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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수 칼럼]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과 ‘유리한 조건 우선원칙’ 사이의 분쟁사례

[정봉수 칼럼]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과 ‘유리한 조건 우선원칙’ 사이의 분쟁사례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최근 법원의 판결이 기존과 달라 실무에서 혼선을 주고 있다. 예를 들자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조항이 근로자의 과반수 동의나 과반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적법하게 진행된 경우에도 이에 동의하지 않는 근로자는 계속해서 유리한 조건의 근로계약이 적용된다는 판결이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기업 대내외적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취업규칙에 규정된 기존의 근로조건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저하시킬 경우에는 비록 소수의 반대자가 있다 하더라도 회사 전체에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근로자 모두에게 적용된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동의하지 않은 소수의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에 유리한 조건을 가진 조항이 있다면 그 조항이 적용된다는 판결을 하고 있다. 이러한 판례의 근거는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롭게 결정하여야 하고(근기법 제4조), 취업규칙과 근로계약상 이견이 있을 때에는 근로계약의 유리한 조건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는 기준이다(근기법 제97조).

이와 관련해서, 근로계약과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에 관한 법령과 최근판례를 살펴보고, 적합한 근로계약 작성 방법에 대하여 검토해보고자 한다. 

 

<첫번째 사례 : 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가. 사실관계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자는 2014년 3월경 기본연봉을 70,900,000원으로 정한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위 기본연봉을 월로 환산하면, 5,908,330원이 된다. 사용자는 2014년 6월 25일 소속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인 “임금피크제 운용세칙”을 제정, 공고하였다. 이 세칙은 연봉계약에 따른 기본연봉을 정하고,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임금피크 기준연봉’의 60%, 정년이 1년 미만 남아 있는 근로자에게는 ‘임금피크 기준연봉’의 40%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용자는 2014년 10월 1일 부터 2015년 6월 30일 까지는 이 사건 근로자의 정년이 2년 미만 남아 있다는 이유로 월 기본급의 60%인 3,545,000원을, 2015년 7월 1일 부터 2016년 6월 30일(원고의 정년퇴직일)까지 월 기본급의 40%인 2,363,330원을 지급하였다. 이 사건 사용자가 2014년 9월 23일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 내역을 통지하자, 이 사건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임금피크제의 적용에 동의하지 아니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나. 판결내용

근로기준법 제97조는 개별적 노사 간의 합의라는 형식을 빌려 근로자로 하여금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따르게 하도록 하는 것을 막아 종속적 지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러한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97조를 다시 해석하면,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제시한 개별 근로계약 부분은 유효하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우선하여 적용된다.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의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해 유리하게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

 

<두번째 사례: 대법원 2017. 12. 13. 선고 2017다26138 판결>

가. 사실관계

 이 사건 사용자와 근로자는 실제 근무한 날짜가 월 20일 이상인 경우 60만원의 만근수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사용자는 자금상황이 악화되자 2016년 4월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자구계획안을 의결하고, 2016년 4월 26일에 소속 근로자 206명 중 144명(69.9%)의 근로자들로부터 “기본임금 외에 모든 약정수당을 폐지한다. <중략> 본 합의사항은 2016년 5월 1일 부터 시행한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안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동의서를 제출받았다. 사건 근로자는 변경안에 대하여 동의를 하지 않았고, 자구계획안에 의해 근로조건이 변경된 근로계약서에 서명하거나 날인하지도 않았다. 사용자는 자구계획안에 대하여 근로자들 과반수가 동의한 이상 근로자에게 약정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고, 변경된 근로계약 조건에 근거하여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지급해오던 만근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나. 판결내용

 취업규칙은 그것이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을 그 부분에 한해서만 무효로 하는 효력을 가질 뿐이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내용보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일 때에는 당연히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보다 우선하여 유효하게 적용된다. 또한 취업규칙이 근로계약과의 관계에서 최저 기준을 설정하는 효력만 가지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시점에 취업규칙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에 우선하여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불리한 근로조건의 변경을 위한 방법>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 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과반수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동의,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 그러나 근로자 개별 근로자의 근로계약서에 명시된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조건이 적법하게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에 반대하는 소수 근로자의 근로계약은 계속적으로 유효하게 유지된다. 앞에서 언급한 판결 사례는 모두 근로계약에 1) 확정된 연봉이 기재되어 있었고, 2) 근속수당이 명시되어 있었다. 이러한 경우에는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유리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절차를 통해 적법하게 변경된 경우라도 계속 유지된다.

위와 같은 사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근로계약서의 기재사항은 해당 근로자에 대한 특별한 내용만 기재하고, 나머지 다른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은 “취업규칙의 내용에 따른다” 라고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해야만이 차후에 근로조건의 불이익 변경을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 절차를 통해서 전체 근로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정봉수 칼럼]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과 ‘유리한 조건 우선원칙’ 사이의 분쟁사례
▲사진=(인테넷) 조선일보 “차등 성과급 500만원에 시끌… 현대차” 2021. 11. 29.자 – 2022. 9. 10. 구글 검색: 임금 불이익 변경 ⓒ강남구 소비자저널

 

 

 

 

 

김은정 대표기자
김은정 대표기자
강남구 소비자저널 발행인(대표), 대표기자로서 소비자평가/인물정보/통계발표/Goodboard 순위 발표 등 각 분야별 인물정보와 소비자평가 소식, 칼럼 등을 보도하고 있으며, 10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해외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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