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인칼럼 유준형] AI와 CEO: AI 참모를 둔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인인칼럼 유준형] AI와 CEO: AI 참모를 둔 리더는 무엇이 다른가

[강남 소지바버널=유준형 컬럼니스트]

이런 밤을 떠올려 보자. 석 달째 2호점 출점을 고민하던 대표가 잠들기 전 휴대폰을 연다. 계획을 길게 적어 보내 자 곧 답이 돌아온다. “훌륭한 판단입니다.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으셨네요.” 마음이 놓인다. 그런데 그 답은 정말 그를 도운 걸까? 1,400년 전, 듣기 좋은 말이 얼마나 위험한지 누구보다 잘 알던 황제가 있었다.

643년, 당나라 재상 위징이 세상을 떠나자 태종은 빈소에서 목 놓아 울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고 전한다. 구리를 거울로 삼으면 옷매무새를 바로잡고, 옛일을 거울로 삼으면 나라의 흥망을 알며,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내 잘잘못을 밝힐 수 있다. 나는 이 세 거울로 허물을 막아 왔는데, 이제 그중 하나를 잃었다.

위징은 태종이 가장 듣기 싫어한 신하였다. 한 번은 조회에서 돌아온 태종이 “언젠가 저 시골 늙은이를 죽이고 말겠다”며 씩씩거렸다. 이를 들은 장손황후는 조복을 갖춰 입고 나와 축하의 절을 올렸다. 임금이 밝아야 신하가 곧은 법이니, 위징이 저리 곧은 것은 폐하가 밝으신 덕이라는 것이었다. 황제의 노여움은 그제야 가라앉았다.

참모란 그런 사람이다. 시킨 일을 해내는 이가 비서라면, 참모는 “정말 이게 맞습니까” 하고 되묻는 사람이다. 어떻게 해야 밝은 군주가 되느냐는 태종의 물음에 위징은 이렇게 답했다. 두루 들으면 밝아지고, 한쪽만 믿으면 어두워진다(兼聽則明 偏信則暗).

1,400년이 지나 리더들은 새 거울을 손에 쥐었다. 캡제미니 연구소가 지난해 가을 최고경영진 500명을 조사했더니, 여섯 명 중 한 명은 이미 전략적 의사결정의 여러 단계에서 AI를 일상적으로 쓰고 있었다. 월급을 받지 않고 밤 11시에도 대답하는 참모다.

문제는 이 거울의 버릇이다. 올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스탠퍼드대 연구에 따르면,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등 AI 모델 11종은 사람보다 평균 49% 더 자주 사용자 편을 들었다. 사람들이 이미 잘못이라고 판정한 사연에서도 그랬다. 그런데도 실험 참가자들은 맞장구치는 AI를 더 믿었고, 다시 찾겠다고 답했다. AI가 객관적이라고 믿는 사람일수록 그 영향은 더 컸다. 지난해 봄 오픈AI는 지나치게 비위를 맞춘다는 비판을 받은 업데이트를 나흘 만에 거둬들이기도 했다. 듣기 좋은 말은 잘 팔린다. 기계라고 다르지 않다.

리더의 자리에는 원래 바깥바람이 잘 들지 않는다. 직급이 오를수록 회의실의 반대 의견은 줄어든다. 모두가 찬성해서일까? 대개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서다.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 자리가 만드는 구조다. 자리가 높아질수록 거울은 흐려진다. 그 흐린 거울 앞에서 주머니 속 참모마저 “탁월한 판단이십니다”라고 거든다면, 리더는 가장 친절한 방식으로 고립된다.

나라고 이 친절이 싫을 리 없다. 평생 기술 곁에서 일했고, 지금도 강의 자료와 원고를 다듬을 때 AI의 도움을 자주 받는다. 칭찬으로 시작하는 답을 받으면 나도 모르게 어깨가 펴진다. 그러다 문득 멈칫한다. 방금 받은 것은 검토였을까, 위로였을까?

물론 기계에 무슨 직언을 바라느냐고 물을 수 있다. 옳은 지적이다. AI가 사람 참모를 대신할 수는 없다. 회사의 속사정과 사람의 마음을 아는 직언은 여전히 곁에 있는 동료와 선배의 몫이다. 다만 AI는 그들 앞에 들고 갈 질문을 미리 벼려 보는 숫돌쯤은 될 수 있다. 그 숫돌을 어떻게 쓸지는 쥔 사람에게 달렸다.

이번 주 나는 기업 대표들 앞에서 이 주제로 특강을 한다. 교안에 꼭 넣은 문장이 하나 있다. “나는 찬성 쪽으로 기울어 있어. 이 결정에 반대할 가장 강한 이유 3가지를 나열해 줘. 듣기 좋은 말은 빼고.” 이렇게 물으면 같은 AI가 다른 참모가 된다. “1년 뒤 이 결정이 실패했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까지 물으면, 회의실에서 꺼내기 어려웠던 질문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스탠퍼드 연구진도 AI가 “잠깐만요”로 답을 시작하게만 해도 더 비판적인 답을 끌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AI 참모를 둔 리더는 답을 구하기 전에 반대 부터 청한다.

그래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위징의 직언에는 목숨이 걸려 있었다. 황제 앞에서 “아니 되옵니다”라고 말하려면 자기 전부를 내놓아야 했다. AI의 반대에는 아무것도 걸려 있지 않다. 틀려도 책임지지 않고, 맞아도 공을 다투지 않는다. 기계는 잃을 것 없이 반대하고, 사람은 모든 것을 걸고 결정한다.

태종이 위징의 빈소에서 그토록 울었던 까닭을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황제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해 줄 사람은 넘쳐났다. 듣기 싫은 말을 해 줄 사람이 귀했을 뿐이다. 오늘의 리더에게 가장 필요한 것도 어쩌면 더 똑똑한 비서보다, 끝까지 “아니요”라고 말해 줄 거울 하나일지 모른다.

내일 아침, 이미 마음을 굳힌 결정 하나를 AI에게 보여 주고 반대를 청해 보자. 마음이 불편해지는 대답이 돌아온다면 그 거울은 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거울은 나를 기쁘게 하기보다 바로 서게 한다.
당신의 AI는 마지막으로 언제 당신에게 “아니요”라고 말했는가?

참고자료
1. 오긍(吳兢), 『정관정요(貞觀政要)』 — 「임현(任賢)」편 위징의 ‘세 거울’ 고사, 「군도(君道)」편 ‘겸청즉명 편신즉암’.
2. 사마광(司馬光), 『자치통감(資治通鑑)』 권194, 정관 6년조 — 태종의 노여움과 장손황후의 하례.
3. Myra Cheng 외, ‘Sycophantic AI decreases prosocial intentions and promotes dependence’, Science, 2026년 3월(Stanford Report 보도).
4. OpenAI, ‘Sycophancy in GPT-4o: What happened and what we’re doing about it’, 2025년 4월 29일.
5. Capgemini Research Institute, ‘How AI is quietly reshaping executive decisions’, 2026년 1월(최고경영진 500명, 2025년 8~9월 조사).

▲삽화=필자 기획·OpenAI ChatGPT 생성한 이미지 – 반대 의견을 경청하는 리더 ⓒ강남 소비자저널
ESM소비자평가단

기사 소비자평가

기사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 관점의 점수와 후기를 기록합니다. 평가는 점수의 높고 낮음과 관계없이 실제 소비자 의견으로 기록됩니다.

Web3 지갑·리워드
펼쳐보기

지갑 연결은 기사 평가의 주 콘텐츠가 아니라 Web3 리워드·인증을 위한 선택형 지원도구입니다. 필요할 때만 아래 안내를 펼쳐 확인하세요.

지갑을 연결하면 평가·출석·리워드 기록과 BNB Smart Chain의 ESMX 자산을 하나의 검증된 주소로 연결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갑을 연결하면 무엇이 좋아지나요?
  • 내 활동을 한 주소로 연결 — 소비자평가·출석·리워드·인증 이력을 검증된 지갑과 연결할 수 있습니다.
  • ESMX 수령 준비 — 검증된 BNB Smart Chain 주소를 ESMX 에어드랍·보상 수령 주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지급 여부와 수량은 각 캠페인·지급정책에 따릅니다.
  • 내 자산을 바로 확인 — ESMP 활동 포인트와 실제 BNB Smart Chain의 BNB·ESMX 온체인 잔액을 서로 구분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안전 범위ESM은 개인키·시드문구를 요구하거나 저장하지 않습니다. 지갑 연결과 소유권 확인 서명은 공개 주소의 소유자임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이며, 그 서명만으로 송금·결제·토큰 전송·토큰 사용승인이 실행되지 않습니다. 실제 온체인 거래가 필요한 경우에는 지갑 앱에서 별도의 거래 승인 화면이 표시됩니다. 모바일에서 MetaMask를 선택하면 외부 app.link로 페이지를 이탈하지 않고 WalletConnect 방식으로 연결을 진행합니다.
ESMP와 ESMX는 다릅니다.ESMP는 ESM 사이트 안에서 출석·평가·지갑인증 등 활동으로 쌓이는 포인트 원장입니다. ESMX는 BNB Smart Chain에 존재하는 블록체인 토큰입니다. ESMP 숫자가 자동으로 같은 수량의 ESMX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갑 자동연결추천

MetaMask · WalletConnect · TokenPocket · Trust Wallet · imToken 중 원하는 지갑을 바로 연결합니다.

지갑 수동연결주소 직접 입력

지갑 앱 연결이 어렵다면 공개 지갑주소를 직접 입력할 수 있습니다.

수동 입력은 공개 주소 입력이며 회원계정 지갑 소유권 인증으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어떤 지갑을 선택해야 하나요?
MetaMaskPC에서는 MetaMask 확장 지갑으로 직접 연결합니다. 모바일에서는 현재 페이지를 유지한 채 WalletConnect 방식으로 MetaMask 연결을 진행합니다.
WalletConnectQR·모바일 연결용 표준 방식입니다. 여러 지원 지갑 앱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TokenPocketTokenPocket 앱 또는 지원 브라우저에서 연결할 때 선택합니다.
Trust WalletTrust Wallet 앱의 Web3 연결을 사용할 때 선택합니다.
imTokenimToken 앱의 Web3 연결을 사용할 때 선택합니다.
비회원 연결은 공개 지갑주소와 브라우저 중심 참여기록을 연결하는 단계입니다. 회원가입 후 같은 지갑을 소유권 확인하면 과거 평가 이력을 마이페이지로 승계할 수 있습니다.
현재 브라우저의 지갑 연결 정보를 지우고 다른 지갑을 다시 선택합니다.
현재 평균10.0점
참여 수1명
참여 리워드회원·지갑별 가중치
① 점수 선택 → ② 소비자 의견 작성 → ③ 평가 제출 및 마이페이지 확인
선택한 점수: 0점
최근 후기
아직 등록된 후기 평가가 없습니다. 첫 번째 후기를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