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경율모이] 작곡가 박영희의(Younghi Pagh-Paan) 내 마암 그리고 청주 음악 그룹 [나비야]의 함부르트 초청 음악회

[노유경율모이] 작곡가 박영희의(Younghi Pagh-Paan) 내 마암 그리고 청주 음악 그룹 [나비야]의 함부르크 초청 음악회

독한협회 한국축제 2023년 Koreanisches Festival 2023 (Deutsch-Koreanische Gesellschaft Hamburg) 독일 엘베강 지류로 남부 홀슈타인과 함부르크를 통과하여 흐르는 길이 56킬로미터 알스터강의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알스터 호수이다. 범선이 가득한 호수 주위는 한가롭게 산책하거나 조깅하는 함부르크 주민들이 있다. 알스터  호수를 향한 창문 안쪽으로 음악이 흐르는 건물이 있다. 함부르크 국립음대(Hochschule für Musik und Theater Hamburg) 이다. 독한협회 함부르크가 (회장: Prof. Dr. Benjamin Pißler) 매년 주최하는 한국 축제가 이곳 함부르크 국립 음대 오케스트라 스투디오에서 2023년  10월 14일  개최되었다. 한독간의 친선 교류 추진과 행사에 목적을 두고, 1984년에 창립된 함부르크 독한 협회는 매년 한국을 알리는 문화행사를 개최해왔다. 이 협회는 경제, 문화, 예술분야 등 폭 넓은 교류를 유도하고 있으며 함부르크를 중심으로 한국과의 유대를 강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한국 페스티벌의 오프닝을 장식한 음악 그룹 “나비야“는 22년 전, 현 청주시립국악단 수석 단원 나혜경대표 중심으로 창단되어, 전통문화예술의 보존과 전승을 앞장서서 이미 한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곳곳에 초대되어진, 유럽 현지인들에겐 일명 한국에서 오는 ”단골손님“ 음악 단체이다. 청주에서 입국한 4명의 (타악기: 나혜경, 대금:박노상, 바리톤:양진원, 가야금:김정기) 음악예술 사절단은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선사하는  독일인들 앞에서 용감한 전사와 같이 음악회의 열기에 땀을 흘리며 페스티벌을 열었고 또 미래를 기약했다. 대금 솔로 박노상은 (첫곡:영산회상) 정적으로 움직였던 멜로디를 천천히 유동시키며 공간을 달구었다. 김정기의 김죽파류 가야금산조가 바톤을 단아하게 이어 받았다. 나혜경의 장고 반주와 동행된 “얼시구, 좋다“ 여흥에 관객은 악기와 악기사이를 다시 한번 살펴본다. 우리 가락을 사귀어 보려는 관객의 추임새 같았다. 시간을 옮겨 현대로 진입한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리톤 양진원이다.  한국어 가사로 이루어진 재독여성 작곡가 박영희 작품 “내마암” (2017)과 이원주의 창작 가곡 “이화우-배꽃이 떨어진다” (2007-2013)의 정서는 이미 사랑과 이별을 아우르는 마음으로 관객에게  동조되었다. 이어진 장구 솔로 나혜경은 전통 음악의 3박자를 변환하여 단청의 색조를 구사했고 흔들리고 쪼개지는 리듬과 숨을 장구 양판에 흩뿌렸다. 주당을 풀어낸 뒤 다시 집안의 주당을 풀 듯 대금 솔로가 바람을 불렀다. 전통과 현시대를 매듭없이 풀어 내는 대금곡 “대바람 소리“는 대금의 명곡으로 일컬어지며 꾸준이 사랑받은 대금연주자 이상규의 작품이다. 관조적이고 명상적으로 과거와 현재가 직조되어 대나무의 기상과 절개를 나타내는데, 깊어가는 가을의 시간 속에 신석정의 “국화향기”가 젓대의 청공에서 뿜어 나왔다. 그리움으로 또는 호기심이나 문화적 체험과 경험으로 한국 축제에 발걸음을 옮겼던 청중들은 알스터호수에 떠있던 무지개가 녹인 경계없는 에너지를 소통했다. 글쓴이의 개인적인 감동을 하나 덧붙인다면 이번 행사, 세번째로 연주되던 박영희 작품 내마암의 재현이다. 박영희의 마음 시리즈는 1990년 그러니까 33년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자주 언급하고, 재탄생을 거듭하는 중요한 그녀의 작곡 키워드이다. 작년( 2022년) 박영희의 77세 생일 기념 포트레(초상화) 음악회에서 독일 음악 위원회 명예 회원 증명서가 박영희에게 전달되었는데, 그녀는 청중을 향해 “내마음을 오랫 동안 작곡했다. 마음으로 음악을 경청하기 바란다“ 라고 소감을 전달했었다. 만추를 내려놓는 내달11월 30일은 박영희의  78세 생일이다. 루이지노노를 추모했던 송강 정철 시의 마음 멜로디 “구만리”와“고운님“은  (바리톤:양진원) 특별히 오래 머물다 잔영했다.   글: 노유경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쾰른 대학교, 아헨대학교 출강 음악학박사, 공연평론가, 한국홍보전문가 독일, 서울 거주 ynhovon1@uni-koeln.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