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후기 | La Speranza ― 미라클보이스앙상블 정기연주회

공연 후기 | La Speranza ― 미라클보이스앙상블 정기연주회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오늘은 미라클보이스앙상블팀이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 그리고 지휘자 윤혁진님과 협연하는 무대이며, 우리 서울우리예술가곡팀 블리스앙상블이 함께한 롯데콘서트홀 연합합창의 날이었다. 오랜만에 9층 합창석에 서니 그 웅장함이 장관이었다. 위에서 울려 퍼지는 소리를 온몸으로 받으며 내어보니 참 좋았다.한눈에 들어오는 오케스트라의 선율 또한 새로운 감동이었다.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합창하기 좋은 연주장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럽고, 또 얼마나 다행인가. 2025년 10월 20일 저녁,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제6회 정기연주회 〈La Speranza〉는 이름 그대로 ‘희망’을 노래한 감동의 무대였다. 이번 무대는 발달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지닌 성악가들로 구성된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이 아르텔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특별한 협연으로, 약 120분 동안 관객에게 깊은 위로와 울림을 선사했다. ‘라 스페란자(La Speranza)’는 이탈리아어로 *‘희망’*을 뜻한다. 공연 제목처럼, 이들의 음악은 인간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삶의 용기와 회복을 일깨우는 메시지로 가득했다. 1부 〈기억의 뒤에서 피어나는 노래 ― 동심의 노래〉에서는 장애를 넘어 순수한 마음으로 노래하는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의 맑은 목소리가 롯데콘서트홀을 따뜻하게 채웠다. 이어진 2부 〈잊지 말아야 할 우리의 과거 저항과 꿈꾸는 시간〉에서는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중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을 비롯한 웅장한 합창곡들이 이어지며, 예술이 지닌 치유의 힘과 인간의 존엄을 노래했다. 이번 연주에는 서울예가 블리스&파파스 앙상블, 행경합창단, 리더스앙상블 등,여러 합창단이 함께해 무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합창석을 가득 메운 우리의 하모니는 말 그대로 ‘희망의 울림’이자 ‘기적의 하모니’였다. 3막에서는 테너 류정필이 〈Volare〉와 〈함께 가자〉를 노래하며 공연의 후반부를 뜨겁게 달구었다. 지휘자 윤혁진과 음악감독 김은정의 헌신과 열정이 빛난 이번 무대는 단순한 음악회가 아닌, “함께 노래할 수 있는 세상”을 향한 아름다운 선언이었다. 2018년 창단된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은 그동안 사회적 편견을 넘어, 음악으로 세대와 세상을 잇는 기적의 여정을 이어왔다. 오늘의 무대는 그 여정이 얼마나 단단한 믿음과 사랑으로 지켜져 왔는지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필자 또한 연합합창단의 한 일원으로 그 무대에 섰다. 오히려 건강한 몸을 가진 우리가 더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의 노래는 놀라울 정도로 순수하고 합창 하모니 완성도가 높았다. 그동안에 미라클팀의 피나는 노력과 연습이 엿보인 무대였다 특히 객석에서 열정을 다한 김은정 음악감독과 윤혁진 지휘자의 세심한 지도력과 그리고 음악을 통한 사명감이 무대 위에서 찬연히 빛났다. 음악이 곧 희망이 되었던 밤,그들의 노래는 세상의 빛이 되어 울려 퍼졌다. 오늘의 미라클보이스앙상블의 성공적인 연주처럼, 음악을 통해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넘어,…

[손영미 칼럼] 한국이 낳은 월드 스타들의 최고 무대… 주옥 같은 아리아로 세계의 무대를 품은 밤

[손영미 칼럼] 한국이 낳은 월드 스타들의 최고 무대… 주옥 같은 아리아로 세계의 무대를 품은 밤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KG Philharmonic Orchestra Word-Class Vocalist Series 2025 K –Opera Gala 공연이 2025년 7월 1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오늘 공연 무대는 곽재선 문화재단의 주최와 KG 그룹 후원으로, 한국이 빚어낸 월드 스타들의 연주로 단순히 ‘아름다운 노래’가 흐른 공간이 아니었다. 그곳은 한국 성악의 깊이와 넓이, 그리고 세계가 주목한 이유를 고스란히 증명해 낸, 울림의 현장이었다. 세계적인 명성을 넘어선 진심, 한국 성악이 전한 영혼의 소리 그 자체였다. 세 명의 연주자 모두 월드 스타답게 손색없는 연주로, 주옥같은 아리아의 향연을 펼쳤다. 이들은 또 작품 속 인물들의 심연을 파헤친 섬세한 연기와 목소리로, 오페라의 극적 정수를 보여주었다. 이번 무대는 단순한 아리아의 향연을 넘어, ‘성악가의 해석력과 음악적 서사’가 만나는 총체적 무대 예술을 선보였다. 오프닝 서곡으로는 <KG 그룹과 곽재선 문화재단이 2025년 새롭게 창단한 KG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서희태 지휘로>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로 첫 무대가 열렸다. 왈츠와 경쾌한 리듬이 어우러진 이 곡은 관객을 단숨에 오페라의 세계로 이끌었다. 첫 연주자로 바리톤 김기훈은 ‘금지된 사랑의 노래’에서가슴 깊이 눌러온 열정을, 베르디 <Io morrò>에서는 절망과 외로움에 짓눌린 왕의 비탄을 노래했다. 서로 다른 감정의 결을 균형 있게 전달한 그의 무대는 깊은 내면의 울림을 주었다. 소프라노 ‘박소영의 헨델 <Lascia ch’io pianga>’는 고통과 기도의 선율이 깃든 바로크 아리아로, 그녀의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특히 벨리니의 아리아는 벨칸토 오페라의 긴 호흡과 감정의 흐름을 유려하게 이끌어야 하는데, 그 감정선을 올곧게 살려내었고 박소영은 이 곡을 통해 ‘신을 부르는 여사제’의 고요하고 숭고한 순간을 무대 위에 제대로 그려내었다. 연이어 테너 김재형은 스페인의 정열이 깃든 곡으로 밝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전한 ‘그라나다’를, 쥘 마스네의 오페라 <Pourquoi me réveiller>로 ‘왜? 날, 깨우는가’ 괴테 원작의 문학적 깊이를 담은 이 아리아에서 그의 서정성과 극적인 감정 이입이 빛을 더했다. 1부의 마무리는 소프라노와 테너가 함께 부르는 레하르의 <입술은 침묵하고> 사랑의 달콤함과 설렘을 오페레타의 향기로 이 듀엣은 아름답고…

[손영미 칼럼] 손영미의 발라드 가요 ~ ‘효창동’

[손영미 칼럼] 손영미의 발라드 가요 ~ ‘효창동’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효창동’ 정연욱 (JEONG YEON WOOK)  작사, 작곡, 노래 오랜만에 발라드 곡을 소개해 본다. 가끔 안부를 주고받았던 작곡가 정연욱에게서 반가운 편지가 왔다. 서로 바빠 한동안 소식을 놓치고 지냈는데, 이렇게 멋진 곡을 준비하고 있었나 보다. 신곡을 듣고 소개하는 것만큼 설레는 일이 또 있을까. 나른한 주말 오후, 쇼파에 몸을 기댄 채 무료한 시간을 보내던 찰나, 새로운 뮤즈의 기운이자 기별이 찾아왔다. 그의 목소리가 잔잔하게 스며들며, 옛 추억이 떠올랐다. 마음 따라, 선율 따라 흘러가다 보니 어느새 나는 스무 살의 시간 속에 서 있었다. 육체는 빛났고, 정신은 설익었던 날들. 그 혼란스럽고도 날아오를 듯한 청춘의 한때. 우리는 세상이라는 길로 던져저 너는 너의 길로 나는 나의 길로 가며, 긴 이별이 된 숨 가쁜 시간들이 이어졌다. 정연욱은 90년대 중반 015B 객원 가수로 음악을 시작해 두 장의 정규 앨범과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돌연 대중음악인이 아닌 성악·크로스오버 장르의 가곡으로 무대를 옮겼다. 이후 바리톤 고성현, 소프라노 강혜정, 소프라노 김수연, 테너 류정필 등 국내 최정상 클래식 뮤지션들의 앨범을 프로듀싱하고 작곡하며 활동하던 그가, 오랜만에 본업인 가수로서 그리고 대중음악 작곡가로서 새로운 싱글 앨범을 발표했다. “효창동” 정연욱 – 작사, 작곡, 노래 모든게 새롭게 돌아가던 2월의 어느 늦은 날 우린 처음 알았지 넌 참 예뻤었고 난 하나도 가진게 없던 그 시절…

[손영미 칼럼] Vienna Phil 빈필의 최고 명성은 역시  신년음악회

[손영미의 감성가곡] Vienna Phil 빈필의 최고 명성은 역시 신년음악회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세계 최정상 오케스트라 중 하나인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올해도 어김없이  2024년 1월 1일 저녁 7시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생중계 상영되었다. 매년 클래식 음악의 대표 브랜드가 된 빈필만의 영화 같은 클래식 공연으로 올해도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때를 맞추어 빈에 가서 듣지 못해 큰 아쉬움이었지만 … 라이브 영상으로 그 감동을 놓치지않았다. 무엇보다 새해 평화와 행운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아 새해 첫날 가장 먼저 열리는 콘서트답게 화려한 꽃 장식이 눈에 띠었다. 매년 황금홀 슈트라우스 일가와 함께 무지크페라인에서 1월 1일 빈 현지시각, 오전 11시 15분부터 약 150분간 열렸다. 전 세계 100여 개 국에서 중계되는 공연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