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미 칼럼] 한국가곡의 울림, 세계의 언어로 피어나다

[손영미 칼럼] 한국가곡의 울림, 세계의 언어로 피어나다

‘한국가곡 국제콩쿠르 수상자 음악회’
K-가곡 슈퍼스타 본선 진출자들의 화려한 무대로 세계 각국 성악가들과 함께 KBS·두남재·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하나 되어, 한국가곡의 위상을 새롭게 각인시키다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2025년 10월 4일 저녁 7시, 추석 연휴가 시작된 첫 주말밤 롯데콘서트홀은 뜨거웠다.

‘한국가곡 국제콩쿠르 수상자 음악회’는 단순한 성악 무대가 아니었다.
세계 각국의 성악가들이 한국의 언어와 정서를 몸과 마음에 새기며, ‘가곡’이라는 예술을 새롭게 정의한 순간이었다.

그들은 한 곡의 노래를 위해 시를 외우고, 작곡가의 생애를 탐구하며, 한국 친구를 사귀고,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했다고 한다.
이들은 봄부터 한국어를 익히고, 정서적 교류와 편곡·레슨을 거듭하며 준비한 그들의 무대는 언어의 장벽을 넘어 ‘감정의 언어’로 피어났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건, 세계 각국 성악가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풀어낸 한국가곡의 다채로움이었다. 같은 〈보리밭〉이라도 음색과 호흡, 감정의 결이 달랐고, 그 차이가 오히려 노래의 깊이를 더했다.

또한 본선 무대에 오른 성악가들답게 음악적 완성도와 표현력은 탁월했다. 발성, 음색, 디테일 어느 하나 소홀함이 없었으며, 한국어의 억양과 숨결까지 섬세하게 살려냈다.
〈청산에 살리라〉, 〈고향의 노래〉, 〈박연폭포〉, 〈그리운 금강산〉, 〈금잔디〉, 〈어느 봄날〉, 〈아리아리랑〉 등 익숙한 곡들이 다국적 감성으로 재해석되어 낯설지만 더욱 깊은 울림을 전했다.

밀레니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풍성한 반주와 최영선 지휘자의 섬세한 리딩은 그 감동의 결을 완성했다.

특히 외국 성악가들의 노래 속에는 ‘곡을 해석하고 이해한 감정’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그들의 발음에는 어색함보다 진심이 있었고, 선율을 타는 호흡에는 한국적 정한(情恨)의 색채가 스며 있었다. 그것은 단순한 기교가 아니라, 노래를 통해 문화와 정서가 연결될 수 있음을 증언하는 순간이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던 밤, 롯데콘서트홀은 한국가곡이 ‘세계의 마음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된 뜻깊은 현장이었다.
한국 음악의 서정과 혼이 세계의 언어로 울려 퍼진 감동의 순간, 그 음악적 여운은 오래도록 관객의 가슴에 남았다.

앞으로 우리 가곡이 세계 무대에서 더욱 널리 울려 퍼질 영광의 순간이 사뭇 기대된다.

“음악은 말로 닿지 못한 곳까지 다다른다.”

— 하인리히 하이네

[손영미 칼럼] 한국가곡의 울림, 세계의 언어로 피어나다
▲사진=한국가곡국제콩쿠르수상자음악회 현장 ⓒ강남 소비자저널

▲사진=한국가곡국제콩쿠르수상자음악회 브로셔 ⓒ강남 소비자저널

▲사진=프랑스 테너 아르타바즈드 사르크산(좌)과 필자 ⓒ강남 소비자저널
▲사진=한국가곡국제콩쿠르수상자음악회 공연 후 기념촬영(좌로부터 호주소프라노 사만다 하그리브스, 그녀의 어머니, 최영선 지휘자, 필자) ⓒ강남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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