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칼럼] 미용실 헤어디자이너와 미용실 인턴의 근로자성 판단 사례

[강남구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사진=정봉수 노무사   /  강남노무법인 ⓒ강남구 소비자저널

 

미용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규모 사업장이다. 최근 미용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미용업계에서 발생되는 대표적인 노동사건이 헤어디자이너를 개인사업자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출에 비례하여 수수료를 지급함으로써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제외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형식상 개인사업자 같지만 실제로 사업주의 인적∙업무적 구속력을 강화함으로써 근로자로 판단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헤어디자이너를 보조하며 업무를 배우는 미용실 인턴의 문제이다.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2~3년 정도의 인턴 생활을 거쳐야 하는데, 이 기간 동안에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며 장시간 업무를 하고 있다. 인턴이 근로자인 경우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고, 최저임금 연장근로수당 휴게시간 연차휴가 퇴직금 등이 적용된다.

 

이런 문제들과 관련하여 미용업계에 종사하는 헤어디자이너와 미용실 인턴의 근로자성을 판단사례를 통해서 판단기준을 이해하고 자 한다.

 

<헤어디자이너의 퇴직금 미지급 사건>

경기도 부천의 미용실에서 근무하였던 헤어디자이너가 2012년 6월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받지 못하였다고 관할 노동사무소에 진정을 제기하였다.

 

1. 사실관계

미용실A와 헤어디자이너가 입사시에 작성한 계약서에 따르면, 퇴직 후 4Km 이내에서 미용업무에 종사하면 2000만원의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었다. 헤어디자이너는 퇴직 후 400미터 떨어진 위치에서 미용실을 개업하였다. 이에 미용실A는 개업한 헤어디자이너를 상대로 경업금지 계약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이에 헤어디자이너는 미용실A를 상대로 근무기간에 대해 퇴직금을 받지 못하였다고 반소를 제기하였다. 결론으로 미용실A가 제기한 경업금지약정은 무효로 판단되었고, 오히려 헤어디자이너가 제기한 반소가 인정되어 헤어디자이너는 근로자로 인정받아 미지급 퇴직금을 인정받았다.

 

2. 법원의 판단기준:

1) 이 사건 근무약정상 피고가 원고와 마찬가지로 ‘독립된 사업주체’라는 취지로 표시되어 있으나, 원고는 헤어디자이너들의 근무장소, 근무시간, 근무일수, 근무방법 등을 정하고 헤어디자이너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독려하였을 뿐만 아니라 헤어디자이너들이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 부과 및 고객 배당 제외 등 상당한 제재를 가한 점,

2) 헤어디자이너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날 휴무할 수도 없었고, 휴무일 이외에 경조사, 질병 등으로 휴무하게 되는 경우 원고에게 그 증빙 자료를 제출하여야 하였던 점,

3) 이 사건 근무약정상 원고의 서면 동의 없이는 다른 미용실에서 헤어디자이너로 일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등 헤어디자이너들은 계약상으로나 실제상으로나 이 사건 미용실에 전속되어 오직 원고만을 위하여 일하였고, 계약기간 또한 자동갱신 되어 계속성을 가졌던 점,

4) 헤어디자이너들이 제3자로 하여금 이 사건 미용실에 출근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신 수행하도록 할 수도 없는 것으로 보여, 그 업무의 대체성을 인정하기도 어려운 점,

5) 헤어디자이너들이 그 미용 업무 수행을 위하여 사용하는 미용도구나 비품들 대부분을 원고가 제공한 점,

6) 원고는 피고에게 피고가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한 처음 몇 달간은 매월 일정 금원을 지급하다가, 몇 달 후부터는 피고의 매출액에 따라 산정한 금원을 매월 지급하였는데, 그 전후로 피고의 근무형태에 어떠한 변화가 생겼다고는 보이지 않는 점,

7) 이 사건 근무약정상 징계해고사유로 볼 수 있는 사유들을 해지사유로 정하고 있는 점, 원고는 헤어디자이너들이 이 사건 미용실에서 근무하면서 지득한 고객정보와 관련하여 이를 유출하거나 이 사건 미용실을 그만 둘 때 가져가는 행위를 금지한 점 등

8) 제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보수액이 기본급 등의 정함이 없이 그 매출액에 비례하여 산정되었고, 사업자등록을 하여 사업소득세 등이 원천징수 되었으며,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근로의 대가인 임금을 받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3. 평가

헤어디자이너의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노동부와 법원의 판단기준은 근로자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외형상 계약형태만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실제 업무수행 중에 사용자의 구속이 얼마만큼 이루어졌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일반적으로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근로자는 근로자가 아닌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 판단기준 법리에 따라 전체적으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검토 후 판단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미용실 인턴의 근로자 여부 관련 사례>

 

1. 사실관계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헤어디자이너 자격증이 있더라도 미용실에서 2~3년의 인턴 과정을 거쳐야 정식 헤어디자이너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헤어디자이너들은 미용실과 개인 매출액에 대한 수수료 계약을 맺고 독립사업자로서 활동을 한다. 따라서 이러한 독립사업자가 되기 위한 과정에 있는 인턴들을 미용실은 교육생으로 보고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고 교육비 명목으로 월 170~2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지급하는 보수에서도 개인사업자 소득세인 3.3%만 공제하고 있다. 그러나 인턴은 일주 6일 동안 매일 8시간 동안 교육이 아닌 실질적인 근로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인턴들의 근로자성은 실제적으로 부정하기 어려우며, 근로자인 경우, 사업주가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 미용실 인턴의 근로자성 판단

미용실의 인턴교육은 펌-드라이-컬러-커트 순(順)으로 각 단계별 6개월 정도를 거쳐 진행된다. 헤어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2~3년의 인턴과정을 거쳐야 하고, 헤어디자이너를 통해 미용기술이 전수되는 도제적 관계에서 이루어진다. 형식적으로는 업무를 배우는 과정에 있지만, 사실상 업무시간의 대부분을 청소, 정리정돈, 고객 샴푸, 드라이, 헤어디자이너 보조를 하면서 보내기 때문에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고, 이 과정에서 교육실습이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인턴의 근로관계를 볼 때, 순수한 교육생으로 보기 어렵고 업무와 교육이 혼재된 형태라 할 수 있다.

 

3. 인턴에 적용되는 근로기준법 내용

인턴사원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이상 미용실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조건을 준수하여야 한다.

(1)  최저임금 이상 지급해야 한다.

(2)  연장근로: 현재 인턴사원이 1일 8시간, 1주 6일 근무하여, 1주일에 8시간 연장근로를 한다. 그에 대한 가산임금 50%를 계산하여 지급해야 한다.

(3)  휴게시간: 근로시간 4시간인 경우 30분, 8시간인 경우 1시간 휴게시간 보장

(4)  연차유급휴가: 위의 최저임금과 연장근로와 별도로 1년에 15개의 연차유급휴가를 근로일 기간 중에 유급으로 부여해야 함.

(5)  퇴직금: 인턴이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하는 경우에는 계속근로연수 1년에 대해 30일의 평균임금을 계산해서 지급해야 함.

(6)  임금소멸시효: 최저임금, 연장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 퇴직금은 모두 3년간의 소멸시효가 있으므로 근무기간 중 또는 퇴직하였더라도 3년 기간에 대해 소급하여 청구할 수 있고, 사용자는 예외 없이 지급해야 하고 이를 위반 시 형사처벌 될 뿐만 아니라 민사상 지급의무를 진다.

 

4. 평가

미용실 인턴들이 도제적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노동법상 근로자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최소한 법정기준에 맞는 임금설계와 근로시간 할당을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우선 급여관리에 있어 식대비나 기숙사 지원비, 기타 수당을 등을 모두 기본급으로 포함하여 최소한 최저임금이상 지급하여야 한다. 근로시간의 계산에 있어서도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과 개인의 교육시간을 분명히 구분, 운영하고 실제로 업무를 제공하는 시간에 대해서만 임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개선하여야 할 것이다.

 

<종합의견>

미용실의 경우 대체로 소규모로 운영되는 형태의 사업이지만, 근로기준법이 적용되기 어려운 사업장으로 보아서는 아니 된다. 미용실에 종사하는 헤어디자이너의 경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계약의 명칭이나 근로자로서 등록여부와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사용종속 관계를 유지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근로자성이 판단된다는 것에 유의해야 한다. 또한 미용실의 인턴의 경우에도 교육생, 훈련생으로만 간주할 것이 아니라 정식 근로자로서 판단하여 임금이나 근로시간에 대해 근로기준법상의 기준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진=(인테넷) 머니투데이 (“헤어디자이너”) 2018. 7. 26. (이미지 소개), 2023. 2. 11. 구글 검색 : 헤어디자이너 근로자성 ⓒ강남구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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