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소비자저널=전경숙 컬럼니스트] 새로운 것을 배우는 순간, 우리의 뇌도 변화한다 “이 나이에 뭘 새로 배우겠어.” 나이가 들면서 한 번쯤 하는 말이다. 예전보다 이름이 바로 떠오르지 않고, 새로운 기기를 배우는 데 시간이 걸리면 ‘내 뇌도 이제 늙었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서 뇌에도 여러 변화가 나타난다. 정보 처리 속도가 느려지거나 새로운 내용을 익히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뇌의 변화 가능성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의 뇌는 경험과 학습, 훈련에 반응해 구조와 기능, 신경 연결 등이 변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고 한다. 쉽게 말하면 뇌는 완성된 뒤 그대로 굳어버리는 기관이 아니라 평생 경험과 학습에 반응할 수 있는 기관이라는 뜻이다. 처음 운전을 배웠던 때를 생각해 보자. 앞을 보면서 핸들을 잡고, 발로 페달을 조절하고, 주변 차량까지 살펴야 했다. 처음에는 모든 행동이 어렵지만 반복할수록 조금씩 익숙해진다. 새로운 손동작이나 악기, 춤을 배우는 과정도 비슷하다. 처음에는 동작을 하나씩 생각해야 하지만 연습을 거듭하면서 점차 자연스럽게 수행하게 된다. 노화와 운동학습을 다룬 연구들을 살펴보면 고령자는 젊은 사람에 비해 움직임이 느리거나 정확성이 낮아질 수 있지만, 훈련을 통해 새로운 운동기술을 배우고 수행을 향상시킬 능력은 여전히 유지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연구는 노년기에도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기회를 이어가는 것이 의미 있음을 보여준다. 매일 걷던 길을 걷는 것도 좋은 신체활동이다. 여기에 새로운 동작이나 순서를 익히고 기억하는 경험을 더하면 뇌는 평소와 다른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해야 한다. 손동작의 순서를 바꾸거나 오른손과 왼손을 다르게 움직여보는 것도 하나의 새로운 학습 경험이 될 수 있다. 뇌타 활동에서도 새로운 동작과 순서, 좌우 움직임의 변화를 활용한다. 이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수행하는 데 목적을 두기보다 새로운 움직임을 보고, 생각하고, 시도하는 학습 경험을 만드는 데 의미를 둔다. 처음부터 잘하지 않아도 괜찮다. 보고, 생각하고, 시도하고, 틀리면 다시 해보는 과정 자체가 새로운 학습 경험이 될 수 있다. 다만 신경가소성이 있다고 해서 특정 운동이나 학습 하나만으로 치매를 예방하거나 뇌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뇌 건강과 치매 위험에는 신체활동뿐 아니라 혈압·당뇨·콜레스테롤 관리, 흡연, 과도한 음주, 사회적 관계 등 여러 요인이 함께 관련된다. 따라서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 활동에만 의존하기보다 생활 전반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나이를 이유로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오늘 새로운 노래 한 곡을 배워도 좋다. 새로운 손동작을 익혀도 좋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길을 걸어보고, 처음 해보는 활동에 도전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다. 뇌에게 ‘나이’보다 중요한 것은 어쩌면 오늘도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는가 하는 질문일지 모른다. “이 나이에 뭘 배우겠어”가 아니라, “오늘은 내 뇌에 어떤 새로운 경험을 선물할까?” 그 질문에서 뇌 건강을 위한 또 하나의 작은 변화가 시작된다. 다음 회|[뇌맘케어 ③] 손을 움직이면 정말 뇌도 움직일까요? 손과 손가락의 움직임이 뇌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살펴본다. ▲사진=숫자와 색을 구별하고 강사의 동작을 따라 하며 손을 움직이는 인지활동 모습. 새로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