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칼럼] 약정휴가와 노동법의 적용

[강남구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정봉수  /  강남노무법인

 

근로자가 업무와 상관없이 발생한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결근하는 경우에 유급으로 휴가를 부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소 혼란이 생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병가가 법정휴가인 경우에는 반드시 해당 근무 일에 또는 해당 기간에 대해 유급으로 휴일 또는 휴가를 부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순전히 회사의 재량사항인 경우에는 사용자의 승인,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으로 유급이나 무급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즉, 노동법 상 유급으로 정해진 경우에는 법정휴가가 되며, 노동법으로 정해지지 않고 회사의 재량에 따라 부여여부가 결정되면 약정휴가가 된다. 법정휴가는 연차유급휴가, 산전산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등이 있고, 약정휴가에는 경조휴가, 병가, 하계휴가 등이 있다. 이와 관련된 주요내용과 적용 사례를 살펴보고자 한다.

약정휴가는 사용자의 승인,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유급휴가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제공의무를 면제해주는 휴가로 경조휴가, 병가, 하계휴가, 특별휴가 등이 있다. 약정휴가는 연차유급휴가, 산전산후휴가, 배우자출산휴가와 같이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된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전통적 가치를 존중하고 근로자들의 복지차원에서 도입된 휴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약정휴가를 설정해놓지 않았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며, 그 약정휴가에 대해 회사의 재량에 따라 유급, 부분적 유급, 또는 무급으로 설정하여 운용할 수 있다.

경조휴가는 많은 회사들이 한국의 오래된 관혼상제의 전통에 따라 혼례와 상례에 관련하여 부여하고 있다. 그 대상범위나 부여일수가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연차유급휴가와 별개로 추가적으로 유급휴가를 부여한다. 본인 결혼의 경우 5일 이내, 직계가족의 사망시에 5일이내, 부모님의 환갑의 경우 1일을 부여한다.

병가는 근로자가 업무 외에 발생한 개인적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본인의 연차휴가를 이용하여 무급휴가를 말한다. 질병에 대해 법정 병가가 인정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본인의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여 요양을 해야 하고 또는 치료비 일체도 근로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다만, 공무원인 경우에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18조(병가) 규정에 의해 연60일까지 유급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병가규정이 없는 일반 회사의 경우에 근로자는 병가를 신청할 수 없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잔여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여 치료를 하여야 하고, 연차유급휴가를 모두 사용한 경우에는 무급휴직을 청구하게 된다. 근로자가 질병 또는 부상 치료를 위해 계속해서 결근하는 경우에는 회사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통상해고를 할 수 있다.

하계휴가는 연차유급휴가와 별도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한여름에 1주일이내에서 지급하는 약정휴가제도이다. 주로 제조업체서 집단적으로 사용하고,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에는 연차휴가를 대체해서 하계휴가로 사용하기도 한다.

 

 약정휴가 사용시 주로 발생하는 주요 질문내용은 다음과 같다.

(1) 경조휴가 시기변경권 불가능 및 소급 불가(행정해석: 근기68207-1452)

경조휴가는 노사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으로 경조일의 기념이나 경조사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해당 근로자에게 특정일 또는 특정기간에 유급으로 부여하는 휴가로서 사용자의 휴가시기 변경권행사가 불가능하고 또한 그 기일이 경과하면 휴가 사용목적이 소멸되어 휴가청구권 또한 소멸한다.

 

(2) 쟁의행위기간 중 경조유급휴가는 발생하지 않음 (행정해석: 근기68207-883)

근로기준법상 휴일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제공의무가 없는 날을 말하며, 근로기준법상 휴가라 함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무수령을 할 수 있는 상태임에도 사용자가 그날의 근로제공의무를 면제시켜 주는 것을 말한다. 노사간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이른바 약정휴일 또는 약정휴가의 경우는 근로제공의무가 없는 근로기준법상 휴일과는 달리 근로제공의무가 있는 날임에도 노사간 특약에 의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를 면제시켜 준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을 수령할 수 없고 사용자의 면제행위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였다면 약정휴일 또는 약정휴가 자체가 발생하지 아니한다. 다만 파업기간중 파업 미참석자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무제공을 수령할 수 있는 상태인지의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3) 휴직기간의 평균임금 산정방법 (행정해석: 퇴직연금복지과-518)

업무 외 부상이나 질병, 그 밖의 사유로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한 후 퇴직하게 된 경우에 평균임금을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퇴직금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며 (「근로기준법」 제2조), 이러한 방법으로 산출된 평균임금액이 당해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저액일 경우에는 그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하도록 정하고 있다. 평균임금 산정기간 중에 업무상외 부상 또는 질병으로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한 경우에는 그 기간과 그 기간에 지불된 임금은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되는 기간과 임금의 총액에서 각각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시행령 제2조). 따라서 근로자가 업무 외 부상이나 질병, 그 밖의 사유로 사용자의 승인을 받아 휴업한 기간일 경우에는 동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일수 및 임금을 대상으로 평균임금으로 산정하여야 하며, 휴직한 기간이 3개월을 초과하여 평균임금 산정기준기간이 없게 되는 경우에는 휴직한 첫 날을 평균임금산정 사유발생일로 보아 이전 3월간을 대상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아울러, 위와 같은 방법으로 산출된 평균임금액이 당해 근로자의 통상 임금보다 저액일 경우에는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하여야 한다.

 

(4) 약정휴가 사용변경은 취업규칙불이익변경 (행정해석: 근로조건지도과-1774)

회사에서는 직급근속년수에 따라 1년에 5~10일의 ‘건강휴가’를 부여하고 있고 그 사용시기에 관하여는 별도의 제한을 두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종전에는 ‘건강휴가’의 사용시기에 대하여 아무런 조건없이 허용하다가 이를 연차유급휴가 소진 이후에만 사용할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자유로운 사용이 제약되는 것으로, 이는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고 따라서 소정의 동의절차(근로기준법 제94조제1항)를 거쳐야 유효하게 적용될 수 있다.

 

약정휴가는 전적으로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 규정된 경우에 한해서 사용할 수 있다. 병가의 경우에도 법정휴가로 인정하는 국가가 많은 관계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당연히 병가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상기한 바와 같이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병가는 약정휴가에 해당된다. 따라서 이러한 약정휴가를 잘 이해함으로써 중견기업에서는 휴가를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한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고, 소규모 열악한 사업장의 경우에는 사업장 수준에 맞는 근로조건을 설정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사진=(인테넷) 매일노동뉴스 (“노동자 권리찾기 필수템”) 2021. 1. 14. (이미지 소개), 2023. 1. 14. 구글 검색 : 약정휴가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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