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행사는 코로나19 관계로 현장 추모식을 취소하고 이 성춘 서울지방보훈청장(이하 이청장)과 본 회 고문이신 김삼열 독립유공자유족회 회장 등이 거리두기를 지키며 시차를 두고 개별적으로 묘소를 참배했다.
기념사업회 김 동진 회장은 “을사늑약은 정의와 인류애에 대한 일본의 반역행위”라는 제목의 71주기 팸플릿과 추모특집 <한글 자모, 조선시대(1889년)에 세계를 날다> 책자를 헐버트 박사 묘소에서 헌정했다.
박 병석 국회의장은 보내 온 추모사에서 “안중근 의사는, 헐버트 박사는 한국인이라면 하루라도 잊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우리가 헐버트 박사를 기리고 추모하는 것은 바로, “하루라도 잊어서는 안 되는 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청장은 추모사를 통해 “한 세기 전 헐버트 박사께서 그러셨듯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마음을 기르고, 이 마음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면 대한민국의 장밋빛 청사진을 그려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웅 광복회장은 추모사에서 “광복된 지 75주년의 세월이 흐른 동안 우리나라는 지난날 인류애 실천의 상징이었던 박사님의 박애정신을 본받아 국제사회에서 ‘평화의 상징’과 ‘인류애 실현’의 주체가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동진 본회 회장은 추모식사를 통해 “헐버트 박사의 독립운동은 어느 한국인도 갈 수 없는 특별하고 고귀한 길이셨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독립운동 역사에서 헐버트 박사의 업적이 방관되는 현실에 헐버트박사기념사업회의 대표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동진 회장은 “헐버트 박사는 1895년 을미사변 직후 고종을 지키기 위해 고종 침전에서 불침번을 서시고, 한국인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토 히로부미에게 저항하고, 고종 황제의 밀사로 활약하며 미국, 헤이그 등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독립을 호소했다”면서, “특별히 자신의 조국 미국의 친일정책을 맹비난하며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과 뉴욕타임스를 통해 일전을 벌여 루스벨트가 한국 식민화에 동의했다는 자백을 받아냈다. 따라서 한민족은 헐버트 박사의 50년 독립운동은 어느 한국인도 가보지 못한 특별한 길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번 추모행사를 통해 헐버트 박사가 1889년에 미국 <뉴욕트리뷴(New York Tribune)>에 기고한 <조선어(The Korean Language)> 글의 원문과 번역문을 책으로 묶어 최초로 공개했다.
이 글은 훈민정음의 우수성을 학술적으로 밝히고, 한글 자모를 최초로 국제사회에 소개한 글이다. 이 책자에는 본 회 김 동진 회장의 발간사와 세종 국어문화원 원장 김 슬옹 박사, 대덕대학교 황 우선 박사의 <조선어(The Korean Language)> 기고문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논문이 실려 있다.
김 슬옹 박사는 “헐버트 박사야말로 한글의 중시조이며, 그의 업적을 반영하여 한글 역사뿐만 아니라 세계 문자사를 다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황 우선 박사는 “<조선어(The Korean Language)>는 한글의 최초의 국제무대 데뷰이며, 헐버트 박사는 한민족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의 선구자였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