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2019년에 도입 된지도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렸다. 최초 도입 시에는 사업주의 자율적인 개선노력 조항만 도입되어 처벌 규정이 없었다. 즉, 사업주는 취업규칙에 반드시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규정을 도입하고, 괴롭힘 발생 시 적절한 조사와 징계조치를 사측에서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적인 직장 내 괴롭힘 처리 조항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괴롭힘의 예방이나 실제 발생 시 제대로 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새로운 입법으로 직장 내 괴롭힘 발생시, 직장 내 성희롱 사건과 동일한 처벌 조항을 도입하여 사업주의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객관적 조사의무, 보호조치 의무, 적절한 징계조치 의무, 비밀 준수 의무, 불이익 처분 방지 의무에 대한 법적 강행규정이 도입이 되었다. 사업주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신고에 대해 관련 법에 따라 철저히 조사를 하고, 피해 근로자 보호조치와 재발방지 조치를 하고 있지만, 일 잘하는 간부급 직원인 가해 근로자에 대해서는 적절한 처벌을 꺼리고 있다. 그 이유는 첫째, 가해자인 관리자의 직장 내 괴롭힘이 더 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발생하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대한 처벌을 한다. 둘째, 회사의 조직 자체가 업무수행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 보호는 사업주가 배려하여야 할 차선책이기 때문이다. 셋째, 가해자인 관리자를 중하게 처벌할 경우에는 타 관리자들도 이에 영향을 받아 업무수행에 적극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와 관련된 직장 내 괴롭힘 사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고, 회사의 처리 절차에 대해서도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사실관계 내역 1. 사건 개요 이 사건은 외국계 제약회사의 한 여성 부서장이 업무처리 과정에서 과도한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다른 부서의 특정 여직원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례이다. 기술지원팀의 팀원인 정하은 대리(이하 ‘A대리’)는 2023년 6월 10일 물류부서의 이현진 팀장(이하 ‘B팀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수차례에 걸쳐 당했다고 지사장과 인사팀에 신고를 하였다. 이에 인사팀은 A대리에 대해 기존의 3일 사무실 근무, 2일 재택근무 형태를 완전 재택근무로 근무형태로 변경 조치하고, 지체 없이 당사자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우선 신고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A대리측에 사실관계를 확인하였고, 관련 참고인을 조사하였다. 최종적으로 B팀장을 조사하였으나, 그는 직장 내 괴롭힘 사실에 대해 일체 부인진술하였다. 2. 직장 내 괴롭힘 내용 (1) 2022년 가을 A대리가 특정 제품에 대해 창고 지정을 잘못한 실수를 한 적이 있었고, 이에 대해 B팀장 부서의 팀원이 이를 바로 잡은 적이 있었다. B팀장은 A대리에게 팀즈콜을 걸어서 “아직도 업무 파악이 안되냐, 다시 일 이따위로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하면서 약 20분간 비난하였다.” 이에 대해 B팀장은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2) 2023년 1월 20일 A대리가 B팀장의 의견에 반하는 답변을 하였다고 하여, A대리를 B팀장의 사무실로 호출하였다. B팀장은 A대리의 이메일 수신방법에 대한 비난을 약 30분간 하면서도 “도대체 사회생활을 어떻게 했냐, 그동안 보고 배운게 없냐, 상식이라는 것이 없냐” 등의 막말을 사용하면서 큰소리로 반복해서 A대리를 비난하였다. 이에 대해 참고인 2명이 당시 팀장으로부터 호출되어온 A대리가 이 팀장의 사무실로 들어간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B팀장은 A대리를 호출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A대리가 주장하는 폭언 등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3) 2023년 2월 7일 A대리는 B팀장의 이메일 요청에 대해 답변이 늦었다는 이유로, B팀장의 호출를 받고 B팀장의 사무실로 가서 약 40분간 업무처리에 대해 꾸지람을 들었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참고인 3명이 모두 인정하였다. 이 꾸지람은 아시아 담당 부서장의 전화가 오면서 끝났다. 이에 대해 B팀장은 업무처리에 대해 지적하고 교육 한 것이지, 직장내 괴롭힘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4) 2023년 5월 15일 B팀장은 A대리가 복도를 지나가면서 자신에게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본인의 사무실로 불러서, A대리에게 반말을 사용하면서, 상급자에게 인사도 하지 않는 것은 “직장 내 예의가 없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라고 힐책하였다. 이에 당일 A대리가 인사팀에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구두로 신고한 점과 A대리의 직속 상급자인 팀장에게 B팀장한테 모욕을 당했다고 불만을 얘기한 점을 볼 때 사실로 인정할 수 있다. 이에 대해 B팀장은 반말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얘기한 점은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5) 2022년과 2023년 여러 차례 B팀장은 오픈 된 사무실 공간에서 업무시간 중에 핸드폰으로 상소리(“개새끼” “씨발”)를 자주 하였다. 또한 기분에 따라 팀원들에게 “야”, “너”, “당신” 그리고 반말을 매우 자주 하면서 언어폭력을 사용하였다. 이에 대해 A대리 뿐만 아니라 참고인들이 평상 시에 B팀장으로부터 그러한 언어적 폭언을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그러나 B팀장은 “당신”이라는 표현은 사용했지만, “야”, “너” 라는 언어는 사용한 적이 없었고, 개인적으로 전화할 때 욕을 한적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본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검토의견 1. 직장내 괴롭힘 성립의 법적 요건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②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 ③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근로기준법」 제 76 조의 2).” 직장 내 괴롭힘을 판단할 때, 위의 3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직장 내 괴롭힘이 되므로, 그 행위에 대해 잘 살핀 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① 직장 내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할 것 직장 내에서 지위란 행위자가 직장 내에서 지휘명령 관계에서 상위에 있는 경우를 말한다. 직접적인 지휘명령 관계에 놓여있지 않더라도 회사내 직위가 직급 체계상 상위에 있음을 이용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직장 내에서 직급의 우위는 사실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모든 관계가 포함되며, ① 근속 연수나 전문지식 등의 업무역량, ② 연령, 학벌, 성별, 출신 지역, 인종 등 인적 속성, ③ 감사, 인사부서 등 같은 업무의 직장 내 영향력, ④ 정규직 여부, ⑤ 노동조합이나 직장 내 협의회 등 근로자의 조직 내 영향력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1] ② 업무상 필요성과 업무상 적정범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업무관련성은 포괄적인 업무관련성을 의미한다. 직접적인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업무수행에 편승하여 이루어졌거나 업무수행을 빙자하여 발생한 경우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다.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것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업무상 지시나 명령에 불만을 느끼는 경우라도 그 행위가 사회 통념상 업무적으로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에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하기는 곤란하다. 그러나 그 지시나 명령 행위의 양태가 폭행이나 과도한 폭언 등을 수반하는 경우에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또한 문제가 된 행위 자체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사업장 내 동종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합리적인 이유없이 대상 근로자에게 이루어진 것이라면 사회 통념적으로 상당하지 않은 행위라고 볼 수 있다.[2] ③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일 것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은 다양한 행위로 다음의 예를 들 수 있다.[3] ⚫ 폭행행위나 협박하는 행위 ⚫ 폭언, 욕설, 험담 등 언어적 행위. 특히 지속 반복적인 폭언이나 욕설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해치며 정신적 고통을 유발할 수 있음 ⚫ 반복적으로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는 행위 ⚫ 집단 따돌림, 업무수행과정에서의 의도적 무시나 배제 등의 행위 ⚫ 근로계약 체결 시 명시했던 업무와 무관한 일을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지시 하는 행위가 상당기간 반복되고 그 지시에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 행위 ⚫ 업무상 과도하게 부여하는 행위는 그렇게 하도록 지시하지 않으면 안 되는 업무상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경우를 말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