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조 칼럼] 출판 책 중심 테마 100선_제10 테마, 기록하라, 흩어지는 참여를 문명의 기억으로 바꾸어라

[정차조 칼럼] 출판 책 중심 테마 100선_제10 테마, 기록하라, 흩어지는 참여를 문명의 기억으로 바꾸어라

▲사진=정차조 (주)KN541회장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차조 칼럼니스트]

사람은 잘 잊는다.

어제 먹은 점심도 가물가물하고,

지난주에 누구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도 희미하고,

분명히 잘 보관해 둔 영수증은 필요할 때마다 사라진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억울한 일은 오래 기억한다.

자기가 한 일은 더 오래 기억한다.

남이 안 한 일은 거의 역사서 수준으로 기억한다.

공동체가 커질수록 이 기억력의 불균형은 무서워진다.

누군가는 말한다.

“그때 제가 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말한다.

“언제요?”

“그때 있잖아요.”

“무슨 때요?”

“아, 그때요.”

이쯤 되면 대화가 아니라 안개 속 줄다리기다.

기록이 없으면 공동체는 결국 기억력 싸움이 된다.

기억력 싸움이 시작되면 진실보다 목소리가 커진다.

목소리가 커지면 조용히 일한 사람은 뒤로 밀린다.

그리고 어느 순간, 가장 많이 움직인 사람은 사라지고 가장 많이 말한 사람만 남는다.

이것이 기록 없는 시장의 비극이다.

기록하라.

이 말은 차갑게 들릴 수 있다.

왠지 장부를 펴고, 칸을 만들고, 도장을 찍고, 누군가에게 “증빙 제출 바랍니다”라고 말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기록은 차가운 것이 아니다.

좋은 기록은 사람을 지키는 따뜻한 질서다.

기록은 사람의 수고를 잊지 않기 위한 장치다.

기록은 공동체가 억울함으로 갈라지지 않게 하는 울타리다.

기록은 오늘의 소비와 활동이 내일의 생산과 판단으로 이어지게 하는 다리다.

기록이 없으면 참여는 사라진다.

기록이 없으면 경험은 흩어진다.

기록이 없으면 좋은 소비는 다음 생산을 부르지 못한다.

기록이 없으면 공동체는 감동은 있는데 근거가 없는 모임이 된다.

감동은 중요하다.

그러나 감동만으로 시장은 오래가지 못한다.

명절 밥상에서도 그렇다.

누가 전을 부쳤는지,

누가 장을 봤는지,

누가 상을 차렸는지,

누가 설거지를 했는지,

누가 소파에서 “요즘 나라 경제가 문제야”만 했는지

대체로 모두가 안다.

문제는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같은 일이 반복된다.

일한 사람은 또 일하고,

먹은 사람은 또 많이 먹고,

논평한 사람은 더 깊은 논평을 준비해 온다.

가족은 사랑으로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사랑만으로 버티기 어렵다.

시장은 기록이 있어야 한다.

기존 시장도 기록을 했다.

다만 이상하게 기록했다.

소비자가 무엇을 봤는지 기록했다.

얼마나 머물렀는지 기록했다.

무엇을 클릭했는지 기록했다.

어떤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뺐는지 기록했다.

무엇을 사려다 포기했는지까지 기록했다.

정말 부지런하다.

문제는 그 기록이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기록이라기보다, 다시 소비자를 흔들기 위한 기록이었다는 점이다.

기존 시장은 사람의 흔적을 광고의 연료로 삼았다.

사람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며 다시 유혹했다.

“아까 보신 상품, 아직 고민 중이시죠?”

“비슷한 상품을 추천합니다.”

“지금 사면 더 싸게 드립니다.”

참 친절한 추적자다.

기존 시장의 기록은 사람을 기억한 것이 아니라 소비 가능성을 기억한 것이다.

사람을 주체로 본 것이 아니라 타깃으로 본 것이다.

KN541이 가야 할 기록은 달라야 한다.

우리는 사람을 팔기 위해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야 한다.

우리는 클릭을 쫓기 위해 기록하는 것이 아니다.

필요와 경험과 참여를 다음 생산과 공동체의 지혜로 남기기 위해 기록해야 한다.

무엇을 필요로 했는가.

왜 선택했는가.

어떤 상품을 사용했는가.

어떤 점이 좋았는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가.

다시 만들 가치가 있는가.

누가 설명했는가.

누가 연결했는가.

누가 후기와 평가를 남겼는가.

그 활동은 어떤 흐름을 만들었는가.

이것이 새로운 시장의 기록이다.

기록은 소비를 신호로 바꾼다.

그냥 산 것은 사라진다.

기록된 소비는 근거가 된다.

그냥 좋았던 경험은 추억이 된다.

기록된 사용 경험은 재생산의 판단자료가 된다.

그냥 열심히 한 활동은 기억에 기대게 된다.

기록된 활동은 참여가치의 질서가 된다.

그냥 모인 사람들은 분위기가 된다.

기록된 공동체는 문명이 된다.

여기서 기록의 힘이 나온다.

기록은 작은 것을 작게 두지 않는다.

작은 소비를 수요로 만들고,

작은 후기를 근거로 만들고,

작은 활동을 참여로 만들고,

작은 모임을 공동체의 기억으로 만든다.

별 하나는 혼자 빛난다.

그러나 별들이 이어질 때 별자리가 된다.

기록은 별과 별 사이에 선을 긋는 일이다.

누군가의 작은 소비,

누군가의 후기 한 줄,

누군가의 사전예약구매,

누군가의 가치가게 운영,

누군가의 에코 베이스 활동,

누군가의 교육 참여,

누군가의 전자오두막 글 하나.

이것들이 흩어져 있으면 작은 점들이다.

기록으로 이어지면 하나의 별자리가 된다.

그 별자리를 읽을 때 시장은 방향을 갖는다.

그 별자리가 움직일 때 문명은 춤을 춘다.

별들의 무희는 그렇게 시작된다.

별은 혼자 빛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위치로 하늘을 만든다.

사람도 혼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기록으로 시장을 만든다.

기록이 없는 참여는 밤하늘에 흩어진 빛이다.

기록된 참여는 길을 보여 주는 별자리다.

이 얼마나 가슴이 뚫리는 말인가.

우리가 남기는 작은 흔적이 누군가의 길이 될 수 있다는 것.

오늘의 소비 이유가 내일의 생산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

한 사람의 후기가 다음 사람의 불안을 줄이고, 다음 생산의 품질을 바꿀 수 있다는 것.

조용히 움직인 사람의 수고가 공동체의 장부에 남아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

기록은 사람을 작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기록은 사람의 수고를 크게 보이게 한다.

물론 나쁜 기록도 있다.

사람을 감시하기 위한 기록.

책임을 떠넘기기 위한 기록.

형식만 맞추는 기록.

서류를 위한 서류.

보고를 위한 보고.

한 일보다 쓴 말이 더 많아지는 기록.

이런 기록은 문명이 아니라 문서의 늪이다.

가끔 조직은 기록을 한다고 하면서 종이만 생산한다.

생산은 생산인데, 안타깝게도 숲에게 사과해야 하는 생산이다.

좋은 기록은 다르다.

좋은 기록은 짧아도 다음 행동으로 이어진다.

좋은 기록은 누구를 탓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고치기 위해 남긴다.

좋은 기록은 사람을 묶기 위해서가 아니라 흐름을 보이게 하기 위해 남긴다.

좋은 기록은 보고의 장식이 아니라 판단의 근거가 된다.

기록은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

살아 있어야 좋다.

살아 있는 기록은 움직인다.

필요 기록은 사전예약구매로 움직인다.

구매 기록은 사용 경험으로 움직인다.

사용 기록은 후기와 평가로 움직인다.

후기와 평가는 재생산 판단으로 움직인다.

활동 기록은 참여가치 환원 질서로 움직인다.

공동체 기록은 다음 사람과 다음 지역으로 움직인다.

움직이지 않는 기록은 박제다.

움직이는 기록은 생태계다.

KN541이 필요한 것은 박제가 아니라 생태계다.

기록하라는 말은 그래서 단순한 행정지시가 아니다.

시장 문명의 기반을 세우라는 말이다.

기록이 있어야 한 바퀴가 돈다.

필요를 물어도 기록하지 않으면 수요가 되지 못한다.

사전예약구매를 해도 기록하지 않으면 생산 근거가 흐려진다.

사용해도 기록하지 않으면 다음 생산이 배울 수 없다.

활동해도 기록하지 않으면 참여가치가 사라진다.

지역에서 모여도 기록하지 않으면 다음 거점이 배울 수 없다.

기록은 한 바퀴의 축이다.

축 없는 바퀴는 둥글어도 굴러가지 않는다.

기록 없는 시장은 뜨거워도 오래가지 않는다.

뜨거운 시장은 많았다.

잠깐 사람을 모으고,

잠깐 분위기를 만들고,

잠깐 매출을 만들고,

잠깐 박수를 받았다.

그리고 식었다.

왜 식었는가.

기억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역할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험이 다음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움직인 사람의 수고가 공동체의 질서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록 없는 열정은 불꽃놀이다.

아름답지만 사라진다.

기록 있는 열정은 등불이다.

작아 보여도 길을 밝힌다.

우리는 불꽃놀이의 시장이 아니라 등불의 문명을 만들어야 한다.

해학적으로 말하면, 기록 없는 공동체는 “내가 그때 했잖아” 공화국이다.

국민은 많다.

증거는 없다.

감정은 뜨겁다.

결론은 대체로 피곤하다.

기록 있는 공동체는 다르다.

누가 무엇을 했는지 보인다.

무엇이 좋았는지 보인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보인다.

무엇을 다시 해야 하는지 보인다.

무엇은 멈춰야 하는지 보인다.

보이면 판단할 수 있다.

판단할 수 있으면 고칠 수 있다.

고칠 수 있으면 성장할 수 있다.

기록은 성장의 눈이다.

눈을 감고 달리면 빨라도 위험하다.

눈을 뜨고 걸으면 느려도 길을 찾는다.

KN541은 눈 뜬 시장이어야 한다.

기록은 단순히 과거를 남기는 일이 아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다.

과거를 기록하지 않으면 미래는 매번 같은 실수를 새 옷 입고 반복한다.

“이번에는 다를 겁니다.”

아니다.

기록이 없으면 대체로 비슷하다.

같은 문제,

같은 변명,

같은 회의,

같은 대책,

같은 결과.

다만 파일명만 바뀐다.

진짜 변화는 기록에서 시작된다.

무엇이 반복되는가.

왜 반복되는가.

누가 책임지는가.

어떤 조건에서 좋아졌는가.

어떤 활동이 결과를 만들었는가.

어떤 소비가 다시 생산을 불렀는가.

이것을 보아야 한다.

기록은 반복을 진화로 바꾸는 장치다.

기록 없는 반복은 습관이 된다.

기록 있는 반복은 개선이 된다.

기록된 개선이 쌓이면 문화가 된다.

문화가 깊어지면 문명이 된다.

이것이 기록의 문명사다.

이제 우리는 기록의 품격을 세워야 한다.

첫째, 필요를 기록해야 한다.

누가 무엇을 왜 필요로 하는지 남겨야 한다.

둘째, 선택의 이유를 기록해야 한다.

왜 이 상품을 선택했는지 남겨야 한다.

셋째, 사용 경험을 기록해야 한다.

좋았던 점, 불편했던 점, 다시 사고 싶은 이유를 남겨야 한다.

넷째, 활동을 기록해야 한다.

누가 설명했고, 누가 공유했고, 누가 연결했고, 누가 교육했고, 누가 지역에서 움직였는지 남겨야 한다.

다섯째, 판단을 기록해야 한다.

다시 만들 것인지, 고칠 것인지, 멈출 것인지 남겨야 한다.

이 다섯 가지가 살아 있으면 시장은 배운다.

배우는 시장은 무섭다.

그 시장은 매번 더 나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시장은 소비자를 분석했다.

새로운 시장은 소비자와 함께 배워야 한다.

기존 시장은 데이터를 팔았다.

새로운 시장은 기록으로 신뢰를 만들어야 한다.

기존 시장은 사람을 타깃으로 보았다.

새로운 시장은 사람을 문명의 공동 작성자로 보아야 한다.

우리는 모두 시장의 문장을 함께 쓰는 사람들이다.

누군가는 필요라는 첫 문장을 쓴다.

누군가는 선택이라는 문장을 쓴다.

누군가는 사용 경험이라는 문장을 쓴다.

누군가는 개선 의견이라는 문장을 쓴다.

누군가는 재생산 판단이라는 문장을 쓴다.

누군가는 참여가치라는 문장을 쓴다.

누군가는 지역과 공동체라는 문장을 이어 쓴다.

기록은 이 문장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는다.

기록이 없으면 각자의 메모로 흩어진다.

기록이 있으면 공동체의 책이 된다.

출판 책의 여정도 여기서 깊어진다.

생소한 이론으로 낯설게 보고,

세 번째 길로 판을 바꾸고,

소비자를 시작으로 옮기고,

좋은 소비로 좋은 생산을 부르고,

필요를 먼저 묻고,

사전예약구매로 생산 전 수요를 확인하고,

생소융합으로 생산과 소비를 만나게 하고,

소비생산으로 사람이 시장의 첫 신호가 되고,

한 바퀴로 직선을 순환으로 바꾼 뒤,

이제 기록으로 그 순환을 기억하게 해야 한다.

기록이 없으면 이 모든 것은 좋은 말로 끝난다.

기록이 있으면 좋은 말은 시장의 구조가 된다.

오늘의 결론은 분명하다.

기록하라.

사람을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서.

절차를 늘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흐름을 보이게 하기 위해서.

과거에 묶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를 더 잘 판단하기 위해서.

기록은 차가운 장부가 아니다.

기록은 공동체의 기억이다.

기록은 형식이 아니다.

기록은 신뢰의 뼈대다.

기록은 사소한 일이 아니다.

기록은 시장이 문명으로 넘어가는 문턱이다.

우리가 묻고,

선택하고,

사용하고,

평가하고,

다시 만들고,

나누고,

지역으로 돌아가는 모든 길 위에 기록이 있어야 한다.

그때 참여는 사라지지 않는다.

경험은 흩어지지 않는다.

사람은 잊히지 않는다.

시장은 매번 처음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기록된 시장은 배운다.

배우는 시장은 깊어진다.

깊어진 시장은 사람을 다시 중심에 세운다.

기록하라.

그 한 줄에서

흩어지는 참여가 문명의 기억으로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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