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남 소비자저널=정차조 칼럼니스트]
예술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음악, 미술, 문학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꼭 그것들 만이 예술일까요?
어쩌면 나무에 내려앉은 바람, 계절 따라 흐르는 빛, 작은 들꽃에 깃든 생명의 숨결이야 말로 가장 오래된 예술일지 모릅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이 세상에 남기는 잔잔한 파동이야 말로 인간이 만든 어떤 작품보다 위대한 예술이지요.
그런 눈으로 바라보면 음식 또한 다르게 다가옵니다.
한 끼의 식탁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자리가 아니라, 자연과 문화, 그리고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다리입니다. 밥 한 숟가락, 빵 한 조각 속에는 땅의 숨결과 바람의 길, 수많은 손길이 깃들어 있습니다. 먹는다는 건 곧 자연과 사회의 질서를 온몸으로 이어받는 행위이지요.
그래서 일까요. “로스트비프와 애플파이가 넘쳐나는 곳에 사회주의적 유토피아는 실패한다”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자연의 법칙이 약육강식이라면, 인간은 소보다 강한 존재로서 그 몸에서 웃음소리만 빼고 거의 모든 것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풍요의 식탁은 언제나 불평등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지구의 다른 한편에서는, 신생아 열 명 가운데 한 명이 영양실조로 첫 번째 생일을 맞이하지 못합니다. 누군가는 지나치게 많은 고기를 먹고, 또 누군가는 최소한의 영양조차 누리지 못하는 모순된 풍경. 풍성한 식탁 위의 웃음소리가 누군가의 눈물 위에 서려 있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쉽게 행복할 수 없습니다.
우리 몸은 동물의 사체를 쌓아두는 쓰레기통이 아닙니다.
먹는 일은 곧 살아가는 태도이며, 어떤 세상을 꿈꾸는가에 대한 대답입니다.
이제는 나와 너,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해, 작은 선택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조금 덜 소비하고, 조금 더 아끼며, 조금 더 푸른 길을 걸어야 할 때입니다.
풀잎이 바람에 흔들리며 속삭이듯, 지구도 우리에게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린을 선택할 시간이다.”
너, 나, 우리 모두를 위해 지금은 “그린”을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