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칼럼] 퇴직합의금의 과세문제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부당해고사건에서 회사와 해고된 근로자 사이에 퇴직합의금을 통해 해고사건이 해결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이에 대한 과세 문제로 새로운 갈등이 발생하여 다투는 경우도 종종 본다. 최근 유사한 사건을 경험하였다. 지난 2022년 2월 15일 해고된 근로자 2명을 대리하여 부당해고구제신청 사건을 진행하였는데 이 사건은 회사와 해고된 근로자가 8개월의 퇴직합의금으로 퇴직사건을 종결하자는 구두합의가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회사측 대리인이 합의서를 작성해서 보내왔는데, 8개월분의 임금에 대해 30%의 근로소득세를 공제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근로자는 회사의 과세처리방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였고, 퇴직합의금을 퇴직위로금으로 하는 비과세 처리를 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회사는 자문 공인회계사에게 퇴직합의금에 대한 과세방법을 문의하였다. 이에 공인회계사는 국세청에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 종결합의금 과세방법’에 대해 질의를 하였고 국세청은 “소송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지급한 금액이라면 기타소득 사례금으로 보아야 한다” 라는 답변을 주었다. 기타소득으로 처리할 경우 22% 과세처리가 된다. 이에 대해 해고근로자들은 회사가 퇴직위로금으로 처리할 경우 비과세로 처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체면을 위해서 기타소득으로 과세처리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의 합의는 결렬되었다. 회사와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의 심판결정을 위해 2022년 6월 3일 심판회의에 참석하였다. 노동위원회의 공익위원들은 본 해고사건에 대해 노사간 합의 의사가 있었지만, 세금 때문에 합의를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당일 판정을 하지 않고 이들의 합의를 위해 1주일동안 시간을 주었다. 이 기간에 회사는 최종적으로 8.5개월의 퇴직합의금을 퇴직소득으로 처리하겠다는 최종제안을 하였고, 근로자들이 이 조건을 수용하면서 원만히 합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서울2022부해631).

다음에서는 퇴직합의와 관련된 근로소득, 퇴직소득, 기타소득, 비과세의 과세방법에 대해 살펴보고 어떤 세율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해 확인하고자 한다.

 

1. 근로소득

 근로소득세는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받는 봉급, 급료, 보수, 임금, 상여, 수당 및 이와 유사한 성질의 급여를 말한다 (소득세법 제20조, 제1항 제1호)근로소득은 사업소득과는 달리 일반적으로 타인에 대하여 종속적 지위에 서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사람에게 발생한다. 그리고 명칭과 상관없이 무엇이든 ‘유사한 성질’을 가진 것은 모두 근로소득으로 과세한다. 근로소득의 범위는 일반적인 급여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사용자로부터 받는 비과세 항목과 퇴직을 전제로 받는 퇴직소득을 제외하고는 모두 근로소득에 해당된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38조).

 

근로소득금액에서 인적공제와 각종 소득공제를 제외한 과세표준은
▲1200만원 이하는 6%
▲1200만원 초과∼4600만원 이하는 15%
▲4600만원 초과∼8800만원 이하는 24%
▲8800만원 초과∼1억5000만원 이하는 35%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는 38%
▲3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4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42%
▲10억원 초과는 45%의 기본세율이 각각 적용된다.

 

예를 들어, 퇴직합의금이 120,000,000원인 경우, 근로소득세 47,412,000원과 지방소득세 10%인 4,741,200원으로 납부세액은 총 52,153,200원이 된다. 이는 총 수령액의 43.4%가 과세되는 것이며 실수령액은 67,846,800원이 된다.

 

2. 퇴직소득

 퇴직소득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을 원인으로 하여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소득세법 제22조 제1항 제2호). 퇴직금 뿐만 아니라 회사의 구조조정에 따라 실시하는 명예퇴직이나 퇴직위로금도 퇴직소득으로 본다.

퇴직소득은 근로자의 노후보장이나 퇴직후의 생활보장 차원에서 세액 계산에서 상당한 공제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납부액이 근로소득에 비해 과세율이 휠씬 적다. 퇴직소득세는 근속연수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최대 24%이내에서 적용된다.

 

 예를 들어, 근속년수가 5년인 근로자의 퇴직위로금이 120,000,000원인 경우, 퇴직소득세는 실제 세금 12,342,500원과 지방소득세 10%인 1,234,750원으로 총 13,576,750원이 된다. 이는 총 수령액의 11.3%가 퇴직소득으로 공제되는 것이며, 실수령액은 106,423,250원이 된다.

 

3. 기타소득

 기타소득은 이자소득, 배당소득, 사업소득, 근로소득, 연금소득, 퇴직소득 및 양도소득 외의 소득을 말한다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퇴직합의금에 대해 사용자가 퇴직관계를 조기에 끝내기 위해서 선의로 지급하는 경우에는 기타소득에 속하는 사례금으로 간주하여 기타소득세 22%를 징수한다. 그러나 정신적 또는 신분상의 명예훼손 등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하는 금액이면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퇴직 합의금이 120,000,000원인 경우, 기타소득세 22% 인 22,400,000원이 공제되고 실수령액은 93,600,000원이 된다.

 

4. 비과세

 계약의 위약 또는 해약으로 인하여 받는 위약금과 배상금에는 기타소득을 적용한다 (소득세법 제21조 제1항 제10호). 그러나 퇴직합의금과 관련하여 이것이 타인의 신체의 자유 또는 명예를 해하거나 기타 정신상의 고통 등을 가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 또는 위자료로 받는 금액은 과세 대상의 소득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근로자가 사용자를 상대로한 부당해고구제신청이나 해고무효확인소송 등의 법률적 분쟁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합의금을 지급하고, 그 대신 근로자가 구제신청 등을 취하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이 퇴직합의금이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하는 것이면 이를 분쟁합의금으로 보아 과세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 그러나 국세청에서는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의 조정으로 합의하여 소송을 취하하는 경우 퇴직합의금을 소득세법 상 기타소득 (사례금)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 원천세과-152).

퇴직합의금에 대해 사용자가 어떤 과세 방식을 적용하는가에 따라 근로자의 실수령액에는 많은 차이가 있다. 근속년수 10년인 근로자가 부당해고를 당했고, 퇴직합의서를 작성하면서 1억원을 해고합의금으로 지급받는다고 가정하면, 근로자는 본인의 통장에 1억원이 퇴직합의금으로 입금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사용자는 원천징수의무자로서 세금을 공제하여 국세청에 납부해야 한다. 세목을 근로소득세로 처리하면, 세금으로 42%인 41,841,800원이 공제된 58,158,200원만 입금된다. 그렇지만 퇴직합의금을 기타소득으로 처리한다면, 세금은 (1억원의 22%인) 22,000,000원이 공제된 78,000,000원이 된다. 만일, 이 부분을 퇴직소득으로 처리한다면 세금은 5%인 5,024,523원 만을 공제하게 되므로 최종 94,975,477원이 근로자에게 지급된다. 그리고 퇴직합의금을 정신적 손해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하게 되면 이는 과세대상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 있어 합의를 할 경우, 어떤 세목을 적용할 것인가가 주요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퇴직합의서를 작성할 때, 실제 지급액을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분쟁해결의 한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이미지 자료 (인터넷) 법률신문 “’해고무효소송 화해금’ 과세대상 아니다” 2018. 5. 28.자 ) –  2022. 7. 3.  구글 검색 : 해고 위로금 과세문제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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