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미 칼럼] 광야를 지나며, 우리는 아직 버텨지고 있다  영화 ‘ 신의 악단 ’ OST 로 다시 만난 한 곡의 기도

[손영미 칼럼] 광야를 지나며, 우리는 아직 버텨지고 있다 영화 ‘ 신의 악단 ’ OST 로 다시 만난 한 곡의 기도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요즘 우리는 각자의 광야를 건너고 있다.
말하지 못한 사연을 품은 채, 설명할 수 없는 고단함을 등에 지고 오늘이라는 사막을
묵묵히 지나간다.

그래서였을까. 영화 ’신의 악단‘ 속 여러 찬양 가운데 유독 한 곡이 오래 마음에 머물렀다. 히즈윌의 〈광야를 지나며〉다.

이 노래는 귀로 듣는 음악이 아니라
가슴으로 버텨온 시간을 조용히 불러낸다.
누군가의 삶 한가운데서 말이 되지 못한 기도가 마침내 노래가 된 순간처럼.

“내 삶 자체가 광야였다”는 고백

이 곡을 만든 히즈윌의 작사·작곡가이자 프로듀서 장진숙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삶을 두고 ”그 자체가 광야였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노래에는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진실이 있다. 견뎌본 사람만이 아는 어둠의 밀도, 기다려본 사람만이 쓸 수 있는 문장의 온기 때문이다.

‘광야를 지나며 ’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Why do You leave me alone in such deep darkness?

어두운 밤은 왜 그리 길었는지
Why did the dark night stretch so endlessly?

나를 고독하게
To cast me into solitude,

나를 낮아지게
To humble my spirit,

세상 어디도 기댈 곳이 없게 하셨네
Leaving me no place to lean on, no refuge in this world.

광야, 광야에 서 있네
A wilderness, I stand in the wilderness.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Where only You, Lord, are my help, and only You are my light;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A wilderness where You alone are my friend.

주님 손 놓고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곳, 광야
A place, this wilderness, where I cannot live a single day without Your hand.

광야
The wilderness.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That You might use me, Lord,

나를 더 정결케하시려
That You might purify me further,

나를 택하여 보내신 그 곳, 광야
This is the place You chose and sent me to, the wilderness.

성령이 내 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 광야
The wilderness, where the Holy Spirit makes my soul reborn.

광야에 서 있네
Here I stand, in the wilderness.

광야
The wilderness.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That You might use me, Lord,

나를 더 정결케 하시려
That You might purify me further,

나를 택하여 보내신 그 곳, 광야
This is the place You chose and sent me to, the wilderness.

성령이 내 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
The place where the Holy Spirit makes my soul reborn.

광야
The wilderness.

광야에 서 있네
Here I stand, in the wilderness.

광야를 지나며
As I pass through the wilderness.

“왜 나를 깊은 어둠 속에 홀로 두시는지”
라는 첫 소절은 질문이기보다 울음에 가깝다.

그러나 그 울음은 끝내 절망으로
향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이미 예비하셨다”는 고백으로
노래는 조용히 방향을 바꾼다.
뒤늦게 알게 되는 진실,광야가 벌이 아니라
준비였다는 깨달음으로…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 사십 년 동안에 너를 광야의 길로 인도하신 것을 기억하라”
‘신명기 8장 2절’

이 말씀은 이 노래의 뿌리이자,
우리 삶을 해석하는 문장이다.

가사는 이렇게, 우리를 안아준다
“광야, 광야에 서 있네
주님만 내 도움이 되시고
주님만 내 빛이 되시는 광야”

주께서 나를 사용하시려
나를 더 정결케하시려
나를 택하여 보내신 그 곳, 광야
성령이 내 영을 다시 태어나게 하는 곳, 광야

이 노래는 광야를 지워주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말한다.광야에서도 놓지 않아도 될 손이 있다고…

자아가 산산이 부서지고,
높아지려 했던 꿈을 내려놓는 자리.
그 낮아짐의 끝에서 비로소 숨이 다시 시작되는 곳, 바로 그 자리가 이 노래가 말하는 광야다.

그래서 이 곡은 승리의 찬가가 아니라
존재의 고백에 가깝다.

“나를 통해 주님만 드러나시기를”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울컥하며 삼켜본 바람일 것이다.

다시 불린다는 것의 의미
<광야를 지나며〉는 히즈윌 3집 〈살아가다〉 이후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곡이다.

최근 영화 신의 악단의 OST로 다시 불리며
이 노래는 새로운 계절을 맞았다.
정진운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의 가창,
수많은 커버 영상과 반복 재생되는 ‘위로의 시간들…

이것은 유행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얼마나 위로가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는지에 대한 조용한 증거다.

이 노래를 부르고, 듣는 이들에게

이 곡을 부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완성도가 아니라 정직함이다.

크게 울리지 않아도 된다.
다만 한 음 한 음이 자신의 광야를 통과해
나오기를 바란다.

이 노래는 잘 부르는 사람보다
버텨본 사람에게 더 잘 어울린다.
광야는 누구에게나 온다.
그러나 모든 광야가
우리 삶을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어떤 광야는 우리를 망가뜨리지 않고
다시 살게 한다.
<광야를 지나며〉는 그 사실을 조용히 증언한다.

오늘도 광야 한가운데 서 있는 당신에게,
이 노래가 말없이 곁에 앉아 끝까지 함께 걸어주는 한 줄기 빛이 되기를 바란다.

 

 

[손영미 칼럼] 광야를 지나며, 우리는 아직 버텨지고 있다  영화 ‘ 신의 악단 ’ OST 로 다시 만난 한 곡의 기도
▲사진=CBS TV 새롭게 하소서 방송 화면 일부 중 캡쳐 ⓒ강남 소비자저널

 

▲사진=CBS TV 새롭게 하소서 방송 화면 일부 중 캡쳐 ⓒ강남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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