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김 기자 : 최근 시집 ‘자클린의 눈물’을 출간하셨는데요
손 작가 : 따끈한 제 시집을 조심스레 내어놓습니다.
손에 쥔 온기가 독자의 마음에도 닿기를 바라며, 문을 두드립니다.
오십이 되면 꼭 시를 쓰겠다고 마음속 깊이 묻어두었던 소망이 조금 늦은 걸음 끝에서 드디어 빛을 찾았습니다.
코로나로 멈춰 있던 시간 속에서 잠들어 있던 시들을 다시 펼쳐보며, 시험 삼아 문예지에 응모했던 작품들이 문학상 수상으로, 세상이 등을 떠밀 듯 등을 눌러오기도 했지만…
저는 제 나름대로 장르별 십 년의 정진을 이어왔기에 출판사와 함께 2021년에 세상에 내놓으려던 발걸음은 무르익지 못한 제 마 처럼,
여러 사정에 발목이 잡혀 잠시 멈춰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출간은 오래된 소망과 기다림 끝에서야 비로소 이루어졌습니다.
멈춰 있던 시간과 흩어졌던 마음,
다시 모아 붙잡아 둔 문장들이 차곡차곡 쌓여
이제 한 권의 책으로 독자 앞에 놓입니다.
그간 대학에서 극작을 전공하며 스무 살부터 드라마를 쓰고, 희곡을 쓰고, 대학원에서 소설, 드라마를 전공하며 마흔에는 소설로 등단하며 또 다른 문을 열어오면서도 글이라는 세계는 언제나 제게 낯설고도 새로웠습니다.
그 어느 장르도 쉽지 않았습니다.
누구처럼 훌륭히 노벨상을 받지도 못했지만… ㅠ
글을 쓴다는 일은 늘 어렵고,
온 영혼을 다해도 겨우 한 줄을 건지는 날이 많았습니다.
어떤 장르도 쉬운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십 년씩 걸어온 시간들이 조용히 알려주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칠십이 되는 해에는
시조라는 또 다른 길을 한 번 더 걸어보고 싶습니다.
문학이라는 옷감을 직조하듯
각 장르를 아우르다 보면
결국 하나로 이어지는 흐름 앞에서
글을 쓰는 일은 늘 새로운 의문을 남깁니다.
간혹 대중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골프와 음악칼럼을 쓰며 보란티어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제 전공은 문학으로
극본으로도 다 하지 못한 말,
소설로도 온전히 담지 못한 말,
시로는 비로소 닿을 수 있는 말들.
언어가 품은 무한한 표현의 세계를
저는 지금도 끝없이 탐색 중입니다.
아직 쓰지 않은 문장들이
저 너머에서 은은히 손짓하는 듯합니다.
《자클린의 눈물》 저자 — 손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