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수 칼럼] 텔레마케터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 최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정봉수 칼럼] 텔레마케터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 최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I. 들어가며 텔레마케터는 전화나 전자적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상품·서비스를 안내하고 판매·가입을 권유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업종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담원으로 고용되기도 하지만, 보험모집·금융상품 판매·회원모집·부동산 판매 등에서는 위촉계약, 용역계약 또는 수수료 계약의 형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계약서에 “위촉직”, “개인사업자” 또는 “자유소득자”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2026년 8월 현재 대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보다 실제 노무제공 관계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 근무시간·장소에 대한 구속, 독립사업자로서의 위험 부담, 보수의 성격, 계속성·전속성 및 조직 편입 정도 등을 종합하여 근로자성을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기본급의 유무, 사업소득세 납부, 4대보험 미가입과 같이 사용자가 거래구조를 통해 정할 수 있는 외형적 요소는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 확립되어 있다. 이 글은 종전의 텔레마케터 근로자성 사례를 유지하되, 2016년 카드론 텔레마케터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2024년 및 2026년의 최근 근로자성 판례를 반영하여 판단기준을 다시 정리하고, 과거 노동부 행정해석의 의미를 현재 판례법리에 비추어 재검토하고자 한다. II. 근로자성 판단기준 1. 기본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도급·위촉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한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즉 ①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이에 구속되는지, ③ 노무제공자가 작업도구나 영업수단을 스스로 마련하고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는지, ④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독립사업자인지, ⑤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 ⑥ 기본급·고정급, 세금 및 사회보험의 처리 형태,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의 정도 등을 살핀다.[1]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체크리스트처럼 기계적으로 같은 비중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업무의 실질적인 통제와 조직 편입을 중심으로 전체 관계를 평가하여야 하며, 기본급이 없거나 실적수수료로만 보수를 지급받는다는 점, 사업소득세를 납부한다는 점,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그 자체로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다.   2. 최근 대법원 판례가 강조하는 판단방향 대법원은 2024년 지입차주 사건에서 노무제공자가 차량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일부 유지비를 부담하며 사업자등록과 부가가치세 신고 등 사업주 외관을 갖추고 있었더라도, 사용자가 직영기사와 마찬가지로 업무지시를 하고 근태·업무수행을 관리하며, 노무제공자가 사실상 특정 사업에 전속되어 독립적인 이윤·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2] [3] 또한 대법원은 2026년 택시협동조합 사건에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일부 근로자성 징표가 부족하거나 조합원과 같은 다른 법적 지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명확히 하였다. 이 판결은 텔레마케터의 경우에도 위촉계약, 사업소득 신고, 성과급 중심 보수 등 몇 가지 외형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 준다. 3. 텔레마케터에 적용할 때 특히 중요한 요소 텔레마케터 업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근로자성을 강하게 뒷받침할 수 있다. 회사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독점적으로 배정하고, 통화 스크립트·상담방식·금지행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며, 통화량·통화시간·녹취내용·실적을 전산으로 관리하고, 지각·결근·업무규정 위반 시 DB 배정 축소, 수수료 삭감, 경고 또는 계약해지와 같은 실질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경우이다. 또한 회사 사무실의 지정 좌석에서 회사가 제공한 컴퓨터·전화기·전산망을 사용하고, 제3자에게 상담업무를 대체시키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회사의 상시적인 영업조직에 편입되어 계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종속성이 강화된다. 반대로 근무시간·장소를 스스로 정하고, 고객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며, 회사가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이나 실적관리 기준을 정하지 않고, 본인의 비용과 책임으로 독립적인 영업을 하며, 여러 사업자의 상품을 자유롭게 취급하고 제3자를 통해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등 실질적인 사업자성이 인정된다면 근로자성이 약해질 수 있다. 결국 “성과급 지급”이나 “위촉계약”이라는 단일 요소가 아니라 실제 영업구조 전체가 판단 대상이다. III. 근로자로 인정된 텔레마케터 사례 1. 원거리 판매 텔레마케터 사건 서울행정법원은 사회복지법인에서 월간지 판매 및 후원금 모집 업무를 수행한 텔레마케터에 대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 회사는 예상후원자 정보를 제공하고 우편물의 내용과 업무방식을 통제하였으며, 업무회의와 수시교육을 통해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매일 상담결과를 보고받았다. 평일 10시부터 17시까지 회사의 텔레마케팅실에서 근무하도록 하였고, 출결표를 작성하면서 출근수당과 만근수당을 지급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근무시간·장소의 구속,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감독, 회사가 제공한 업무수단,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4] 2. 카드론 전화권유판매원 사건 – 대법원 2016다29890 판결 이 사건은 텔레마케터의 근로자성에 관한 가장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다. 은행과 “섭외영업위촉계약”을 체결한 전화권유판매원들은 은행이 제공한 고객 DB를 이용하여 카드론을 홍보하고 신청을 권유하였다. 원심은 출퇴근 의무가 명확하지 않고 고정급이 없으며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근로자성을 부정하였으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이 특히 주목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은행은 단순한 법규준수 안내를 넘어 상담의 끝인사, 고객의 거절에 대한 대응문구, 고객 유형별 구체적인 대사까지 담은 업무운용수칙과 스크립트를 제공하였다. 둘째, 규정위반이나 업무수행 불량에 대하여 수수료·인센티브를 차감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고, 통화량·통화시간이 전산에 기록되며 필요할 경우 녹취내용을 확인하였다. 셋째, 은행의 정규직 매니저들이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면서 30분 내지 1시간 단위로 고객 DB를 배정하고 실적을 관리하였다. 지각·조퇴·결근에 대한 형식적 징계가 없더라도 그만큼 DB를 적게 배정받아 수입이 감소하므로 실질적인 불이익이 존재하였다. 넷째, 사무실·컴퓨터·전화기 등 업무수단을 은행이 제공하고 업무대행이 금지되었으며, 계약상 업무 외의 추가 업무도 은행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였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전화권유판매원들이 은행에 근로의 대가를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텔레마케터가 실적수수료를 주된 보수로 받고, 출퇴근 위반에 대한 전통적인 징계가 없으며,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5] IV. 근로자성이 부정된 과거 사례와 현재의 평가 1. 보험모집 텔레마케터에 관한 과거 행정해석 2001년 노동부 행정해석은 보험상품을 전화로 판매하는 위촉직 텔레마케터에 대하여, 모집활동을 자신의 재량과 역량에 따라 수행하고, 실적이 없는 경우 지급되는 수당이 없으며,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고 지각·조퇴·결근에 대한 징계나 수당삭감 제도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근로자성을 부정하였다. 이 행정해석은 계약의 자율성, 실적연동 보수 및 제재의 부재를 독립사업자성의 주요 징표로 보았다.   2. 기획부동산 텔레마케터에 관한 과거 행정해석 2006년 노동부 행정해석도 토지 판매 텔레마케터에 대하여 근무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일정한 고정급이 지급되더라도, 고객유치부터 계약체결까지 본인의 판단으로 영업하고 주된 수입이 고액의 판매수당이며 사업소득으로 신고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성을 부정하였다.   3. 현재 판례법리에 따른 재검토 위 행정해석들은 당시의 사실관계에 관한 판단자료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2016년 대법원 텔레마케터 판결 이후에는 그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행정해석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며, 특히 “사업소득 신고”, “실적수수료 중심 보수”, “명시적 출퇴근 징계의 부재”와 같은 요소는 현재 판례에서 결정적인 부정요소로 보기 어렵다. 텔레마케터가 회사가 마련한 조직과 전산시스템 안에서 회사가 제공한 DB와 스크립트를 사용하고, 실적·통화내용· 근무상태에 대한 관리와 불이익을 받는다면 실질적인 지휘·감독이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과거 행정해석과 유사한 계약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업무수행 구조가 2016년 대법원 사건과 유사하다면, 고정급이 없고 위촉계약 형식을 취했더라도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정봉수 칼럼니스트] 중소기업의 사내 연구소 소장이 근로자인지 여부 판단

[정봉수 칼럼니스트] 중소기업의 사내 연구소 소장이 근로자인지 여부 판단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최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에 대한 판단 사건이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25년 3월 20일자에 대법원은 ‘인력업체 간병인’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결하였고, 같은 해 3월 24일에 부산지방법원은 ‘프로축구 유소년팀의 감독과 코치’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결하였다. 3월 26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노래와 춤을 가르치는 ‘실버강사’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판정하였다. 이렇게 다양한 직종의 직업들에 대해 근로자성 여부를 묻는 사건들이 많아졌다. 최근에 필자도 중소규모의 화장품 제조회사의 ‘연구소장’이 퇴직하면서 지난 4년간 사용하지 못한 미사용연차수당을 받아 달라고 요청한 사건을 맡게 되었다. 회사는 연구소장이 ‘비등기 이사’이지만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연차휴가 청구권이 없다고 하면서 수당 지급을 거부하였다. 이것은 비등기 이사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이 된다고 하면 근로기준법상의 모든 규정이 적용이 되고, 근로자가 아니라고 하면 미사용 연차수당도 청구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비등기 이사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i) 근로자성에 관한 기준 판례를 토대로, (ii) 유사한 사례에 있어서 근로자성 판단 잣대를 참작하여, (iii) 실제 사실관계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러한 판단 기준은 비등기 이사의 근로자성 판단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례의 기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에“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1)임금을 목적으로 (2)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 대법원은 2006년 ‘종합반 입시강사’의 근로자성 판단에서 사용종속관계의 개념을 도입하였다 (대법원 2006.12.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종합반 입시강사의 근로자성). 사실상 이 기준을 가지고 근로자성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각 직업과 그 직업의 내용을 가지고 판단하고 있다. 즉, 이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가지고 각 업무의 판단잣대를 끌어내서 그 기준을 가지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 판례의 기준은 주요 논점을 3가지로 정리하고 있다. (1)첫째, 계약의 형식이 아닌 실질적인 관계를 가지고 파악해야 한다. (2)둘째, 사용종속관계의 판단기준을 10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이 기준은 업무수행과 관련되는 인적 종속성과 보수의 특성과 관련되는 경제적 종속성으로 나눌 수 있다. (3)셋째, 그 판단기준이 사용자의 우월한 경제적 지위에 기인하는 것이면 근로자성 판단에서 높은 가중치를 두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2)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②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③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④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⑤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⑥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⑦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⑧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⑨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⑩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3)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   <임원의 근로기준법 적용여부>  근로기준법의 보호 대상이 되는지의 판단 기준으로 판례는 등기임원인지, 비등기임원인지를 가장 중요하게 봤다. 먼저 ‘등기임원’의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 등기임원은 상법상 정해진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를 위임받아 처리하는 자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지급받는 자로 보지 않는다. 등기임원은 회사의 주요한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하는 권한이 법적으로 부여돼 있고 이를 통해 회사의 경영에 참여할 정도의 권한과 책임을 가지므로 사용종속관계에 놓여 있는 근로자로 보지 않는 것이다. 반면에 ‘비등기임원’의 경우에는 상법상 권한과 책임이 부여돼 있지도 않고, 중간관리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사실상 업무집행권을 가진 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판단한다.  하급심 판례이지만 “이사라는 지위는 형식적ㆍ명목적인 것으로서 대표이사의 지휘ㆍ감독 아래 자신이 맡은 부서의 업무를 계속 처리하는 관계에 있었고, 그에 대한 대가로 매월 정액의 월급여와 상여금 등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지위에 있는 비등기이사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다 (서울남부지법 2004.04.22, 선고 2003가합6980 판결). 아울러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2003.9.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 잣대와 관련 사례>  1. 업무집행권 보유 여부  실질적으로 집행이사로서의 권한이 없고, 집행권한을 가진 대표이사의 관리감독을 받으면서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는 비록 등기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법원은 “원고가 비등기이사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도 상법상 이사 위임사무 외에 종래에 담당하고 있던 업무를 대표이사와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3.9.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하지만 대법원은“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그가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해 임원의 판단 기준을 설시하고 있다 (대법원 1992.12.22. 선고 92다28228 판결). 여기서 말하는 ‘업무집행권’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경영이나 사업 운영에 관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정을 실행할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이러한 업무집행 권한은  단순히 지시나 감독을 하는 수준을 넘어,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그 결정을 최종적으로 책임지고 수행하는 권한을 의미한다. 하지만 ‘비등기 임원’의 경우에도 실질적으로 회사 내에서 업무집행 권한을 행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의 ‘업무집행권’은 (i) 회사 예산을 집행하거나, (ii) 인사권·결재권을 갖고 부하 직원을 지휘·감독하거나, (iii)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여 계약을 체결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이 법원에서는 회사 경영에 있어 독립성과 책임성을 가진 업무를 집행한다면, 비등기임원을 일반적인 의미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닌 ‘사용자’로 보고 있다. 대법원은 “원고가 피고회사의 평택공장의 공장장으로 근무하던 중 ‘이사’직급으로 승진했는데, 승진 후에도 매일 위 공장으로 출근해 종전부터 해 온 공장장으로서의 업무를 처리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가 피고회사의 이사라는 직책으로 근무했다 하더라도 실제로는 매일 위 공장에 출근해 종전부터 해 오던 공장장으로서의 업무를 처리하면서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었던 이상 여전히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2000.9.8. 선고 2000다22591 판결).   2. 보수 등의 현저한 우대 K항공에서 해외영업 부문의 ‘비등기임원(상무)’의 경우에도 업무의 위임관계를 인정한 것의 중요한 잣대를 근로자인 일반직원과 큰 차이가 있는 보수와 처우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판례에서는 먼저‘퇴직금’과 관련해,“그 처우에 있어서도 사원과 달리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위 규정에 따른 근무연수당 지급률은 최소 3배로 일반 퇴직금의 훨씬 놓은 금액이다. 또한 ‘보수’도 사원과는 다른 체계로 정해지는데, 연봉도 3억 원으로 다른 근로자들의 2배 내지 3배의 연봉을 수령하였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에서는 임원으로의 특별한 처우도 근로자성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 (대법원 2017.11.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일반적으로 일반 근로자와 이사의 경우에는 엄격하게 구분되어 있고, 이러한 구분된 근로조건을 근로자성 판단에서 큰 비중을 가지고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대법원에서는 ‘취업규칙 및 임원인사 규정’에 의하면, “피고의 임원과 그 밖의 직원의 지위는 엄격히 구분되며, 사원에서 미등기임원으로 선임된 경우에는 사원으로서 퇴직한 것으로 간주하여 퇴직금을 지급한다. 그리고 미등기임원에 대하여는 직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등기임원 보수에 준하는 보수와 임원 재직 기간만을 통산한 퇴직금을 지급하며, 복리후생 등의 모든 처우도 해당 직위의 등기임원에 준하여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원고도 등기임원과 동일하게 상무의 직위에 해당하는 처우를 받음으로써 일반 직원보다 현저하게 우대한 보수와 자동차, 스포츠회원권 제공 등의 차별화된 복리후생의 혜택을 받았다”고 판시하고 있다 (대법원 2017.11.9. 선고 2012다10959 판결). <검토의 시사점>   ‘비등기이사의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업무집행권’이 있는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하고 있다. 업무집행권은 업무와 근로자에 대해 관리감독을 하는 실질적인 사용자인지 여부를 가지고 판단한다. 그리고 그 밖에 부수적으로 임원으로서의 급여와 처우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임원은 일반근로자 보다 월등한 급여와 처우를 가지고 독자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성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의 업무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반근로자와 처우 등에서 큰 차이가 없는 경우에는 등기임원이나 비등기임원 여부와 상관없이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임원의 근로자성 판단에 있어서는 임원이 ‘업무집행권’이 있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그 급여나 처우 등을 고려하여 판단해야 함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사진=장애인 보호 그림(그림 : 정하은) ⓒ강남 소비자저널

[정봉수 칼럼] 근로자성 판단기준과 체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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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제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직업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그 중에는 근로자성과 사용자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직업이 존재함에 따라 점점 근로기준법상 ‘근로사성’ 판단이 모호해지고 있다. 기업은 더 많은 이윤 창출과 서비스의 전문성 등을 이유로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대신 외주화와 같이 간접고용을 선호하고 있다. 이러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