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음악평론가)
정부의 구성이 입법, 사법, 행정인데, 이를 우리 예술 혹은 우리 오페라에 대입을 해보자면 아티스트와 극장, 작품, 그리고 행정인데 이 행정이 문화행정 혹은 예술행정으로 이름을 내건지가 30년이 훌쩍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여전히 우리가 원하는, 우리가 실현하고 하고 싶은 행정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부의 3부에 행정이 있는 만큼 이 ‘행정’이 없이는 나라도 사회도 발전할 수 없을 만큼 절대 중요한데 우리에게서 행정은 문화부, 문화재단. 지원기관이 문화행정을 국가로 부터 위임받아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배가 고파 노래 부르지 못하는 라보엠의 후예들-
그러나 우리는 이 행정으로 부터 너무 멀리 너무 소통이 안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 같습니다. 때문에 개인은 목이 말라 각자의 샘을 파기도 하고, 때로는 공동우물을 만들어 함께 하기도 했지요. 방이 차가우니까 각자 장작을 때는 아궁이를 만들어 불을 지피느라고 집도 팔고 비녀도 팔고 금반지를 판 1, 2세대가 지나갔지만 여전히 오페라의 안방은 차갑기만 하고 예술가들은 배가 고파 아리아를 부를 수 없는 라보엠의 후예들이 되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은 같습니다.
오늘, 한국오페라인협회의 창립은 바로 이 행정의 전문화를 통해 오페라인들의 목마름과 차가움을 해결해주는 수도를 만드는 것이고, 중앙공급 난방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의 집합이라고 봅니다.
자존심이란 남으로 부터 받은 상처에 무릎끓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 오페라도 많은 상처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그 상처 때문에 무릎 끓지 않고 보란듯이 바로 우뚝서야 하겠습니다.
-반성과 화해의 용광로에서 오페라 우뚝 세워야-
만시지탄이지만, 오페라 70년에 행정의 컨트롤 타워가 될 한국오페라인협회는 그래서 높은 산을 오르듯이 겸허한 마음과 유연성과 독창성으로 독창적 기반을 조성하고. 포용력의 열린 가슴으로 찌꺼기와 불순물은 반성과 화해의 용광로에 녹여서 오페라하우스에 오르는 작품처럼 멋진 작품을 만들어 내야겠습니다.
오늘 이 시간,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새 창을 열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한 많은 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합니다. 우리 모두의 꿈이 이뤄지도록 함께 합시다. 빨리 가려면 혼자서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로 인사를 매듭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