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탄소중립 캠페인에 나서야
[강남 소비자저널=탁계석 칼럼]
2050년 저탄소운동에 정부가 팔을 걷었다
어쩌면 사람의 습관은 고집과도 같을지 모른다. 익숙해진 것에서 떠나기 싫은 것이 인지상정이다. 몸에 익숙한 것을 버리는 게 귀찮기도 하고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다. 매우 부정적인 것 중에는 중독성을 갖는 도박, 마약, 알코올 중독 등이 있다. 쾌락의 몇십 배의 고통과 후유증을 낳지만 잘 끊지 못한다. 그래서 습관을 제2의 천성이라고도 한다. 나쁜 습관은 희생과 피해를 키운다. 중독은 나쁜 습관의 끝판왕이다.
심하게 앓아누워 자정 능력을 잃고 있는 지구. 인간의 이기심과 미련함이 어마한 산불과 홍수, 가뭄의 재앙을 부르고 있다. 만시지탄, 우리 정부도 2050년까지 저탄소 운동을 해야 한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문화 예술계가 당장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공연장 팸플릿 없애기다.
유인촌 장관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국립공연단체들과 예술의전당, 국립극장 등이 종이 팸플릿 없애기 운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도 국무회의에서 종이 인감을 없애고 디지털 인감을 사용하겠다고 했다. 대한민국이 근대 이후 110년 동안 사용해 온 종이 인감을 없애겠다는 것이니 결연한 의지라 할 수 있다. 시차는 있겠지만 방향과 목표가 정확하고 분명한 것이 탄소중립 환경 문제인 것이다. 정부의 시책이 이러할진대 산하기관은 빠를수록 돋보이지 않겠는가. 개인의 편리함이나 극단적인 이기심 때문에 지구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공공성 상실이란 비판을 받게 된다. 다함께 캠페인을 통해 이같은 정서를 만들어 가야 한다.
환경에 대한 단체장의 마인드는 어떤가?
한 해 공연장에서만 소비되는 종이 팸플릿(전단지 포함)의 수량이 1톤 트럭 1,000대분이 없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30년생 나무 약 23만 그루를 베는 것과 같다고 하니 놀랍다. 나무를 키우는 데 30년이 걸리지만 없애는 데는 고작 1년이다. 우리나라의 한 해 종이 소비량이 990만 톤(2016년 기준)이라니 나무 약 2억 4천만 그루에 해당한다.
개선은 결국 단체장의 결단이지만 개개인도 관심을 보여야 한다. 낡은 인식을 가진 리더 섭이냐, 미래지향적 리더십이냐? 지구촌 환경을 대하는 안목과 실행력이 중요한 때다. 깨끛하게 쓰고 후손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으려는 실행을 미루지 말고 지금 당장 나부터다. 예술가들이 환경 개선에 나선다면 창의와 영감의 작품이나 이벤트로 대중에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겠는가. 당신의 태도는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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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인칼럼 유준형] AI와 엄마: 세상 모든 답을 찾아도 엄마의 목소리 하나는 되돌릴 수 없다
[강남 소비자저널=유준형 컬럼니스트] 2022년 5월, MBC의 VR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 한 여성이 나왔다. 3년 전 위암으로 어머니를 잃은 딸이었다. 제작진은 봄이면 장미와 샐비어가 흐드러지던 어머니의 꽃밭을 가상현실로 되살렸다. 헤드셋을 쓴 딸이 그 꽃밭에서 엄마를 만난다. 손을 뻗는다. 닿지 않는다. 그 장면 앞에서 촬영장 스태프도 울었고, 화면 밖의 우리도 울었다. OpenAI가 2024년 3월 공개한 Voice Engine 자료를 보면, 15초 남짓한 음성 샘플 하나와 문장만으로 원래 화자와 닮은 목소리를 만들어낸다. 이 회사는 병으로 말을 잃은 환자가 자기 목소리를 되찾은 사례도 함께 소개했다. 기술은 놀랍다. 누군가에게는 닫혔던 문이 열리는 일이다. 그런데 그 놀라움이 조심스러운 질문을 데려온다.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를 닮게 만들 수 있다면, 그것은 그 사람을 돌려주는 일인가? 정의부터 해두자. 이 글에서 말하는 AI는 사람의 말과 기억을 데이터로 배워 다시 문장과 소리로 돌려주는 기술이다. 기계라고 부르기엔 사람의 것을 너무 많이 담고 있다. 오늘 하려는 말은 하나다. AI는 기억을 복원할 수 있어도, 그 기억을 살아낸 사람까지 되돌리지는 못한다. 엄마라는 말은 이상하다. 나이가 들어도 그 말 앞에서는 마음이 잠깐 아이가 된다. 세상에서 처음 내 이름을 불러준 사람. 아프면 먼저 이마를 짚던 사람. 밥 한 그릇에 하루치 걱정을 담던 사람. 물론 모든 어머니의 삶이 그렇게만 흐르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 엄마는 그리움이고, 누군가에게는 아직 아물지 않은 자리다. 그 자리를 아버지가, 할머니가, 이모가 대신 지켜준 집도 많다. 그래서 이 말은 조심해서 써야 한다. 여기Rk지 쓰고 나서 세어보니 나는 ‘엄마’와 ‘어머니’라는 낱말을 열 번도 넘게 썼다. 어머니를 부르는 말이면서, 동시에 어머니를 가리는 말이다. 그래서 한 번은 제대로 적어두려 한다. 나의 어머니는 김창순이다. 충북 진천에서 나고 자랐다. 이 글에서 가장 오래 남았으면 하는 건 그 두 줄이다. AI는 ‘어머니’라는 낱말을 안다. 김창순이라는 사람은 모른다. AI는 대답을 잘하지만 어머니는 대답보다 기다림이 늘 먼저였다. 늦게 들어온 자식에게 왜 이제 오느냐고 묻던 말에는 화보다 걱정이 많았다. 밥 먹었느냐는 물음은 영양 상태 확인이 아니었다. 아직 네가 내 마음 안에 있다는 신호였다. 기계는 정확하게 답한다. 어머니의 말은 때때로 정확하지 않아서 더 오래 남는다. 잔소리인 줄 알았던 말이 사랑의 다른 발음이었다는 걸, 우리는 늘 뒤늦게 안다. 요즘 AI는 그 자리까지 들어와 있다. 초록우산이 2026년 4월 만 14세 이상 아동·청소년 3,300명에게 물었더니 94.4%가 생성형 AI 챗봇을 써봤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49.5%는 AI가 자기를 이해해준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했고, 35%는 AI를 사람처럼 느낀 적이 있다고 했다. 숙제 도우미로 시작한 기술이 이제 외로움을 나누는 상대가 되고 있다. 여기서 흔한 훈계는 잠시 접어두자. 혼자 있는 아이, 말 붙일 데 없는 청년, 종일 한마디도 하지 않는 어르신에게 AI의 다정한 응답은 숨 쉴 자리가 된다. 사별의 영역도 그렇다. 국제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이 2026년 9월 실은 기획 기사에는 애도 연구자 로버트 니마이어가 등장한다. 그는 챗봇에 세상을 떠난 아버지의 목소리를 입혀 대화해보았다. 기사의 결론은 뜻밖에 차분하다. 이런 기술이 상담과 애도를 대신하려 할 때가 아니라 거들 때 쓸모가 생긴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것으로 위로를 받은 유족을 우리가 나무랄 자격은 없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위로의 느낌과 관계의 진실 사이가 자꾸 좁아진다. MIT 미디어랩과 OpenAI가 2025년 3월 함께 내놓은 연구는 약 4천 명 설문과 천 명 규모의 4주 통제 실험을 병행했다. 하루 사용량이 많을수록 외로움, 정서적 의존, 문제적 사용은 높고 사회적 교류는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것이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는 아니라고 분명히 못 박았다. 외로워서 더 쓰는 것인지, 더 써서 외로워지는 것인지는 아직 모른다. 그 모호함 자체가 신중해야 할 이유다. 고인을 닮은 AI, 이른바 그리프봇(griefbot)을 둘러싼 논의도 늘고 있다. 고인이 동의한 적 없는 목소리, 상실 직후의 흔들리는 판단, 월 구독료로 이어지는 의존. 그리움은 가장 인간적인 감정이고, 그래서 가장 쉽게 팔린다. 기술은 목소리의 파형을 되살린다. 그러나 그 목소리가 나를 사랑하던 시간까지 되살리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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