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연구와 사명감으로 지켜온 것들 전수해야 할 때
문화가 뿌리를 잃으면 지속 성장이 아닌 단절
한류 문화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엊그제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0년 기준 콘텐츠산업조사(2021년 실시) 결과 발표한 것을 보면 전체 규모가 14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국가승인통계로서 콘텐츠산업 분류에 근거해 11개 산업(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캐릭터, 지식정보, 콘텐츠솔루션)에 대한 통계정보를 체계적으로 제공하는 것의 발표이니 믿을 수 밖에 없다.
물론 우리 클래식과는 거의 무관한 종목들이겠지만 이토록 놀라운 문화 수출이라니 어안이 벙벙하면서도 한류의 막강한 위력을 실감케 한다. 그러나 이런 수출 호조에 그늘은 없는지를 살피는 것도 한류의 지속 성장을 위해선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우리 문화의 뿌리가 건강을 잃는다면 언젠가 그 문화는 변이의 변이를 거치면서 병 들거나 시들해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과다한 경쟁과 상업주의가 원형(原型)을 훼손하면서 방향을 잃고 좌초할 위험은 도처에 만연해있다. 그러지 않아도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거대한 중국마저 한류브랜드의 상표 도용으로 짝퉁 마케팅이 기성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그런데 우연히 초대받은 점심 식사 자리에서 우리 음식의 복원의 철학을 실현하는 분들을 만났다. ‘온전한 치유밥상’이다.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은 음식을 지키고 전수하려는 운동이다. 그러니까 왜 우리 조상들이 음식에 정성을 들이고 제철 음식을 통해 기운을 회복하는 식문화는 만들어 왔는지를 치유밥상이란 이름으로 회복하려는 것이다.
맛의 복원 못지 않게 맛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게 전달해야
음식이 드라마나 게임만큼의 돈을 벌지는 않겠지만 범람하는 방부제와 편이성에 길들여진 배달 푸드 세대에게 적어도 그 맛의 원형 하나쯤은 기억시키야 한다는 사명감이다. 그렇다. 이는 우리가 지켜야 할 중요한 선조들의 지혜이자 음식의 가치 유산이니 이를 전수해야 하는 책임이 우리세대에게는 숙제로 남아 있다.
기억에서 사라지려는 어머니의 손맛 복원. 오늘에 와서 가정 식탁은 물론 외식 문화에서 거의 찾기 힘들어진 맛을 잃은 세대에게 이 맛을 보여주는 것은 단순히 한끼를 먹는 즐거움을 넘어 기억의 회복이자 추억의 반추요 음식을 함께 한 이들과 기억되는 영원성이 있다. 이 날도 함께한 모두가 감격하는 것을 볼 때 맛은 평등의 원초성으로 신의 선물이 아닐까 싶다. 밥을 나누는 것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고 그것은 배려의 출발선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맛의 기억을 잃어버리고 산다는 것은 큰 것을 상실하는 아픔이다. 더 중요한 것은 뭘 잃어 버린것인지 조차를 모르는 ‘맛의 망각’이다. 그 원형을 잃어 버리면 비교가 안되기 때문에 더 발전할 발판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는 선진국에 진입했다. 어느 분야를 가릴 것 없이 품격과 질서, 존중과 배려의 덕목을 가치로 앞세워야 할 때다. 동시에 코로나19로 상처받은 마음과 정신을 위해 자신의 몸부터 돌보는 것이 급선무이고, 여기에 한 끼의 영감있는 식사가 회복력을 줄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다.
식사 후 내내 편안함이 느껴졌다. 잠에서 깨어나서도 뱃속의 안정이 곧 건강을 확인하는 것임을 느꼈다. 아는 것은 맛의 즐거움을 넘어 맛의 기억과 회상, 여기에 왜 음식이 치유인가를 체험한 것은 행운의 식사초대가 아닌가. 이를 지켜 온 분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K클래식 ‘날마다 소풍’과 동행하면서 맛의 진가 외국인들에게도 알릴 터
나아가 세계에 한국 음식이 서양과 어떻게 다른 특성과 건강에 좋은지를 알게하는 것 역시 한류에 빼 놓을 수 없는 중요한 한 종목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K-Classic은 서양의 극장 문화에서 보다 자연과 마당의 터에서 먹고 마시면서 즐기는 흥과 끼가 있고, 이게 세계의 트랜드가 된 것을 우리의 방탄 소년단이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때문에 외국인 100만을 넘은 오늘에 한국에 오는 외국인들과 다문화 가족 등에게 이것이 K푸드임을 맛보게 해야 한다. 얼쑤~ ! K클래식이 ‘치유밥상’의 손을 잡고 날마다 소풍을 함께 가고자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