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칼럼] 산재인정 사례: 점심식사 중에 발생한 뇌출혈 산재사고

[정봉수 칼럼] 산재인정 사례: 점심식사 중에 발생한 뇌출혈 산재사고

▲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구 소비자저널

[강남구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사건개요>

 

재해자는 1973년 11월 한국농촌공사에 입사하여 1998년 12월 승진한 뒤 2000년 11월경부터 한국농촌공사 연기대금지사 연기지소의 지소장으로 근무하여 왔다. 재해자는 2005년 3월 2일 12:10 경 연기지소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던 중 의식을 읽고 쓰러져 충남대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2005. 3. 13. 02:00 경 뇌내 출혈에 의한 뇌부종을 선행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

재해자의 유족은 본 공인노무사를 찾아와 사건을 의뢰하였습니다. 2005. 6. 8. 결정기관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 청구를 하였으나, 결정기관은 2005. 8. 10. 업무와 재해자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음을 이유로 지급불가 결정을 하였다.

유족은 2005. 9. 28. 이 사건 처분에 대하여 공단본부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05. 11. 21. 심사청구가 기각되었고, 2006. 1. 6. 산업재해 보상보험 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06. 4. 18. 재심청구가 기각되었다. 이에 유족은 2006년 8월 이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의 기각 결정 내용>

1.  산재보험법에 의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을 말하고 있다. 즉 업무와 질병과의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며, 이러한 상당 인과관계는 그 발병원인이 업무에 기인하였다거나 업무로 인하여 그 질병의 속도를 현저히 초과하여 악화시켰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사실이 있어야만 한다. 그리하여 그 사실에 근거한 의학적 소견에 의해 판단되어야 한다.

2.  재해자의 재해경위와 수행업무 및 의학적 소견을 종합할 때, 재해자는 2005.3.2 12:10분경 회사 인근 식당에서 직원들과 점심식사를 하던 중 눈을 비비는 등의 이상행위를 보여 119 구급차를 이용하여 충남대병원으로 후송되어 수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한 것이므로 업무수행 중 발병한 재해로 보기는 어렵고, 발병일 및 발병 전 최근 업무에서 뚜렷한 만성적 과로 또는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도 확인되지 않으며 다만, 2004년 경영평가결과 최하위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와 관할 구역이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선정되면서 평소 업무보다는 일부 업무가 과중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재해자의 위와 같은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뇌출혈이 발생한 것으로 보는 의학적 소견이 미흡하고 재해자가 가지고 있던 뇌출혈의 위험요인인 고혈압, 비만 등으로 인한 자연발생적으로 발병한 것으로 보는 소견이 다수이다. 따라서, 이 건 재해자의 재해를 업무와 상당인과 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

<유족의 주장>

1. 업무 수행성이 없는 휴게시간(점심시간)에 발생하였음.

반박: 대법원 판례에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 행위가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는 생리적 행위, 합리적, 필요적 행위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야 한다. (2004.4.25, 대법 2000다2023)

2. 재해 당시 및 재해 전 최근 업무와 관련 뚜렷한 만성적인 과로 또는 급격한 작업 및 근무환경의 변화가 없었음.

반박 : 2004년 7월에 연기지소의 담당지역 전체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선정되었다. 이것으로 인하여 민원이 많이 발생하였고, 피재자의 영농규모화사업이 차질을 빚어 피재자가 속한 연기대금지사가 전국 한국농촌공사 평가에서 최하위를 받게 되었다. 2005년 1월초에 새로이 부임한 지사장은 매월 1회의 간부회의를 월 2회로 늘리면서 각 지소별 추진실적에 대해 독려하였다. 특히 영농규모화사업은 수치상으로 평가되는 기준이 되므로 지사장이 많이 관심을 보였다. 이에 피재자는 1월과 2월에 지역의 인맥을 동원하고, 친인척을 통해 영농규모화사업을 추진하여 관할 지사 27명 직원 중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3. 재해 전날이 휴일이었던 점

반박 : 2월 28일(월) 에 농지사업과 관련하여 피재가가 다른 직원과 다툰 것이 이유가 되어 음주를 많이 하였고, 3월 1일(화, 휴일)에 집에서 쉬면서 영농규모화사업과 관련하여 농지소유인과 직접 전화를 하여 업무처리를 한 점을 보면, 휴일이었지만 업무와 관련하여 계속 농지사업에 대해 추진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관련 산재보험법의 구체적 내용>

1. 관련 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정의)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말한다.

제39조 (업무상 질병 또는 그 원인으로 인한 사망)

① 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은 별표 1과 같다.

[별표 1] 업무상 질병 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인정기준

1. 뇌혈관질환 또는 심장질환
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에 다음의 1에 해당되는 원인으로 인하여 뇌실질내출혈·지주막하출혈·뇌경색·고혈압성뇌증·협심증·심근경색증·해리성대동맥류가 발병되거나 같은 질병으로 인하여 사망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 질병으로 본다. 업무수행 중에 발병되지 아니한 경우로서 그 질병의 유발 또는 악화가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시간적·의학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도 또한 같다.
(1) 돌발적이고 예측곤란한 정도의 긴장·흥분·공포·놀람 등과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로 근로자에게 현저한 생리적인 변화를 초래한 경우
(2)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작업환경의 변화 등 업무상 부담이 증가하여 만성적으로 육체적·정신적인 과로를 유발한 경우
(3) 업무수행중 뇌실질내출혈·지주막하출혈이 발병되거나 같은 질병으로 사망한 원인이 자연발생적으로 악화되었음이 의학적으로 명백하게 증명되지 아니하는 경우
나. 가목(1)에서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라 함은 뇌혈관 또는 심장혈관의 정상적인 기능에 뚜렷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의 과중부하를 말한다.
다. 가목(2)에서 “만성적인 과로”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량과 업무시간이 발병전 3일 이상 연속적으로 일상업무보다 30% 이상 증가되거나 발병전 1주일 이내에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및 작업환경 등이 일반인이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바뀐 경우를 말한다.

2. 관련 판례(대법 2006.3.9. 선고 2005두13841)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정한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사망의 원인이 된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이 업무수행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더라도 적어도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그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되는 경우에는 그 입증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한 기초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때에는 그 입증이 있는 경우에 포함되는 것이고, 업무와 사망과의 인과관계의 유무는 보통 평균인이 아니라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법원의 판단 (대전지방법원 2007.4.18, 2006구합3836)>

재해자는 영농규모화사업과 관련된 연기대금지사의 실적 악화와 2005. 1. 경 새로 부임한 지사장의 독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 계획으로 말미암은 영농규모화사업 추진 업무의 양적, 질적인 강도 증가, 계속된 승진 누락과 마지막 승진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한 적극적 업무 추진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이 사건 사고 당시 2005. 1. 경부터 가중된 만성적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재해자는 이미 1998. 7. 경 뇌출혈이 발병하여 입원치료와 통원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사망 무렵까지 고혈압 등으로 치료를 받았는데, 그 동안 재해자의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가 재해자의 지병을 악화시켰을 것으로 보인다.

재해자의 사인은 뇌 내 출혈에 의한 뇌부종으로서 과거에 뇌출혈이 재발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재해자는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하여 과거에 발병하였던 뇌출혈이나 지병이었던 고혈압이 자연발생적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 또는 재발되어 뇌내 출혈로 이어져서 재해자가 사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사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정봉수 칼럼] 산재인정 사례: 점심식사 중에 발생한 뇌출혈 산재사고
▲사진=(인터넷) 한국경제신문사, “두 달간 349건 처리한 검사, 산재인정” 2022. 6. 13. 자, 2024. 5. 18. 구글검색 키워드, “과로사”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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