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김 : K클래식문화재단을 만들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탁 : K 클래식이 지난 10년 브랜드 알리기와 창작 작품들을 개인적으로 만들어 왔습니다. 브랜드는 보통 명사화되다시피 해서 지금은 누구나 사용하는 한국 클래식의 상징 키워드가 돼버렸습니다. 조성진, 임윤찬, 정명훈 지휘자까지 대형 전광판에 K 클래식이란 브랜드와 함께 뜨고 있어요. 이 같은 현상은 방송, 신문 모두가 K 클래식을 홍보해 주고 있는 것 아닙니까? ㅎㅎ~
K 클래식 뮤직페스티벌을 2012년에 했고, 이후부터 브랜드 알리기를 했는데 당시는 K 팝에서 따온 것 아니냐? 그게 뭐냐? 하는 비아냥과 무관심이었습니다. 그런데 K 팝, BTS의 지구촌 확산이 자연스럽게 ‘K’브랜드의 모방성을 어마한 속도와 장르를 넘어 전방위로 사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전의 ‘Korea’가 ‘K’ 자로 압축되었고, 이는 카톡, 모바일 시대의 언어 압축 기능과 맞아 떨어진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김 : 만드신 작품의 성과는 어떠했나요?
탁 : 이 시기에 오페라 5작품을 만들었고, 칸타타 9편을 만들었는데, 일회성이 아닌 마스터피스(masterpiece)로 정착하고 있다는 평가를 얻었습니다. 칸타타의 경우 국립합창단의 위촉으로 대본작가로 참여한 것인데, 2012년 한강 칸타타가 그 흐름의 출발선이었습니다. 윤용하, 김동진, 윤이상, 장일남 등의 1세대 작곡가들의 작품도 있었지만 초연에 그쳤고 이후 이영조, 이건용 등의 작품 역시 무대에 자주 오르진 못했습니다. 이런 칸타타 장르가 성공한 것이니 K클래식 브랜드 만들기에 구색을 갖춘 셈이죠.
그리고 2021년 K 클래식뉴스를 창간했는데 2년만에 100만 뷰를 확인할 수 있으니 1탄 K클래식 브랜드, 2탄 창작 칸타타, 3탄 모바일 언론 창간이 모두 성공한 것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마지막 프로젝트로 문화재단 만들기에 돌입하려는 것입니다. 그간의 실패와 고통을 용광로에 녹여서 인공위성 쏘아 올리듯이 과학적인 태도로 만들어 볼까 합니다. 혼자의 꿈이 아니라면 그만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니 쉬엄 쉬엄 쉬어가면서 만들까 합니다.
김 : 바야흐로 세계 시장 개척해야 하는 본격적인 K 콘텐츠 시대가 왔는데요
탁 : 그렇죠, 정부의 어젠다가 K 콘텐츠 수출입니다. 그래서 재원이 필요합니다. 공공기금이 있다지만 운이 좋아야 1년에 한번이고 그나마 지속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죠. 그것도 기초 창작 지원이고 해외 시장 개척을 하는 콘셉트는 잡혀 있지 않으니 K 수출 기업들을 설득할 연구가 필요합니다.
김 : 메세나가 들어온지 30년이 지났지만 일반화되지 않은 것 같은데요?
탁 : 사회에 빈부격차가 매우 큽니다. 있는 쪽은 돈을 어떻게 써야 하느냐의 고민이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고요. 그나마 기업은 ESG 경영이라고 해서 환경 등에 사회 환원을 하고 있지만 개인 기부자는 여전히 대학, 장학금 등에 기부가 한정적으로 묶여 있을 뿐 예술쪽은 생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시(市)나 도(道)의 기부금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문화재단들이 속속 늘고는 있지만 높은 가치와 완성도에 얼마나 공헌하는가의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K 클래식문화재단이 공공이 아닌 민간에서 출발하면서 아이디어와 콘셉트의 혁신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려는 것입니다. 이 역시 K 클래식이 출발했을 때처럼 저게 뭐냐?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나올겁니다. 그러나 모든 세상의 발명가가 대중에게 동의를 구하면서 발명하지 않듯이 개척자는 자기가 설정한 땅을 향해 묵묵히 걸어갈 뿐입니다. 마치 독립투사가 어둠을 뚫고 처자식을 두고 새벽길을 나서는 비장한 심정으로 말입니다.
김 : 원형(原形) 문화, 우리 향토 보석을 개발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탁 : 그렇죠. 우리 인류문화유산이 이전에는 경주, 수원 등 8~9개 정도였는데 이제는 많이 늘어났고, 최근에 순천의 선암사가 유산에 등재가 되었습니다. 원형은 미래를 개척할 무한의 재료이기 때문에 잘 들여다보면서 개발을 해야 합니다. 근대화 100년에 너무 바쁘게 현대로 이어져 오면서 이것들을 살피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일반에게는 가리어졌던 영역을 새롭게 벽을 허물어서 보이게 하는 것이 문화재단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당연히 문화재단이 돈을 필요로 하는 곳이지만 돈이 전부가 아닌 가치 생성과 방향을 보이게 함으로써 기업과 시민의 의식을 발화할 수 있도록 지금 출발하려는 것입니다.
연주가와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개인 Artist Mecenat 작업을 하면서 기부의 중요성과 자긍심을 보 심어주려고 합니다. 어디까지나 자율적이고 순발력있게 선순환 생태가 되는 K클래식 문화재단을 해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외형적으로는 세계 강대국 진열에 진입한 지표를 알지만 이에 상응하는 내면의 정신과 인식의 원숙함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 같은 디테일을 우리의 전통인 품앗이와 결합해 부활시켜 보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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