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조 칼럼] 출판 책 중심 테마 100선_제15 테마, 지배 없는 발전, 사람이 커질수록 권력은 작아져야 한다

[정차조 칼럼] 출판 책 중심 테마 100선_제15 테마, 지배 없는 발전, 사람이 커질수록 권력은 작아져야 한다

▲사진=정차조 (주)KN541회장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차조 칼럼니스트]

 

세상에는 참 이상한 발전이 있다.

회사가 커질수록 직원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조직이 커질수록 결재 도장은 많아지고, 기술이 발전할수록 사람의 선택권은 줄어든다.

기업은 성장했다고 발표한다.

조직은 혁신했다고 자랑한다.

시장은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떠들썩하다.

그런데 정작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점점 숨이 막힌다.

참으로 놀라운 발전이다.

건물은 높아졌는데 사람이 낮아졌다.

조직은 커졌는데 생각은 좁아졌다.

시스템은 똑똑해졌는데 사람은 허락받아야 할 일이 많아졌다.

이 정도면 발전이 아니라 첨단기술을 동원한 복종의 현대화다.

우리는 이제 물어야 한다.

도대체 무엇이 발전한 것인가?

회사인가, 사람인가.

조직인가, 관계인가.

기술인가, 삶인가.

권력인가, 자유인가.

이 질문을 하지 않으면 발전은 언제나 숫자가 되고, 사람은 그 숫자를 떠받치는 받침대가 된다.

KN541이 지향하는 지배 없는 발전은 바로 이 모순에서 출발한다.

발전하면서 지배하지 않을 수는 없는가.

조직이 커져도 사람이 작아지지 않을 수는 없는가.

기술이 고도화되어도 인간의 선택과 판단은 오히려 더 넓어질 수 없는가.

누군가의 능력이 커지는 일이 다른 누군가의 자유를 줄이는 이유가 되지 않도록 할 수는 없는가.

이 질문이 새로운 문명의 문을 연다.

지배 없는 발전은 지도자가 없는 세상을 만들자는 말이 아니다.

책임자가 필요 없다는 뜻도 아니고, 누구나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자는 주장도 아니다.

그렇게 이해하면 공동체는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회의실에 열 명이 모였는데 모두가 대표이고 아무도 책임자가 아니라면, 회의는 민주적으로 시작해서 무책임하게 끝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가장 목소리 큰 사람이 결정한다.

그런데 그것을 자유라고 부른다.

아니다.

그것은 지배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이름표를 떼고 숨어 버린 것이다.

지배 없는 발전은 권한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권한을 책임에 묶는 일이다.

지도자가 필요 없다는 말이 아니라, 지도자의 역할을 지배에서 봉사와 책임으로 바꾸자는 말이다.

사람 위에 군림하는 힘을 사람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힘으로 바꾸는 것이다.

여기서 권력과 책임의 차이가 드러난다.

권력은 자주 이렇게 말한다.

“내가 결정했으니 따르시오.”

책임은 다르게 말한다.

“이렇게 결정한 이유가 있습니다. 결과는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권력은 질문을 불편해한다.

책임은 질문을 통해 더 정확해진다.

권력은 충성을 원한다.

책임은 역량을 원한다.

권력은 사람이 자신에게 의존하기를 바란다.

책임은 사람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바로 이 차이가 지배와 발전의 경계다.

세상에는 사람을 키운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자기 말을 잘 듣는 사람을 늘리는 지도자가 많다.

그는 교육을 한다.

회의를 연다.

비전을 설명한다.

동기를 부여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교육받은 사람은 점점 더 많은 것을 배우는데, 결정할 수 있는 일은 늘어나지 않는다.

회의에 참석하는 사람은 많아지는데, 결론은 언제나 한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온다.

직책은 높아지는데, 작은 일 하나도 윗사람의 눈치를 봐야 한다.

이쯤 되면 인재 양성이 아니라 고급형 리모컨 제조업이다.

사람을 키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조종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다.

진짜 발전은 다르다.

사람을 키운다는 것은 나를 더 잘 따르는 사람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나 없이도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지배 없는 발전의 첫 번째 역설이다.

좋은 지도자는 자신이 없어서는 안 되는 조직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이 없어도 원칙과 시스템에 따라 움직일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사람이다.

모든 일이 한 사람의 허락을 기다린다면 그 사람은 대단한 능력자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조직 전체의 목을 자신의 책상에 묶어 놓은 것일 수도 있다.

결재 서류가 쌓일수록 자신이 중요해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결재가 늘어난다고 지혜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때로 결재 서류의 높이는 권위의 높이가 아니라 조직이 얼마나 스스로 판단하지 못하는지를 보여 주는 측정기다.

참 재미있는 일이다.

훌륭한 지도자는 자신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돌아가게 만들고 싶은 유혹을 이겨야 한다.

그 유혹을 이기는 순간 진짜 지도력이 시작된다.

지배는 사람을 붙잡아 둔다.

지도력은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한다.

지배는 복종을 통해 질서를 유지하려 한다.

지도력은 이해와 책임을 통해 질서를 만든다.

지배는 권한을 독점할수록 강해진다고 믿는다.

지도력은 역량을 나눌수록 조직이 강해진다는 것을 안다.

이 차이를 이해하면 시장도 다르게 보인다.

기존 시장은 발전할수록 지배의 능력을 키워 왔다.

거대한 자본은 생산을 통제하고, 거대한 유통망은 거래조건을 좌우하며, 거대한 플랫폼은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사라질지를 결정한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었다.

손가락 하나로 상품을 주문하고, 화면 하나로 수많은 정보를 얻고, 집 안에서 세계의 시장을 만난다.

그런데 동시에 새로운 의존도 생겼다.

판매자는 알고리즘이 바뀌면 매출을 걱정하고, 생산자는 유통망의 조건에 따라 흔들리며, 소비자는 무엇을 먼저 보여 주느냐에 따라 선택의 방향이 달라진다.

편리함이 커진 만큼 선택을 좌우하는 힘도 집중된 것이다.

이것이 발전의 그림자다.

기술은 사람을 자유롭게 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더욱 정교하게 통제할 수도 있다.

시스템은 사람의 능력을 넓힐 수도 있지만, 사람을 시스템에 종속시킬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기술의 크기가 아니다.

그 기술이 누구에게 판단할 힘을 주는가다.

지배 없는 발전은 이 질문을 중심에 놓는다.

기술이 발전하면 더 많은 사람이 자기 필요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유통이 발전하면 더 다양한 생산자가 정당한 기회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교육이 발전하면 사람은 더 깊이 생각하고 더 넓게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공동체가 발전하면 특정 인물의 영향력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각자의 역량과 책임이 함께 커져야 한다.

발전의 결과가 다시 사람에게 돌아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은 이름만 새로워진 지배다.

여기서 한 가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지배 없는 발전은 모든 사람이 똑같은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전문성과 책임은 다르다.

계약상의 권한도 다르다.

업무의 범위도 다르다.

품질관리 책임자가 있고, 회계 책임자가 있으며, 최종 승인권자도 필요하다.

문제는 권한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권한이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가다.

권한을 가진 사람이 정보를 독점하고, 사람의 판단을 막고,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조직을 움직인다면 그것은 지배다.

반대로 권한을 가진 사람이 기준을 공개하고, 역할을 분명히 하며, 문제를 해결하고, 다음 사람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그것은 책임 있는 지도력이다.

같은 직책도 전혀 다른 문명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지배 없는 발전의 두 번째 역설이다.

지배를 줄일수록 오히려 원칙은 더 분명해야 한다.

원칙이 없으면 자유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목소리 큰 사람의 마음이 법이 된다.

기준이 없으면 평등해지는 것이 아니다.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유리한 질서가 만들어진다.

책임이 없으면 민주적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모두가 서로를 바라보는 기묘한 풍경이 펼쳐진다.

“누가 결정했습니까?”

“다 같이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책임집니까?”

그 순간 모두가 갑자기 천장을 바라본다.

천장이 무슨 죄인가.

진짜 공동체는 책임을 공중에 띄워 놓지 않는다.

누가 결정하고,

누가 실행하며,

누가 확인하고,

누가 결과를 책임지는지 분명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권한은 지배의 도구가 아니라 공동체를 지키는 약속이 된다.

KN541이 만들어 가야 할 시장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를 말한다.

생산자는 기술과 품질의 책임을 진다.

운영자는 계약과 시스템의 기준을 관리한다.

가치가게는 선택의 이유와 상품의 가치를 전달한다.

에코 베이스는 사람과 교육과 지역활동을 연결한다.

각자 역할이 있다.

그 역할을 수행한다는 이유로 서로를 소유하거나 지배할 필요는 없다.

좋은 생산자는 소비자의 필요를 존중하되 제조의 전문성을 책임져야 한다.

좋은 소비자는 생산의 방향을 제안하되 자신의 요구가 모든 기술적 판단을 대신할 수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좋은 운영자는 시스템을 관리하되 그 시스템을 개인의 권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서로의 전문성과 권리를 존중하면서 하나의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지배 없는 발전은 바로 이 관계의 품격이다.

여기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가 있다.

성공의 기준이 달라진다.

기존의 지도자는 이렇게 자랑하기 쉽다.

“내 밑에 사람이 몇 명입니다.”

“내가 관리하는 조직이 얼마나 큽니다.”

“내 지시 하나면 모두 움직입니다.”

듣기에는 대단하다.

그러나 문명의 관점에서 다시 물어야 한다.

그 사람들이 얼마나 성장했는가?

그 조직은 얼마나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가?

그 구성원들은 당신이 자리를 비워도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이 질문 앞에서 지도력의 진짜 크기가 드러난다.

사람을 많이 거느리는 것과 사람을 많이 세우는 것은 다르다.

지배자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늘리려 한다.

좋은 지도자는 자신에게만 의존하는 사람을 줄이려 한다.

지배자는 자기 그림자를 넓힌다.

좋은 지도자는 다른 사람이 빛을 받을 자리를 넓힌다.

그림자는 커질수록 다른 것을 가린다.

빛은 넓어질수록 더 많은 것을 보이게 한다.

이것이 지배 없는 발전이 지향하는 지도자의 모습이다.

생각해 보라.

등대는 배를 지배하지 않는다.

바다에 있는 배에게 명령하지도 않고, 어느 항구로 가야 하는지 대신 결정하지도 않는다.

다만 위험한 곳을 밝히고 방향을 알려 준다.

배는 자기 목적지를 향해 항해한다.

좋은 지도력도 등대와 닮아야 한다.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 주는 것이 아니다.

사람이 자기 길을 갈 수 있도록 기준과 방향을 밝히는 것이다.

누군가를 영원히 따라오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항해할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다.

그런데 어떤 지도자는 등대가 아니라 예인선이 되기를 좋아한다.

모든 배를 자기 뒤에 매달아 놓고 움직인다.

처음에는 안전해 보인다.

그러나 예인선이 멈추면 모두 멈춘다.

그것은 발전이 아니라 의존의 확장이다.

지배 없는 발전은 각자의 배가 항해할 힘을 갖도록 하는 일이다.

물론 함께 지켜야 할 항로와 규칙은 필요하다.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약속해야 하고, 위험을 공유해야 하며, 문제가 생기면 책임 있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그 규칙의 목적은 사람을 묶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안전하게 움직이게 하는 데 있다.

좋은 질서는 자유를 없애지 않는다.

좋은 질서는 더 많은 사람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이것이 지배 없는 발전의 세 번째 역설이다.

진정한 자유는 책임이 사라질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책임이 공정하게 자리 잡을 때 열린다.

이제 발전의 방향을 다시 물어야 한다.

우리는 더 큰 조직을 원하는가, 더 성숙한 사람을 원하는가.

우리는 더 강한 통제력을 원하는가, 더 깊은 신뢰를 원하는가.

우리는 더 많은 추종자를 원하는가, 더 많은 실천자를 원하는가.

우리는 내 말 한마디에 움직이는 사람을 원하는가, 스스로 생각하고 함께 책임지는 사람을 원하는가.

이 질문은 기업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가정에도 해당하고,

학교에도 해당하며,

지역 공동체에도 해당한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모든 결정을 대신한다면 자녀는 보호받을 수 있지만 성장하기 어렵다.

스승이 제자에게 지식을 전하면서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제자는 많이 외울 수 있지만 새롭게 생각하기 어렵다.

지도자가 공동체를 위해 헌신하면서도 모든 것을 자신이 결정하려 한다면 공동체는 그 사람에게 감사하면서도 결국 그 사람에게 갇힐 수 있다.

사랑도 지배가 될 수 있다.

헌신도 지배가 될 수 있다.

좋은 뜻도 지배가 될 수 있다.

이것이 인간관계의 가장 어려운 역설이다.

“다 너를 위해서야.”

이 말은 때로 진심이다.

그러나 그 말이 상대방의 생각과 선택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가 되는 순간 사랑은 숨이 막힌다.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을 내 뜻대로 만드는 일이 아니다.

그 사람이 자기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진정한 지도력도 같다.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자기 능력으로 세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것이다.

그래서 지배 없는 발전은 경제이론만이 아니다.

인간을 대하는 태도다.

상대방을 통제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태도.

사람의 능력을 자신의 권력보다 귀하게 여기는 태도.

자신이 없어도 다른 사람이 성장하기를 바라는 태도.

이 태도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만들어도 결국 새로운 지배가 생긴다.

반대로 이 태도가 있다면 작은 조직에서도 새로운 문명이 시작될 수 있다.

대표가 직원의 질문을 환영하고,

책임자가 실무자의 개선 제안을 듣고,

교육자가 수강생의 독립적인 판단을 존중하고,

생산자가 소비자의 사용 경험을 받아들이며,

소비자가 생산자의 전문성과 수고를 인정하는 곳.

그곳에는 사람을 작게 만드는 권력이 아니라 사람을 크게 만드는 관계가 있다.

이것이 우리가 찾아야 할 발전이다.

발전은 누군가를 높은 자리에 올려놓는 일만이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자기 발로 설 수 있게 하는 일이다.

시장이 발전했다는 말은 더 큰 기업이 탄생했다는 뜻만이어서는 안 된다.

좋은 생산자가 더 많은 기회를 얻고, 소비자가 자신의 필요를 더 정확하게 표현하며, 지역 공동체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뜻이어야 한다.

교육이 발전했다는 말도 더 많은 수료증을 발급했다는 뜻만이어서는 안 된다.

배운 사람이 자기 삶에서 더 정확하게 판단하고, 다른 사람을 도우며, 스스로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어야 한다.

조직이 발전했다는 말은 사람이 더 많이 모였다는 뜻만이어서는 안 된다.

그 사람들 가운데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뜻이어야 한다.

성장의 결과가 사람에게 남아야 진짜 발전이다.

이제 우리는 한 가지 아름다운 가능성을 볼 수 있다.

소유하지 않아도 생산에 참여할 수 있고,

지배하지 않아도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세상.

소유 없는 생산이 생산의 문을 넓힌다면, 지배 없는 발전은 그 문으로 들어온 사람이 다시 누군가의 지배 아래 갇히지 않게 하는 원칙이다.

둘은 서로를 필요로 한다.

소유를 분산해도 권력이 한곳에 집중되면 새로운 지배가 생긴다.

참여의 기회가 넓어져도 판단과 정보가 소수에게만 묶여 있으면 사람은 여전히 종속된다.

그러므로 생산의 기회를 넓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사람이 자기 역할에 맞는 판단과 책임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생산의 확장은 인간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것이 새로운 시장이 지향해야 할 문명의 깊이다.

우리가 만들어야 할 것은 더 큰 왕국이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시장이다.

더 많은 사람이 질문하고,

더 많은 사람이 제안하고,

더 많은 사람이 실천하고,

더 많은 사람이 책임을 나누며,

더 많은 사람이 자기 역량을 발견하는 공동체다.

물론 이 길은 쉽지 않다.

권한을 나누는 것은 때로 불편하다.

다른 사람의 판단을 존중하려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키우려면 질투를 내려놓아야 한다.

자기 없이도 돌아가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자신의 중요함을 과시하려는 마음을 이겨야 한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 속에서 새로운 지도력이 태어난다.

모든 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조직을 만드는 일보다,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움직이는 조직을 만드는 일이 더 어렵다.

그래서 더 가치 있다.

오늘의 결론은 분명하다.

지배 없는 발전은 권한이 없는 세상이 아니다.

권한이 책임으로 작동하는 세상이다.

지도자가 없는 세상이 아니다.

지도자가 사람을 지배하는 대신 사람의 가능성을 열어 주는 세상이다.

질서가 사라지는 세상이 아니다.

질서가 사람을 억누르지 않고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세상이다.

이제 우리는 발전의 크기를 다르게 재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따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기 길을 찾았는가.

얼마나 많은 결정을 내가 내렸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스스로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

얼마나 큰 조직을 거느렸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의 가능성을 열었는가.

진짜 지도자는 자신이 없어도 사람들이 길을 잃지 않게 만드는 사람이다.

진짜 조직은 한 사람의 능력에 매달리는 조직이 아니라 서로의 역량을 키우는 조직이다.

진짜 발전은 누군가의 그림자가 커지는 일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햇빛을 받는 일이다.

지배 없는 발전.

그것은 권력을 버리고 무질서로 가자는 선언이 아니다.

권력을 책임으로,

명령을 이해로,

의존을 자립으로,

복종을 참여로,

추종자를 실천자로 바꾸자는 선언이다.

세상을 발전시킨다는 이유로 사람을 지배하지 말라.

사람을 성장시켜라.

내가 더 커지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이 자기답게 커지는 것을 기뻐하라.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을 늘리기보다, 스스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을 세워라.

그때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된다.

위대한 발전은 가장 높은 자리에 누가 앉았는가로 결정되지 않는다.

그 발전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기 발로 일어섰는가로 결정된다.

사람이 커질수록 권력은 가벼워지고,

권력이 가벼워질수록 사람의 가능성은 넓어진다.

그것이 지배 없는 발전이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가 만들어야 할 새로운 문명의 품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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