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술은 인간 내면의 확장이며, 감성 혁신의 원천이다.” –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최근 일본이 또 한 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자연과학 분야에서만 20명이 넘는 수상자를 낸 일본은 ‘기초과학의 나라’로 불린다.
그 배경에는 ‘쓸모없어 보이는 연구’라도 꾸준히 지원하는 문화가 있다. 일본의 과학자들은 종종 말한다.
“우리의 목표는 기술이 아니라, 세상의 원리를 알고 싶은 마음이다.”
이 단순하고 순수한 호기심이야말로 기초과학의 본질이며, 예술가의 창조 본능과 다르지 않다.
기초과학은 특정 목적이나 경제적 이익보다 자연 현상의 근본 원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다.
물리학·화학·수학·천문학 등은 응용과학의 밑바탕이자 인류 지성의 뿌리다. 겉보기에 ‘쓸모없음’처럼 보이는 그 연구들이 결국 미래의 혁신을 이끈다.
교토대 요시노 아키라 교수의 리튬이온 배터리 연구가 그 예다. 처음엔 실용성이 없다며 외면받았지만, 지금은 모든 전자기기의 핵심이 되었다.
예술이 감정의 구조를 탐구한다면, 과학은 자연의 구조를 탐구한다.
피카소의 형태 실험이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모두 기존의 틀을 깨고 ‘보이지 않는 질서’를 보려는 시도였다. 예술의 상상력이 과학의 혁신을 낳고, 과학의 질서감이 예술의 깊이를 만든다.
일본의 교육현장에는 이런 융합적 사고가 스며 있다. 미술 시간에 ‘빛의 굴절’을 그려보고, 과학연구소에서는 미술 전공 학생들이 ‘감성 데이터 시각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예술과 과학이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에서 ‘기초’라는 뿌리가 깊어진다.
반면 우리는 응용과 효율을 앞세운 나머지, 기초의 토양을 메말라가게 했다. 그러나 기초과학은 단지 국가경쟁력의 기반이 아니라 문화의 품격을 결정짓는 힘이다.
인공지능이 사고를 대신하는 시대일수록, ‘왜’라는 질문을 던지는 인간의 사유가 더욱 소중하다. 그 질문은 과학자의 실험대에서도, 예술가의 캔버스에서도 시작된다.
예술이 상상력으로 길을 열고, 기초과학이 그 길을 증명할 때, 인간의 문명은 한 걸음 더 도약한다.
일본의 노벨상은 지식의 결과가 아니라 호기심과 사유가 존중받는 문화의 힘을 보여준다. 우리 사회가 창의국가로 나아가기 위해선 예술과 기초과학이 다시 서로를 배우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호기심은 인간이 가진 가장 오래된 예술이며, 가장 젊은 과학이다.” — 손영미
![[손영미 칼럼] ‘예술과 기초과학의 융합, 창조의 원천을 다시 묻다 [손영미 칼럼] ‘예술과 기초과학의 융합, 창조의 원천을 다시 묻다](https://blog.kakaocdn.net/dna/NegVf/btsQ5Xq13EV/AAAAAAAAAAAAAAAAAAAAABP7M4Z4X5wxwgiaswuKpsbMJ0HgUVf8-ktSzj9BaF2-/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1922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QASsqD0pWFYP%2FFnf850k2LelP5A%3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