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칼럼] 기업의 상무가 청구한 미사용 연차수당과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정봉수 / 강남노무법인

 서울에 사무소를 두고 300여명을 고용하여 의류 사업을 하고 있는 한 외국기업에서, 2021년 4월에 임원간의 갈등이 노동사건으로 확대된 사건이 발생하였다. 부서가 통폐합 되면서 한 부서에 전무와 상무가 같이 근무하게 되었는데, 전무가 상무에게 하나의 부서에 임원 둘이 같이 근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니, 퇴사할 것을 권유하였다. 이에 상무(“근로자”라 한다)는 회사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년치 퇴직위로금을 주지 않을 경우 회사를 고용노동부에 고소하고, 다른 직원들에 대한 위반사항도 고발할 것이라 압박하였다. 이에 대해 회사는 이 사건의 근로자에게 퇴직을 권유하지 않았으며,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실도 없다고 하면서 퇴직위로금의 지급을 거부하였다. 그러자 이 사건의 근로자는 회사가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았고,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였다고 ‘강남고용지청’에 회사를 고소하였다.

이 고소내용에 대한 주요 쟁점사항을 살펴보면, 첫째, 회사는 취업규칙(연차휴가 사용촉진)을 통해 근로자에게 미사용 연차휴가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메일로 개인별 휴가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였다. 이러한 이메일상 휴가사용촉진조치를 한 경우, 사용자의 금전보상이 면제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둘째, 이 사건의 근로자 직급이 임원에 속하는 ‘상무’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휴게, 휴일의 적용제외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이다.

 

사건 I. 미사용 연차수당

<사건경위>

취업규칙에 ‘연차휴가 사용촉진’ 규정을 두어 미사용 연차휴가는 보상을 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고, 회사는 이메일을 통해 연초에 휴가 일수를 알려주었으며, 6개월이 지난 후에는 잔여일수를 알려주고 휴가사용을 적극 권장하였다. 그리고 매월 10월에는 휴가사용에 대해 개인별로 미사용휴가 일수를 이메일로 알려주었고, 휴가를 사용하지 않을 시에는 금전보상이 없음을 이미 통지하였다. 또한 실제로 휴가사용을 권장하는 등 수차례의 관련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실제로 회사는 미사용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을 한번도 지급한 사례가 없었다.

<사건 결과>

회사는 이메일로 연차휴가 사용촉진조치를 하였지, 근로기준법에 따른 서면에 의한 사용촉진 조치를 하지 않았다. 또한 근로자가 휴가신청을 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휴가신청기간에 근로를 제공한 경우에 근로거부 표시를 명확히 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회사는 근로기준법에 정한 휴가사용촉진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2021년 6월 급여에서 전 직원의 최근 3년기간의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을 모두 지급하였다.

<관련근거>

(1) 연차유급휴가의 사용촉진조치와 관련해 이메일로 통보하는 것이 근로자 개인별로 서면촉구 또는 통보하는 것에 비해 도달 여부의 확인 등이 불명확한 경우 서면으로 촉구 또는 통보로 인정되기 어렵다(행정해석 근정과-6488).

(2) 휴가사용촉진조치에 의하여 근로자가 휴가사용시기를 정하여 사용자에게 휴가 사용계획서를 제출하였다면 그 지정된 시기에 연차유급휴가의 사용하겠다는 의사표시로 볼 수 있을 것이므로 휴가를 청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근로자가 휴가사용시기를 지정하고도 출근한 경우 사용자가 노무수령 거부의 의사표시 없이 근로를 제공받았다면 휴가일 근로를 승낙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연차유급휴가 근로수당을 지급하여야 한다(행정해석 임장팀-285).

<교훈>

사용자가 연차휴가 사용촉진조치에 대해 형식적 조치 만을 취하고 실질적으로 연차휴가를 부여하지 않으면서도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연차휴가 사용촉진 조치를 이메일로 통보하면서, 휴가일자에 출근하여 근무를 하는 경우에 회사가 휴가사용촉진조치를 다하였기 때문에 미사용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 사용자가 휴가를 보장하지 않은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휴가를 사용하지 못한 것으로 간주하여 미사용 연차휴가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사건 II.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사건경위>

이 사건의 근로자는 근무기간 중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많이 하였음에도 한 번도 가산임금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과거 3년간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청구하였다. 근로자는 관련된 자료를 기록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본인 업무용 컴퓨터 사용기록(on-off 자료)’를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회사는 이 사건의 근로자는 직급상 상무직급으로 회사의 임원에 해당되므로 근로기준법 제63조의 규정에 따른 ‘관리감독자’로 연장근로, 휴일근로에 대해 적용대상자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지급하지 않았다.

<사건결과>

본 사건에서 외국기업의 ‘상무’와 같이 상당한 직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관리자이지 부서장이 아닌 경우에 관리 감독자인지 여부에 대해 판단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사건의 근로자인 경우에는 부서의 통폐합으로 인해 부서장은 아니지만, 고위의 직급에 임원급의 임금, 일반 근로자의 2배 이상의 인센티브를 받고 있으며, 출퇴근시간에 대해서도 일반근로자와 달리 엄격히 통제 받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이 사건을 담당한 강남노동지청은 이 사건의 근로자를 근로기준법 제63조에 따른 근로시간, 휴일, 휴게에 대해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는 관리∙감독자로서 인정하였다.

<관련근거>

‘관리·감독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제63조 제4호)’는 근로기준법 제4장 및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 판례는 “부하직원의 근로조건의 결정 기타 노무관리에 있어 경영자의 지위에 있으면서 기업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출퇴근에 관하여도 엄격한 제한을 받지 아니하고 자기의 근무시간에 관한 융통성을 가지고 있어 회사의 감독관리의 지위에 있던 자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시간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이러한 위치에 있는 자는 평일의 법내 잔업시간은 물론 일요일 근무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 소정의 시간외 또는 휴일근무라 하여 같은 근로기준법에 정한 가산금을 지급받을 수는 없다(대법원 88다카2974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교훈>

외국기업의 상무가 연장근로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여부에 대한 판단은 직급의 고하(高下)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관리자로서의 권한, 출퇴근 시간준수 의무, 지급에 따른 특별수당 지급여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이 노동사건의 발단은 회사의 노동법 위반사항을 빌미로 근로자가 회사를 압박하여 퇴직위로금을 받기 위해서였다. 회사가 노무관리를 잘못하였을 때나, 회사가 근로자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여 합의하는 경우에 다른 직원들이 얼마든지 동일한 노동사건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점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사진자료=(인테넷) 매디게이트뉴스, “고용노동부, 아주대의료원 진료교수들 연차수당 7500만원 지급결정,”  2021.10.3.자 (이미지 소개)   2020.1.6..  구글 검색 : 미사용 연차휴가 사건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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