저널=박성호 칼럼니스트]

 

인류의 역사는 항상 자연과의 투쟁이었다. 태풍, 폭우, 가뭄 등의 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인류는 일찍부터 물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통해 저수지 같은 관개시설, 배수로 등의 배수시설을 발명했다. 심지어 기우제라는 제사를 통해 자연재해를 막아보려고 했다. 기우제는 서양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삼국시대부터 기우제의 기원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자연재해는 옛날부터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며 극복의 대상이었다. 지진, 화산, 쓰나미 등의 지리학적으로 발생하는 재해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와같이 자연재해가 인류에게 공포의 대상이자 극복의 대상이 된 이유는 인명피해, 경제적 손실 등 피해 규모가 막대하고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최근에 리비아 동부도시 데르나를 휩쓴 대홍수로 댐이 무너져 약1만여명의 사망자와 1만여명의 실종자를 비롯해 엄청난 인명피해가 일어난 것과 120년만에 발생한 강진으로 인해 현재까지도 사망자가 3천명이 넘은 모로코의 강진사태가 대표적이다. 인명피해뿐만 아니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문화재 피해 등 경제적 손실은 실로 예측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자연재해가 발생한 직후에는 발생국의 지역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는다. 그러나 과거에는 자연재난으로 인한 피해가 해당 국가에만 국한되어 있었지만, 세계가 경제적으로 하나의 공동체가 되어가면서 다른 국가에도 경제적으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지난 몇 년동안 지구 온난화가 심화됨에 따라 태풍, 홍수, 폭염, 산불, 지진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피해 규모도 증가하면서 자연재해는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불평등을 초래하고 악화시키는 등 경제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는 개발도상국, 특히 저소득, 중소득국가에서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에서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복구에도 어려울 수 밖에 없어서 경제적 손실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사진=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대홍수로 집을 잃은 이재민들이 이동하고 있다(출처 : AP 연합뉴스) ⓒ강남구 소비자저널

 

지난 60년 이래 자연재해에 따른 인명피해의 99%가 개발도상국에서 발생했다는 통계를 봐도 자연재해에도 빈익빈 부익부가 존재한다. 또한 농업생산 감소 및 식량부족 등으로 이들 국가의 GDP 성장률이 감소하고 빈곤이 심화됨에 따라 앞으로도 이런 현상은 계속 반복되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1950년 세계 기상 관측을 위해 설립된 유엔의 기상학 특별전문 기구인 WMO(World Meteorological Organization)분석에 따르면 자연재해의 발생 횟수와 지속기간 및 경제적 피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으며 지난 50년 동안 기후와 날씨 관련 재난 발생 건수는 무려 400%나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페테리 탈리스 WMO 사무총장은 2021년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탓에 날씨, 기후, 물 관련 재난 발생 건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런 현상이 더 빈번히, 그리고 더 심각하게 일어날 것”이라면서 “이는 다시 말해 최근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목격했던 것 같은 폭염, 가뭄, 산불을 더 자주 보게 될 것이란 의미”라고 말했다.

▲사진=오랜 가뭄으로 물부족을 겪고 있는 나라가 늘고 있다는 WHO 보고서(이미지출처 / 위키) ⓒ강남구 소비자저널

 

이는 곧 지역경제, 도시경제, 국가경제, 세계경제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주고 경제적 손실을 복구하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세계경제의 중심인 미국과 중국, 유럽에서 일어난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의 예를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60여 년 만에 찾아온 기록적인 고온과 폭염으로 중국 경제가 입은 직접적인 경제 손실만 23억 3000만 위안(약 4500억 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홍수나 태풍에 재해가 아닌 폭염만으로도 어마어마한 경제적 손실이 일어난 것이다.

미국 역시 미서부해안의 1200년 만에 가장 심각한 가뭄으로 엄청난 경제적 손실에 시달리고 있으며, 유럽을 휩쓴 폭염과 가뭄으로 석탄과 원자력 발전소에서부터 제조업체들의 공급망까지 전방위 피해를 받고 있다.

지구촌 곳곳이 이처럼 폭염과 물과 관련된 자연재해로 신음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기후변화가 더욱 심각해짐에 따라 기상학자들은 이러한 재난의 발생 빈도가 더욱 늘어날 것임을 경고하는 등 지구온난화에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국가의 정부, 기업, 개인이 입게 될 피해는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연과의 투쟁은 지금도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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