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효정 시인,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 출간

옥효정 시인,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 출간

[강남소비자저널=정현아 기자] 옥효정 시인의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가 애지시선 시리즈 129번째 작품으로 출간됐다. 2014년 월간 『시문학』으로 등단한 옥 시인은 지난 십여 년간 우리 사회 곳곳에 스며든 고통과 상실, 애도의 정서를 시적 언어로 길어 올리며 독자와 소통해왔다. 이번 시집은 특히 삶과 죽음의 절박함, 그리고 애도의 통증이 응축된 언어로 채워져, 개인의 경험을 넘어 공동체 전체의 아픔과 시대적 상흔을 포착하고 있다.

시인은 전기원 노동자, 유리창 청소 노동자, 반지하 노인, 전동열차 청년 노동자,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희생자, 치매 노인,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은 관광 가이드 등 우리 주변의 소외되고 고통받는 이들의 삶을 기록하고 형상화한다. “미치지 않기 위해 미친 듯이 살았다”는 절규(「민모션 증후군」), “바닥을 드러낸 눈물/한 생애가 폭설에 갇힌다”(「굴뚝밥」) 같은 구절은 시대의 상처를 직설적으로 드러내며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평론가 이병국은 “소외되고 은폐된 타자의 삶을 시적 주체인 ‘나’를 통해 전유하며, 공동체 구성원인 ‘우리’의 삶 속에 등재하려는 시인의 능동성”에 주목한다. 또한 시인 정우신은 추천사에서 “애도는 애도를 삼키며 증폭한다. 애도 공동체가 탄생한다. 그곳으로부터 옥효정의 시가 작동된다”고 평하며, 시가 지닌 집단적 애도의 힘을 강조했다.

옥효정 시인은 “추석에 송편을 베어 물다가도 단식 투쟁 중인 노동자를 떠올리며 부끄럽다” 말하는 시인이다. 그는 가난과 불안을 끌어안으면서도 세상의 아픔을 위로하는 언어를 길어 올린다. 이번 시집은 단순히 슬픔을 기록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조리한 세계에 저항하며 애도의 연대를 통해 더 단단해지기를 다짐하는 시인의 태도가 담긴 ‘경과 보고서’이다. 동시에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보석처럼 빛나길” 염원하며, 이념과 사상을 넘어 평화로운 세상을 향한 시적 확장을 보여준다.

옥효정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는 우리 시대의 고통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는 시적 성찰의 결과물로, 개인의 울음을 넘어 공동체적 애도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품집이다. 독자들은 이 시집을 통해 시대와 호흡하는 시의 힘, 그리고 애도를 통해 더 단단해지려는 우리 모두의 다짐을 함께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진=옥효정 시인,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 출간 ⓒ강남 소비자저널

▲사진=옥효정 시인, 첫 시집 『우리는 더 단단해지기로 했다』 출간 ⓒ강남 소비자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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