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I. 문제의 제기 직장 내 괴롭힘은 사업주 또는 상급자가 직장 내 지위나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ㆍ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것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2). 그런데 ①특정 직원을 상대로 하지 않고 혼자서 반복해 심한 욕설이 직장 내 괴롭힘인지 여부와 ② 직장 내 괴롭힘이라면, 회사는 어떠한 조치가 적당하고 회사의 질서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쟁점이 된 사건을 살펴본다. 신고인은 최근 6개월 이내에 10차례 이상 회원관리팀장(이하 ‘피신고인’)이 사무실 에서 공개적으로 본인 보다 직급이 낮거나 하위로 판단되는 근로자들 앞에서 전화통화를 종료한 이후에 반복적으로 욕설, 비속어, 고성 등의 폭력적 언동을 하였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을 근거로 직장 내 괴롭힘의 성립 여부, 징계 수위와 차후 재발방지를 위한 회사 조치에 필요한 내용을 검토한다. II. 사실관계 확인 1. 신고인 조사 “2025. 9. 18. 9시반(출근시 이미 진행 중)부터 피신고인이 입에 담기 힘든 … 매우 험한 욕설을 크게 사무실에서 오전 동안 하였습니다.” (정말 심하게요.) 피신고인이 외근 나가시고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참고인1, 참고인2, 참고인3에게도 언어폭력 같이 느껴질 것이고, 사무실 업무분위기가 험악해져서, 이건 정말 아니다 싶어서, 다른 팀장에게 상황을 공유해 드렸습니다.” “Andrew 씨발새끼 라는 단어를 10회이상 30분 넘게 지속적으로 말했습니다.” “이 사안이 단순히 저 혼자 ‘듣기 싫어서’가 아니라 학생인턴분들에게 회사 명성(Reputation)이 안좋게 보이는 점, 2층 사무실 업무분위기가 얼어붙어(Freeze) 업무 차원에서 지장이 되는 점에서 말씀 드리게 됐네요.” 2. 참고인 조사 (1) 참고인1 (인턴사원) 피신고인은 “전화통화 종료 후, “씨발”, “지랄한다” 등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저는 피신고인의 통화를 가장 많이 듣는 입장인데, 특히 외부회사(고객)와 통화시 이슈가 발생하면 본인 기분이 상한 경우 하루에도 몇 번씩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 예를 들어 “사무관이면 다야, 씨발” 이런 식으로 욕한 뒤 사무실을 나가서 흡연하고 다시 들어오시는 경우가 많았다. 주로 “씨발”, “존나”, “미친 놈” 등을 자주 사용하였다. (2) 참고인2 (피신고인의 부하직원, x 대리) 피신고인은 1일 10번 정도 통화하면, 6-7번 정도 욕설, 비속어를 사용한다. 감정 기복이 심한 편인 것 같고, 책상 및 키보드를 꽝치고 사무실 밖으로 자주 나가기도 한다. 회사에서 신고인을 보호하려는 차원에서 캐노피(나뭇잎 모양 가림막)도 설치하였으나 큰 효과가 없었다. 평소에도 자리에서 불필요하게 거칠게 일어난다든지, 인턴(참고인) 업무를 계속 트집잡기도 하였으며 “Andrew 얘는 왜 일을 이딴 식으로 하는지 모르겠다. 이 새끼는” 등 말을 하였다. 또 고객과 통화 종료 후 “이 새끼는 지금 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라”를 자주하였다. “상기 행위가 너무 심하다 싶으면, 주변에 앉은 피신고인과 동급자이자 함께 회사를 오래 다닌 이벤트팀 팀장님이 “너무 그러지 마세요”라고 몇 차례 자제시키기도 하였으나 그 뒤로도 나아진 적은 없다. 이러한 말을 들은 뒤 몇 분 동안은 가라앉으나, 상시 “아니 이 새끼가~”라는 식으로 다시 비속어를 사용하며 본인의 억울함을 소명하고자 한다. 이러한 피신고인의 행위가 너무 심할 때는 업무 공간을 이동하여 업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근무환경이 매우 악화되었다고 느끼며, 피신고인이 욕할 때 한 공간에 있기 싫다. 피신고인이 욕하는 것을 들을 때면 심장이 너무 뛰어서 공간을 벗어나고 싶지만, 업무 중 자리에 있는 것이 매우 힘들다. 강도가 강하면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까지 떨리고, 무서운 감정이 들 때가 많다. (3) 참고인3 (동급 직급의 타부서 팀장) 피신고인이 욱하는 면이 있어 혼잣말로 그러는 경향이다. 목소리도 큰 편이고, 사무실 자체도 울리는 구조라 이러한 발언이 사무실 내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잘 들린다. 저는 피신고인보다 연장자이기에, 제가 조심하라고 하면 그 순간에는 조심하기는 하나, 또 본인이 욱하는 상황이 되면 깜빡하고 반복하는 것 같다. 그러나 제 앞에서는 “씨발”이라는 욕설까지는 한 적이 없고, “아이씨”, “지랄” 정도만 들은 적이 있다. 3. 피신고인 조사 한국 부사장과 15년간 근무했고, 저는 칭찬을 받으면 더욱 열심히 하는 스타일인데 현재 직상급자(외국인 부사장 Andrew)의 업무 지시 방식 및 리더십 스타일이 다르고, 저와 잘 맞지 않아 갈등이 발생하고 분노를 표출하게 된 것 같다. 화가 난다고 하여 자주 혼잣말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은 아니고, 다른 동료와 소통이 적은 편이라 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가서 담배를 피고 온다. 지금까지 욕설, 비속어를 사용하였다고 하여 사무실 내 구성원들에게 따로 사과한 적은 없고, 별도로 제가 왜 욕 또는 비속어를 사용했는지 설명한 적은 없다. 같이 사무실을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이유를 모르기에 당황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다만, 상급자 또는 고객과의 갈등이 사무실 내에 있는 하급자 구성원들이 야기한 경우는 아니다. 그 때부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 프레임이 씌워진 것 같다. 지난 10월 13일에 조사 사실을 이메일로 통지 받고 나서 그 다음날 바로 대학병원에 가서 심전도 조사를 받았고 스트레스성 일시적 호흡 곤란 진단을 받기도 하였다. 이번 기회로 저의 평소 사무실 내 언동을 돌아보게 되었고 개선할 필요성을 느꼈다. 4. 사실여부 판단 피신고인과 인접한 장소에 근무하는 근로자 중 직급이나 관계상 하위에 있는 근로자 전부 피신고인이 전화통화를 종료한 후 반복적으로 욕설, 비속어, 고성을 사용하고 위협적인 언동을 보이는 등 근무환경의 악화 행위를 한다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비록 피신고인의 상기 행위의 의도나 받아들이는 개인마다 강도의 편차는 존재하였다. 하지만 전부 피신고인의 행위가 업무에 지장을 주었으며, 그의 분리조치를 원한다고 진술하였다. 피신고인이 사무실에서 통화를 종료한 후 비속어(“지랄”, “새끼”)를 일상적으로 1주 기준 여러 차례 사용하고, 본인 기분에 따라 폭력적인 욕설(“씨발새끼”, “씨발” 등)을 사용한다는 신고인 진술은 사실로 인정되었다. 나아가 이러한 행위가 그보다 낮은 직급의 주니어급 근로자(대리, 인턴)들이 있는 경우 더욱 자주, 강하게 이루어지는 점도 사실로 확인되었다. III.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여부 판단 1. 직장 내 괴롭힘의 립요건 근로기준법 제76조의2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3가지 성립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그 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못하면 직장 내 괴롭힘은 성립하지 아니한다. 객관적이고 공정한 조사를 위하여 이 사건 사실관계와 유사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내용에 대하여 판단한 판례를 근거로 직장 내 괴롭힘 성립여부를 판단한다. (1)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한 행위 직장 내에서 지위란 ‘지휘, 명령관계’에 관계없이, 직장 내에서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할 수 있는 자들을 포괄하나, 일반적으로 직급상 우위를 점하여 업무상 지시 몇 명령하는 자에 해당한다면 ‘업무상 우위’가 있다.[1] (2)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선 행위 문제된 행위가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지 여부는 행위자체의 업무상 합리성과 관행을 토대로 판단하였을 때, ① 그 행위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②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 양태가 사회 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느껴져야 한다. (3) 그 행위가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 피해자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란 그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능력을 발휘하는데 간과할 수 없을 정도의 지장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 때 행위자의 의도가 없었더라도 그 행위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받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면 인정된다. 특히 금번 신고인의 경우 피신고인에 비하여 근속연수가 현저히 낮은 주니어급 근로자라는 특성을 고려하여 객관적으로 신고인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주니어급 근로자)에서 상기 요건을 충족할 만한 여지가 있는지 여부가 추가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2. 피신고인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 성립 여부 판단 (1) 지위나 관계의 우위 이용 (O) 피신고인은 회사에서 약 17년 장기 근속한 관리자급(팀장)이다. 주니어급 근로자(대리)인 신고인보다 명백히 회사에서 지위, 지급상 우위가 인정된다. 나아가 평소 자주 본인의 장기근속 사실을 언급하여 왔으며, 신고인에 비하여 업무수행에 있어 경험을 보면, 지위와 직급상 우위만이 아니라, 관계상 우위도 인정되므로 피신고인은 신고인에 대하여 지위와 관계상 우위가 모두 인정된다. (2) 업무상 적정범위 초과 (O) 판례는 상대방에게 특정하여 욕설, 비속어 사용이 이루어진 경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제3자에 대한 욕설 행위가 공개적인 장소에서 지속, 반복적으로 이루어져 이러한 행위가 노출되는 다수인들이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근무환경이 악화되었을 경우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공개적이고 공적인 장소인 회사 내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상급자의 일방적인 욕설은 그것이 제3자에 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부하직원에게 압박감이나 위압감을 줄 수 있다고 보며, 이러한 행위가 타 근로자들의 근무환경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충분한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행위로 인해 하급자들의 기분이 불쾌하였고 업무에 지장을 받는다고 느겼다면 이는 업무상 적정범위를 초과하여 이루어진 행위로써 직장 내 괴롭힘 행위라고 판단한다.[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