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소비자저널=정차조 칼럼니스트]
어느 날 한 남자가 낚싯대 하나를 샀다.
낚시를 좋아해서가 아니었다.
퇴직하는 친구에게 줄 선물이었다.
친구는 평생 낚시를 즐겼고, 그는 평생 물고기를 구경하는 데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낚싯대를 구매한 다음 날부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휴대전화를 열면 낚싯대가 나타났다.
뉴스를 읽으면 낚시용품 광고가 따라왔다.
쇼핑몰에 들어가면 미끼와 낚싯줄이 기다리고 있었다.
며칠 뒤에는 방수 장화와 낚시 의자가 등장했다.
일주일이 지나자 바다낚시 여행까지 추천했다.
참으로 놀라운 기술이었다.
낚싯대 하나를 샀더니 인공지능이 그의 인생을 낚시꾼으로 승진시켜 버렸다.
남자는 휴대전화를 보며 중얼거렸다.
“나는 낚싯대를 선물했을 뿐인데, 이 친구는 나를 바다로 이민 보내려는 모양이군.”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어졌다.
오래전부터 마음 한편에 품고 있던 꿈이었다.
인터넷에서 입문용 악기를 찾아보았다.
그런데 화면 아래에는 여전히 낚시용품이 줄지어 있었다.
그는 한참을 바라보다가 말했다.
“이 시장은 내가 어제 무엇을 샀는지는 기억하면서, 오늘 무엇을 꿈꾸는지는 도무지 모르는군.”
웃음이 나오지만 그 속에는 미래 시장을 바라보는 중요한 질문이 들어 있다.
우리는 얼마나 정확하게 소비자의 취향을 알고 있는가.
그리고 그 취향을 안다는 것이 정말 그 사람을 이해한다는 뜻인가.
여기서 추천의 역설이 시작된다.
추천은 원래 선택을 도와주기 위한 기술이다.
수많은 상품 속에서 필요한 것을 찾는 시간을 줄여 주고, 관심 있는 정보를 더 쉽게 발견하게 한다.
좋은 추천은 분명 편리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추천이 선택을 돕는 일을 넘어 선택의 범위를 좁히기 시작할 수 있다.
어제 선택한 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보여 주고, 그 상품을 다시 누르면 더욱 비슷한 상품을 보여 준다.
그렇게 반복되는 화면을 바라보다 보면 세상에는 내가 이미 좋아했던 것만 존재하는 듯한 착각이 생길 수 있다.
참으로 친절한 시장이다.
손님이 어제 먹은 음식이 마음에 들었다고 하니, 오늘도 내놓고 내일도 내놓고 모레도 내놓는다.
손님이 결국 묻는다.
“혹시 다른 음식은 없습니까?”
시장은 자신 있게 대답한다.
“고객님께서 좋아하시는 음식만 준비했습니다.”
그러자 손님이 말한다.
“그럼 내가 앞으로 좋아하게 될 음식은 누가 알려 줍니까?”
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인간은 이미 가지고 있는 취향만으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낯선 음악을 듣다가 새로운 감동을 발견한다.
우연히 읽은 책 한 권으로 생각이 달라진다.
처음에는 관심 없던 일을 배우다가 평생의 즐거움을 만나기도 한다.
어제의 나는 오늘의 나를 설명하는 중요한 자료다.
그러나 어제의 나만으로 내일의 나를 결정할 수는 없다.
그런데 시장은 인간의 이 복잡한 가능성을 몇 개의 구매 기록과 검색 이력으로 요약하려 한다.
무엇을 클릭했는가.
무엇을 오래 보았는가.
무엇을 구매했는가.
어떤 상품을 다시 찾아보았는가.
모두 유용한 정보다.
하지만 구매 기록은 인생의 자서전이 아니다.
누군가를 위해 산 선물일 수도 있고, 단순한 호기심이었을 수도 있다.
급해서 선택한 상품이 반드시 좋아하는 상품은 아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 구매한 것이 평생의 취향이 되는 것도 아니다.
시장이 알아야 할 것은 그 사람이 무엇을 선택했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왜 선택했으며, 지금도 같은 것을 원하는가 하는 문제다.
여기에서 데이터와 인간 사이의 간격이 드러난다.
데이터는 지나간 행동을 기록한다.
그러나 인간은 아직 하지 않은 선택을 꿈꾼다.
기록은 과거를 설명할 수 있지만 가능성 전체를 대신할 수는 없다.
추천 기술이 과거의 행동만을 근거로 미래의 선택을 좁힌다면, 편리함을 제공하면서도 발견의 기회를 줄일 수 있다.
물론 모든 추천 시스템이 그런 것은 아니다.
새로운 분야를 소개하거나 낯선 취향을 발견하도록 돕는 추천도 있다.
문제는 추천 기술 자체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추천하는가에 있다.
고객의 선택을 넓히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고객이 가장 쉽게 클릭할 상품을 반복해서 보여 주기 위해서인가.
이 차이는 작아 보이지만 시장의 성격을 바꾼다.
여기서 경제적 역설이 등장한다.
기업은 고객이 오래 머물고 많이 구매할수록 성공했다고 판단하기 쉽다.
그래서 고객이 이미 관심을 보인 상품을 반복해서 보여 주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이러한 추천은 구매 편의와 판매 성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클릭이 많았다고 그 선택이 반드시 고객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상품을 자주 보여 주었기 때문에 익숙해진 것일 수도 있다.
관심이 있다는 이유로 반복해서 보여 주었더니 관심이 더욱 커진 것처럼 기록될 수도 있다.
그러면 시스템은 다시 판단한다.
“역시 이 고객은 이 상품을 좋아하는군.”
참으로 기막힌 논리다.
자기가 계속 보여 주고, 고객이 계속 보게 되자, 그것을 고객의 변함없는 취향이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마치 식당에서 매일 국수만 내놓은 뒤 이렇게 발표하는 것과 같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우리 손님들은 매일 국수만 드십니다!”
손님에게 다른 선택지가 충분했는지도 살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것이 추천이 가진 가장 중요한 위험 가운데 하나다.
추천은 소비자의 선택을 관찰할 뿐 아니라 그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런데 추천의 결과를 다시 소비자의 본래 취향이라고만 해석하면 시장은 스스로 만들어 낸 흐름에 갇힐 수 있다.
우리가 물어야 할 것은 단순히 무엇이 가장 많이 클릭되었는가가 아니다.
무엇을 보여 주었기 때문에 클릭되었는가.
무엇은 보여 주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받을 기회조차 없었는가.
이 질문을 시작하는 순간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진다.
선택은 소비자의 자유로운 판단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눈앞에 놓이는가, 어떤 정보가 강조되는가, 무엇을 비교할 수 있는가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추천을 설계하는 사람은 단순히 상품의 순서를 정하는 사람이 아니다.
소비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의 일부를 설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창문이 작으면 바깥세상도 작아 보인다.
그렇다고 세상이 실제로 작아진 것은 아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범위가 좁아졌을 뿐이다.
여기에서 소비주권이라는 철학이 다시 중요해진다.
소비주권은 선택 버튼을 누를 권리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선택지가 존재하는지 알고, 비교할 수 있으며, 자신의 판단으로 선택의 방향을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추천받을 권리만큼 추천에서 벗어날 자유도 중요하다.
내가 왜 이 상품을 추천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는가.
다른 상품을 찾아볼 수 있는가.
원하지 않는 추천을 줄이거나 바꿀 수 있는가.
과거의 선택이 더 이상 나를 설명하지 않을 때 그 기록에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을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은 단순한 화면 편의성의 문제가 아니다.
인간의 선택권을 기술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관한 문제다.
이제 KN541이 지향하는 소비생산 구조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생산자가 먼저 만들고 소비자가 선택하던 시장에서 소비자의 실제 필요가 생산을 호출하는 시장으로 전환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이미 많이 팔린 상품만 계속 추천하는 시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소비자가 기존에 구매했던 상품만 반복해서 보여 준다면, 우리는 생산의 출발점을 바꾸었다고 하면서도 과거의 판매 기록에 미래의 생산을 묶어 두게 될 수 있다.
소비생산은 단순히 어제 잘 팔린 상품을 내일 더 많이 만드는 방식이 아니다.
아직 충분히 충족되지 않은 필요를 발견하고, 그 필요가 실제 생산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느 소비자가 달지 않은 커피를 찾는다고 생각해 보자.
시장은 그 사람에게 계속 비슷한 커피를 추천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소비자는 사실 다른 고민도 가지고 있다.
포장이 지나치게 많아 불편하고, 필요한 수량만 구매하기 어려우며, 원료에 대한 정보를 더 자세히 알고 싶다.
기존의 추천 시스템은 그가 좋아하는 맛을 기억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의 삶에서 무엇이 불편한지까지 충분히 이해하려면 다른 정보가 필요하다.
여기서 소비자의 경험과 제안이 중요해진다.
기존 상품을 반복해서 보여 주는 것을 넘어 어떤 점이 불편한지, 무엇을 바꾸면 더 나은 선택이 가능한지 물어야 한다.
비슷한 필요를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그 필요가 품질과 생산원가, 안전성과 환경적 조건을 충족하는 실제 상품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사전예약구매는 이러한 수요를 생산 이전에 확인하는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
다만 관심을 표현한 것과 실제 구매 의사는 구별해야 하며, 예약 수량이 품질이나 생산 가능성까지 증명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클릭이 생산을 지휘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확인된 필요가 책임 있는 생산 판단에 반영되는 구조다.
여기에 KN541 가치가게의 의미도 새롭게 보인다.
가치가게가 단순히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공간에 머문다면 기존 온라인 상점과의 차이는 제한적일 것이다.
그러나 이용자가 상품을 소개하면서 실제 사용 경험을 나누고, 다른 소비자의 필요를 발견하며, 그 정보가 다음 생산의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때 가치가게는 상품만 소개하는 곳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발견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
참여가치 역시 마찬가지다.
많이 클릭하게 하고, 많이 공유하게 하고, 오래 머물게 하는 행동만을 장려한다면 시장은 또 하나의 관심 경쟁에 빠질 수 있다.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게 공유하고, 실제 소비자의 판단을 돕고, 정해진 기준에 맞는 유효한 기여를 인정하는 방향이어야 한다.
관심을 끌었다는 사실과 가치를 만들었다는 사실은 같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구조는 좋은 의도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확한 정보와 검증 기준이 필요하고, 소비자의 개인정보와 선택권도 보호되어야 한다.
추천이 광고나 판매 촉진의 영향을 받는다면 그 성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용자가 추천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필요를 표현하고 새로운 선택을 발견할 수 있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관계경제와 신뢰경제가 기술을 활용하는 올바른 방향이다.
여기에서 지구사랑의 철학도 다시 깊어진다.
우리는 흔히 좋은 추천이란 고객이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상품을 찾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더 넓게 생각하면 꼭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을 고쳐 쓰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필요한 수량을 줄이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편이 장기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사람의 필요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시장이라면 구매를 늘리는 방법뿐 아니라 불필요한 구매를 줄이는 방법도 함께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에는 참으로 불편한 진실이다.
물건을 덜 팔아도 좋은 추천일 수 있다니.
그러나 소비자의 신뢰와 자원의 효율적인 사용이라는 더 긴 시간을 바라보면 전혀 다른 가능성이 열린다.
우리가 지향하는 소비생산은 소비를 무조건 늘리는 경제가 아니다.
필요한 소비가 적절한 생산을 호출하도록 만드는 경제다.
그것은 생산자의 재고를 줄이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소비자가 자신의 필요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제 처음의 남자에게 돌아가 보자.
그는 마침내 낚시용품 추천을 줄이고 새로운 관심사를 찾아보기로 했다.
바이올린 입문 강좌를 검색했다.
악기를 비교해 보았다.
처음 들어 보는 음악을 들었다.
어느 날은 무척 마음에 드는 연주곡을 발견했다.
친구가 물었다.
“자네, 언제부터 바이올린을 좋아했나?”
남자가 웃었다.
“아직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배워 보려고.”
“낚시는 그만뒀나?”
“시작한 적도 없어.”
두 사람은 한참을 웃었다.
남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덧붙였다.
“내가 낚싯대 하나를 샀다고 평생 물고기를 따라다녀야 하는 건 아니잖아.”
참으로 간단한 말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인간을 바라보는 중요한 철학이 들어 있다.
우리는 자신이 이미 좋아하는 것만 선택하는 존재가 아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취향을 바꾸고, 생각을 넓히며,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가능성을 발견하는 존재다.
어제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내일의 자유를 가두어서는 안 된다.
추천의 역설.
나를 잘 아는 시장이 반드시 나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 주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취향을 정확히 기억하는 능력과 미래의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능력은 다르다.
좋은 추천은 내가 좋아했던 것을 다시 보여 줄 수 있다.
그러나 더 좋은 추천은 내가 아직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는 세계를 만날 기회까지 남겨 둔다.
그것이 소비자의 선택을 존중하는 시장이며, 새로운 생산의 가능성을 여는 시장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고객의 다음 구매를 예측하려 노력했다.
이제는 고객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필요와 가능성을 스스로 탐색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술이 인간의 어제를 기억하는 것은 편리하다.
그러나 인간이 내일을 바꾸는 것은 자유다.
미래의 시장은 그 자유를 좁히는 시장이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이미 누구였는지만 기억하는 시장을 넘어,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어 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열어 두는 시장이어야 한다.
그것이 추천 기술을 인간의 성장과 소비주권을 위한 도구로 바꾸는 길이다.
그리고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문명의 시장이다.
KN541 연결을 더 선명하게 강화해줘추천 역설의 핵심 논지를 압축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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