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1일 포레 ‘레퀴엠’과 오병희의 ‘조국의 혼’ 공연-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기자] 모든 ‘상품’은 ‘소비자’를 위해 존재한다. 소비가 없다면 공장은 문을 닫아야 한다. 공연도 소비자인 관객을 잃는다면 예술단체의 존재 역시 무의미해진다.춘천시립합창단(지휘 임창은)은 국립합창단(예술감독 윤의중)과 함께 지난 6월 21일 ‘호국의 달’을 맞아 강원도 춘천시 소재 춘천문화예술회관에서 포레의 ‘레퀴엠’과 오병희 작곡가의 ‘조국의 魂(혼)’ 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번 콘서트는 ‘임창은 지휘자가 관객의 욕구를 얼마나 면밀하게 살피고, 어떻게 하면 시민들에게 보다 좋은 공연을 공급할 것인가’에 고심하여 어렵사리 예산을 확보해 올린 무대다. 그가 10년째 자리를 지키며 시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이유가 매번 최선을 다하는 진정성의 노력이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시립합창단들이 ‘브람스 레퀴엠’이나 ‘베르디 레퀴엠’ 만을 올린 것에 비하면 창작을 통해 소통하는 절묘한 균형을 보인 것이다.
설문조사도 했다. 모두 12개 문항에 ① 정보 인지의 경로 ② 관객 만족도 ③ 연령대 ④연중 관람 회수 ⑤ 춘천시립 공연을 본적이 있는가? ⑥ 원하는 프로그램은? ⑦ 주차 및 공연장의 환경은 ⑧ 기타 의견 등이다.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만족도는 1. 매우 만족 2. 만족 3. 보통이다 4. 불만족 5 매우 불만족이다. 1. 매우 만족이 90%, 2 만족 10%로, 그러니까 관람자의 100%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보통이다 4. 불만족 5. 매우 불만족은 하나도 없었다. 따라서 외국 작품인 ‘포레 레퀴엠’과 창작인 ‘조국의 혼’을 비교해 분류는 하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포레의 레퀴엠이 다소 밋밋한 반응이었던 것에 비해 칸타타 ‘조국의 혼’은 절대적인 호응으로 나타났다. 이밖의 문항에선 정보인지는 친인척과 친구의 소개가 많았고, 연령대는 40~50대, 연중 관람회수는 2~3회, 원하는 프로그램은 대중음악보다 클래식에 요구가 많았다. 해설이 있다면 좋겠다는 관객도 있었다. 안내 및 주차는 비교적 만족이라고 대답했다.
이번 설문은 마치 지방선거투표 출구조사 처럼 표준 샘플링으로 볼 수 있다. 강남구소비자저널은 소비자 주권 향상을 통해 보다 나은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이로써 공급과 수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컨셉을 지향해 나가려고 한다.
– 칸타타 ‘조국의 혼’ 상품화로 가능성 열어 –
이 처럼 외국 작품에서 보다 우리 정서로 소통하는 창작 레퍼토리가 관객의 강한 소통을 했다면 합창단의 주 레퍼토리가 우리 창작이 되어야 하는데도 여타 합창단들이 여러 원인에 의해 관객이 원하지 않는 메뉴가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의 권한을 위해 공적 기능의 설문 조사를 통해 바른 방향을 제기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따라서 향후 전국 60 여개의 국, 시립합창단을 대상으로 소비자 평가를 의무화하도록 예술단체의 운영 조례나 규칙을 개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가요나 대중음악의 스타주의는 그 자체로 관객을 확보하고 있지만 순수 클래식은 고객 개념이 제도화되지 못해 한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앞으로 주 52시간 근무로 전시, 도서, 공연이 원천 소득공제를 받는 만큼 가격 역시 엄격한 시장 논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강남구소비저널이 추천하고 있는 랜딩싸이트를 통해 많은 기업이나 단체 등이 소비자 평가 시스템 툴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 실시간 평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이번 춘천시립합창단의 관객 설문조사는 우리 합창이 나아 가야할 방향찾기의 첫 단추가 된다는 점에서 활발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