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칼럼] 징계해고 할 경우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정당한 사유가 있더라도 부당해고가 된다.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정봉수노무사 / 강남노무법인

징계의 정당성을 따질 때, 징계의 사유, 양정 및 절차가 모두 정당해야 정당한 징계를 한 것으로 판단한다. 특히 징계의 절차와 관련하여 징계의 사유가 충분히 있고 징계의 양정이 타당하더라도 그 절차를 준수하지 않으면 징계자체가 무효로 된다는 점이다. 이 징계의 절차는 2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해고 등의 서면통지이다. 즉, 해고의 서면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었더라도 이는 부당한 해고로 판정한다. 둘째, 회사의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에 징계의 절차를 정한 경우에는 반드시 이 절차규정을 준수해야만 정당한 징계가 된다. 즉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경우에는 정계사유가 정당하더라도 그 징계의 효력은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징계대상자의 출석 및 진술기회부여 등에 관한 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그와 같은 절차를 밟지 아니하고 징계절차를 진행해도 징계의 효력이 인정된다. 이 징계의 절차와 관련하여 필자가 경험한 사례를 중심으로 그 정당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사례 1: 서면통보와 관련된 노동사건>

서울 목동에 있는 G영어학원은 원어민 강사 및 한국인 강사 20여명을 채용하여 초중등 학생들에 영어교섭을 하는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학원의 원장은 원어민 강사와 한국인 강사 비율을 맞추기 위해 원어민 강사 (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함) 중 자질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2명의 외국인 강사에 대해 8월 중순경에 해고를 통보하고 8월 27일에 해고를 하였다.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사전에 해고통보를 구두로 하였으며, 퇴직 후인 2019. 9. 2. 핸드폰 문자와 일반우편으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서면으로 해고통보를 하였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이 사건의 근로자들은 2019. 11. 24.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청구하였다.

이 사건의 심판에 있어 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이 사건에 관한 당사자의 주장요지가 위와 같으므로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 여부, 즉 그 사유, 절차 및 양정이 적정한 지 여부에 있다 하겠다. 이 사건 해고의 정당성에 대하여 살펴보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는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항에서는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해고통보서를 우편으로 보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해고통보서를 우편으로 보낸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사용자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하고 있는 해고의 서면통지절차를 이행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사유의 정당성 여부를 살펴볼 필요도 없이 부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 사용자는 서면해고통보서 하나 때문에 몇 만원도 아닌 2천 만원을 보상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반발하고 노동위원회의 판단은 공정한 판정이라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발생하도록 규정하여, 이러한 서면통보가 해고의 효력요건임을 명시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의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해고 문제가 신중하게 다루어지도록 하고 부당해고 및 퇴직금과 관련하여 분쟁이 발생하였을 때 이를 명확히 해결하기 위함이다.

<사례 2: 징계절차와 관련된 노동사건>

전라남도 여수의 택시회사인 미향교통은 근로자 40여 명을 고용하여 택시운수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8월 회사는 여러 해 동안의 누적된 적자운영 상태를 타계해보고자 사납금 인상을 추진하였으나, 노동조합의 거부로 인해 사납금을 인상하지 못했다. 이에 회사는 노동조합을 압박하여 사납금 인상을 하고자, 기존 관례대로 근무하여 왔던 1일 12시간을, 단체협약에 정해진 근로시간인 1일 8시간으로 제한하겠다고 통보하였다. 그런데 조합원들이 회사의 지시에 따르지 않자 회사는 각 개별 조합원들에게 회사의 지시사항을 위반할 경우 정직 또는 해고 할 수 있다는 내용의 경고장을 발송하였다. 2020. 9. 6. 조합원 10여 명이 사장실에 몰려와 항의하던 중, 이 사건 근로자1, 2가 주동이 되어 대표이사에게 욕설을 하고 회사의 비리를 고발하여 회사 문을 닫게 하겠다고 협박을 하였다.

이에 회사에서는 취업규칙에 따라 회사가 지명한 4명의 징계위원으로 징계위원회를 소집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종업원의 책무위반”을 이유로 무급정직 3개월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0. 10. 26. 이 사건 사용자를 상대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정직 구제신청을 제기하였다. 해당 노동위원회는 2020. 12. 부당정직 구제신청에 대해 구제명령을 하였다. 이에 이 사건 사용자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도 해당 노동위원회와 같은 결정을 하면서 이 재심청구에 대한 기각결정을 하였다. 그 내용은 징계사유의 정당성은 인정되지만, 징계절차의 정당성은 인정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사건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습니다.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사유는 2020. 9. 6. 있었던 대표이사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의 언쟁 과정에서 이 사건 근로자들이 한 욕설은 이 사건 녹취록, 관련자들의 자술서 및 관련 영상자료 등을 보건대 사실이 인정되어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단체협약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쳐야 함에도 이 사건 사용자는 이 사건 근로자들 징계 시 단체협약에 따른 노사 3인 동수로 구성된 상벌위원회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취업규칙에 따라 사용자 측이 선임한 징계위원으로만 구성된 징계위원회에서 징계하였는바 이는 절차상 하자가 있어 그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부당한 징계에 해당한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에 있어서 사용자의 정직 처분은 징계의 사유가 정당함에도 불구하고, 징계의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부당 정직으로 판정을 받았다. 이 경우에 회사에서는 해당 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있었을 때, 다시 적법한 징계절차를 밟아서 재(再)징계를 했어야 했다. 징계절차를 위반하여 무효로 된 징계에 대하여 다시 정당하게 징계절차를 거쳐 다시 징계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사진=이미지 자료 (인터넷) 법률방송뉴스, “수습기간 종료 뒤 낮은 근무평가 이유 해고, 법적 효력”, 2019.3.3.자 – 2022. 3. 12. 구글 검색 : 해고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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