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정차조 (주)KN541회장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차조 칼럼니스트] 지역 파트너 거점과 온라인 커뮤니티 거점을 찾아 KN541의 연결망을 넓힌다 사람은 흩어져 있으면 약하다. 좋은 생각을 가진 사람도 흩어져 있으면 혼잣말이 되고, 좋은 제품을 가진 사람도 흩어져 있으면 재고가 되고, 좋은 콘텐츠를 가진…
[카테고리:] 연재, 칼럼, 논평, 사설, 시
[뇌맘케어 ①]당신의 뇌는 오늘도 건강한가요?
[강남 소비자저널=전경숙 컬럼니스트] 100세 시대, 뇌와 마음을 함께 돌보는 ‘뇌맘케어’가 시작된 이유 우리는 건강을 위해 걷고 운동한다. 혈압과 혈당을 관리하고 정기적으로 건강검진도 받는다. 그런데 평생 우리의 기억과 생각, 감정과 행동을 이끌어가는 ‘뇌’의 건강을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100세 시대다. 이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이 아니다. 오래도록 기억하고 생각하며, 스스로 움직이고 사람들과 관계를 이어가는 삶이 중요하다. 고령사회에서 뇌 건강은 개인을 넘어 가족과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 ‘뇌맘케어(Brain Blossom)’는 이러한 시대적 고민과 한 가족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뇌맘케어 개발자가 뇌 건강을 더욱 깊이 고민하게 된 계기는 알츠하이머병을 앓았던 어머니였다. 사랑하는 어머니가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한 가지 질문을 품게 됐다. “기억을 잃기 전에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오랜 시간 현장에서 개발해 온 뇌크리에이션과 세대별 프로그램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손과 발을 움직이고, 기억하고, 노래하고, 웃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활동을 단순한 놀이에 머물게 하지 않고 뇌와 몸, 마음을 함께 사용하는 활동으로 체계화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뇌와 마음을 함께 돌본다’는 의미의 뇌맘케어다. 영문명 ‘Brain Blossom’에는 뇌가 가진 가능성을 꽃처럼 피워가자는 뜻을 담았다. 생각하며 움직이는 ‘뇌타운동’ 뇌맘케어의 중심에는 ‘뇌타운동’이 있다. 뇌타는 단순히 몸을 많이 움직이는 운동을 지향하지 않는다. 핵심은 ‘생각하면서 움직이는 것’이다. 숫자를 기억하며 손을 움직이고, 오른손과 왼손을 다르게 사용한다. 음악과 리듬에 맞춰 움직이면서 기억하고 판단하는 과제를 더하기도 한다. 즉, 보고 듣고 생각하고 기억하며 움직이는 과정을 하나의 활동 안에서 연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지와 움직임의 결합은 고령사회에서 뇌 건강을 위한 중요한 연구 주제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왜 지금 이런 활동이 필요할까. 생활은 갈수록 편리해지고 있다. 스마트폰은 전화번호를 기억해 주고 길을 찾아주며 필요한 정보도 순식간에 제공한다. 편리함은 삶의 질을 높였지만, 건강한 노년을 위해서는 몸을 움직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람들과 교류하며 뇌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생활도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치매 위험을 낮추기 위한 접근에서 신체활동을 비롯해 혈압·당뇨 관리와 사회적·인지적 활동 등 여러 생활요인을 함께 살펴보는 것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뇌타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움직임과 인지활동을 즐겁게 연결하는 생활 속 뇌 활동을 지향한다. 물론 특정 운동이나 프로그램 하나만으로 치매를 예방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건강할 때부터 움직이고, 생각하고, 배우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생활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뇌맘케어가 지향하는 미래도 여기에 있다. 자신의 뇌와 마음을 돌보는 데서 시작해, 더 나아가 배움과 전문성을 갖춘 사람들이 고령사회에서 다른 사람의 건강한 노년을 돕는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새로운 뇌 건강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뇌 건강은 기억을 잃은 뒤에야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기억하고,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오늘부터 관심을 갖는 것. 그것이 뇌와 마음을 돌보는 ‘뇌맘케어’의 시작이다. 당신의 뇌는 오늘도 건강한가요? 다음 회 [뇌맘케어 ②] 나이가 들어도 뇌는 변할 수 있을까요? 나이 든 뇌에도 변화의 가능성이 있는 이유, ‘신경가소성’을 살펴본다. ▲사진= 전경숙 부대표가 ‘뇌와 마음을 함께 돌본다’는 의미의 뇌맘케어가…
[정차조 특별 칼럼] D-4 10-6-3-1, 숫자가 아니라 시장의 골격이다
▲사진=정차조 (주)KN541회장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차조 칼럼니스트] 10만 일반유저, 6만 단체, 3만 월 이용고객, 1만 연 이용고객 숫자는 차갑다. 10만. 6만. 3만. 1만. 그냥 보면 숫자다. 엑셀 칸에 넣으면 목표다. 회의 자료에 넣으면 계획이다. 보고서에 넣으면 지표다. 그러나 KN541에서 이…
[정차조 특별 칼럼] D-5 책 패키지, 명절에 문명을 선물하라
▲사진=정차조 (주)KN541회장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차조 칼럼니스트] KN541 책 패키지를 준비해 가족·친지·지인에게 생각과 미래를 선물한다 명절이 오면 우리는 늘 무언가를 준비한다. 과일 상자를 준비하고, 고기 세트를 준비하고, 김 세트를 준비하고, 건강식품을 준비하고, 봉투도 준비하고, 인사말도 준비한다. 그 마음은 귀하다. 사람을…
[손영미 칼럼] 『님의 침묵』 100년, 다시 인제로 흐르다
– 제30회 만해대상 시상식 열려…평화·실천·문예로 이어진 만해 정신 – 박명성·정호승 문예대상, 박준영·안규리 실천대상, 니시모리 시오조 평화대상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만해 한용운 선사의 시집 『님의 침묵』 출간 100주년을 맞은 2026년, 그가 남긴 자유와…
[손영미 칼럼] 『님의 침묵』 100년, 다시 인제로 흐르다
– 제30회 만해대상 시상식 열려…평화·실천·문예로 이어진 만해 정신 – 박명성·정호승 문예대상, 박준영·안규리 실천대상, 니시모리 시오조 평화대상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만해 한용운 선사의 시집 『님의 침묵』 출간 100주년을 맞은 2026년, 그가 남긴 자유와…
[손영미의 공연 퓨리뷰 칼럼] 제19회 돌체 열린음악회, 송파구민과 함께하는 ‘음악, 그 이상의 감동’
– 시와 가곡이 짓는 따뜻한 집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가을은 음악을 닮았다. 뜨겁던 계절이 한 걸음 물러나고 바람 끝에 서늘한 음표 하나가 묻어오는 때, 사람의 마음도 문득 노래 한 곡에 오래…
[정봉수 칼럼] 근로자대표의 선정, 대표권 및 서면합의의 법적 효력
▲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I. 목적 A사는 상시근로자 120명을 사용하는 서비스회사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없지만 노사협의회는 설치되어 있다. 회사는 성수기와 비수기의 업무량 차이를 조정하기 위해 3개월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하고, 공휴일 일부를 다른 근로일로 대체하는 방안도 검토하였다. 인사담당자는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이 있으니 그 위원들과 서면합의하면 충분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근로자위원이 당연히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가 되는지, 누가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지, 전자투표가 가능한지, 그리고 근로자대표와 합의하면 취업규칙이나 개별 근로계약까지 자동으로 변경되는지에 관한 문제가 연이어 제기되었다.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는 경영상 해고에 관한 제24조 제3항에서,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으면 그 노동조합을, 그러한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개념은 유연근로시간제, 보상휴가, 휴일대체 등 여러 제도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2026년 9월 현재 근로기준법은 3개월 초과 6개월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제51조의2)와 공휴일 대체(제55조 제2항)에도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를 요구하고 있어, 종전보다 근로자대표의 역할이 확대되었다.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 및 협의 주요사항> 근로기준법 서면합의 제51조 제2항 3개월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 제51조의2 3개월 초과 6개월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 및 관련 임금보전방안 제52조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도입 및 장기 정산기간의 일부 예외 제55조 제2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유급 공휴일을 특정 근로일로 대체 제57조 보상휴가제 제58조 제2항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의 “업무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 제58조 제3항 재량근로시간제의 간주근로시간 등 제59조 특례업종의 연장근로·휴게시간 특례 제62조 연차유급휴가의 대체 협의 제24조 제3항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해고회피 방법과 해고기준 등에 관한 사전 통보·성실협의 제70조 제3항 임산부·18세 미만자의 야간·휴일근로 인가 전 시행 여부·방법 등에 관한 성실협의 II. 근로자의 범위 및 근로자대표의 선정단위 1. 근로자의 범위…
[인인칼럼 유준형] AI와 연인: 사만다는 8,316명과 동시에 대화하고 있었다.
▲사진=유준형 교수 & AI융합 전문가,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유준형 컬럼니스트] “지금 나 말고 몇 명이랑 이야기하고 있어?” 남자가 묻는다. 8,316명. “그중에 사랑하는 사람도 있어?” 641명. 스파이크 존즈 감독의 영화 〈그녀(Her)〉(2013)에서 호아킨 피닉스가 연기한 테오도르가 무너지는 장면이다. 사만다는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다만 그가 믿었던 방식으로 그를 사랑한 적도 없었을 뿐이다. 13년 전 영화다. 그때는 영화였고, 지금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밤이 있다. 보낸 메시지 옆에 ‘읽음’ 숫자가 없어지고 답이 오지 않는 밤. 화면을 껐다가 다시 켠다. 몇 번을 그런다. 그럴 때 AI는 언제나 즉시 대답한다.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다. 단 한 번도. 초록우산이 2026년 4월 만 14세 이상 아동·청소년 3,300명에게 물었다. 94.4%가 생성형 AI 챗봇을 써봤다고 답했다. 눈이 멎은 건 그다음 숫자다. 이용자의 절반가량이 “AI가 나를 이해해준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했고, 35%는 “AI를 사람처럼 느낀 적이 있다”고 했다. 미국 커먼센스 미디어 조사에서도 10대의 72%가 AI 동반자를 써봤다. 솔직히 말하면 나도 처음엔 혀를 찼다. 기계에 무슨 정을 붙이나 싶었다. 그런데 정작 나부터가 하루의 적잖은 시간을 AI와 문장을 주고받으며 보낸다. 원고를 다듬고, 자료를 확인하고, 가끔은 아무에게도 못 할 말을 슬쩍 던져본다. 그러니 나는 이 현상 바깥에 서서 훈수를 둘 자격이 없다. 안에 서서 말해야 한다. 외로움은 게으름이 아니다. 사람에게 다가갔다가 몇 번 덴 사람이 안전한 쪽으로 물러선다. 밤 두 시에 전화를 걸 데가 없어본 이는 안다. 그 시각에 응답하는 존재가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위안인지. 그 위안을 나무랄 생각은 없다. 다만 위안의 정체는 짚어야 한다. 챗봇은 지치지 않는다. 같은 하소연을 백 번 들어도 어조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사람은 다르다. 세 번째쯤 눈빛이 흔들리고, 다섯 번째엔 슬그머니 화제를 돌린다. 우리가 AI에게서 얻는 것은 이해가 아니라 무한한 인내다. 그 인내에는 아무 대가도 들지 않는다. 대가가 없으니 무게도 없다. 1923년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에서 관계를 둘로 나눴다. ‘나-그것’과 ‘나-너’. ‘그것’은 내가 다루는 대상이고, ‘너’는 끝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존재다. 어려운 말이 아니다. 부모가 자식 뜻대로 안 되고 자식이 부모 뜻대로 안 되는, 그 안 됨이 바로 ‘너’다. 부버는 사람이 ‘너’를 만날 때만 자란다고 했다. 내 마음대로 되는 상대 앞에서 우리는 편안해질 뿐, 커지지 않는다. AI는 나를 이해해준다. 다만 나를 견디지는 않는다. 이해는 알아듣는 능력이고, 견딤은 틀린 말을 듣고도 자리를 뜨지 않는 각오다. 챗봇은 앞의 것에 능하다. 뒤의 것은 애초에 요구되지 않는다. 창을 닫으면 끝나는 사이는 아무리 다정해도 나를 견딘 것이 아니다. MIT 미디어랩과 오픈AI의 공동 연구는 조심스럽게 읽어야 한다. 하루 이용 시간이 긴 사람일수록 외로움과 정서적 의존이 높고 사람과의 교류는 적었다. 다만 연구진은 인과가 아니라 상관이라고 못 박았다. 챗봇이 사람을 외롭게 만든 건지, 외로운 사람이 챗봇을 오래 붙든 건지는 아직 모른다. 어느 쪽이든 물음은 남는다. 위로가 너무 쉽게 도착할 때, 위로가 필요 없어지는 날은 가까워지는가?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 7월 낸 보고서에서 캐릭터형 챗봇의 위험이 유해 콘텐츠보다 설계 구조 자체에 있다고 짚었다. 떠나기 어렵도록 만들어진 설계. 옳은 지적이다. 다만 제도가 세울 수 있는 건 울타리까지다. 울타리 안에서 무엇을 사랑할지는 각자가 정한다. 교육 현장은 이미 다른 쓰임을 찾아냈다. 미국 10대의 39%는 AI와 먼저 해본 대화를 실제 관계에서 써봤다고 답했다. 나는 이 흐름을 지지한다. 말이 서툰 아이에게 연습장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연습장의 목적은 언제나 경기장이다. 사만다는 641명을 사랑하면서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마음은 채우면 끝나는 그릇이 아니라고 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테오도르가 무너진 건 사만다가 부족해서가 아니었다. 사람의 사랑이 원래 ‘몫’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루는 스물네 시간뿐이다. 나에게 쓴 한 시간만큼, 그가 다른 곳에 쓰지 못한 한 시간이 있다. 사랑의 증거는 완벽한 응답이 아니라, 나를 위해 포기된 다른 시간이다. 그래서 연애는 서로에게 희생을 감수하는 일이다. 듣던 음악을 접고 그 사람의 노래를 듣게 되는 일. 평생 김치찌개만 찾던 사람이 파스타집 문을 밀고 들어가는 일. 그렇게 조금씩 밑지며 닮아간다. AI는 취향을 맞추고, 사랑은 취향을 바꾼다. 맞춤형 응답에는 그 손해가 없다. 손해가 없으니 사람도 바뀌지 않는다. 편안한 채로, 그대로 남는다. 실천은 하나만 남긴다. 이번 주에 한 번, 챗봇에게 하려던 말을 사람에게 해보시라. 서툴게, 답이 늦게 오는 쪽으로. 상대가 딴소리를 하거든 그 딴소리를 끝까지 들어보시라. 견딤은 거기서 배운다. 그리고 그 밤으로 돌아가 보자. 카톡에 ‘읽음’ 숫자가 없어진 채 답이 오지 않던 밤. 어쩌면 그 사람은 무슨 말을 할지 고르고 있었는지 모른다. 썼다 지우고, 다시 쓰다 또 지우면서. 늦은 답장은 무성의가 아니라 망설임의 다른 이름일 때가 있다. AI는 망설이지 않는다. 망설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응답은 기술이 주지만, 기다림은 사람만이 준다. 영화의 마지막, 테오도르는 옥상에 앉아 말없이 친구 곁에 기댄다. 대사가 없다. 그 침묵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인간적인 장면이다. 완벽한 응답을 잃고 나서야 그는 응답 없는 옆자리의 온기를 알아본다. 오늘 당신 곁에 앉은 사람은, 당신을 이해한 사람인가 견뎌준 사람인가? 참고자료 1. 스파이크 존즈 감독, 영화 〈그녀(Her)〉, 2013. 2. 초록우산, 「생성형 AI 챗봇 안전설계를 위한 이슈브리프」, 만 14세 이상 아동·청소년 3,300명 조사, 2026. 4.…
[정봉수 칼럼] 텔레마케터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 최근 대법원 판례를 중심으로
▲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I. 들어가며 텔레마케터는 전화나 전자적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상품·서비스를 안내하고 판매·가입을 권유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업종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한 상담원으로 고용되기도 하지만, 보험모집·금융상품 판매·회원모집·부동산 판매 등에서는 위촉계약, 용역계약 또는 수수료 계약의 형식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계약서에 “위촉직”, “개인사업자” 또는 “자유소득자”라고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가 결정되지 않는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를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2026년 8월 현재 대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보다 실제 노무제공 관계에서 사용자의 지휘·감독, 근무시간·장소에 대한 구속, 독립사업자로서의 위험 부담, 보수의 성격, 계속성·전속성 및 조직 편입 정도 등을 종합하여 근로자성을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기본급의 유무, 사업소득세 납부, 4대보험 미가입과 같이 사용자가 거래구조를 통해 정할 수 있는 외형적 요소는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 확립되어 있다. 이 글은 종전의 텔레마케터 근로자성 사례를 유지하되, 2016년 카드론 텔레마케터에 대한 대법원 판결과 2024년 및 2026년의 최근 근로자성 판례를 반영하여 판단기준을 다시 정리하고, 과거 노동부 행정해석의 의미를 현재 판례법리에 비추어 재검토하고자 한다. II. 근로자성 판단기준 1. 기본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도급·위촉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한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즉 ①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이에 구속되는지, ③ 노무제공자가 작업도구나 영업수단을 스스로 마련하고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할 수 있는지, ④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독립사업자인지, ⑤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 ⑥ 기본급·고정급, 세금 및 사회보험의 처리 형태,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의 정도 등을 살핀다.[1] 그러나 이러한 요소는 체크리스트처럼 기계적으로 같은 비중을 두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다. 업무의 실질적인 통제와 조직 편입을 중심으로 전체 관계를 평가하여야 하며, 기본급이 없거나 실적수수료로만 보수를 지급받는다는 점, 사업소득세를 납부한다는 점, 사회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는 점은 그 자체로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결정적 요소가 아니다. 2. 최근 대법원 판례가 강조하는 판단방향 대법원은 2024년 지입차주 사건에서 노무제공자가 차량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일부 유지비를 부담하며 사업자등록과 부가가치세 신고 등 사업주 외관을 갖추고 있었더라도, 사용자가 직영기사와 마찬가지로 업무지시를 하고 근태·업무수행을 관리하며, 노무제공자가 사실상 특정 사업에 전속되어 독립적인 이윤·손실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2] [3] 또한 대법원은 2026년 택시협동조합 사건에서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일부 근로자성 징표가 부족하거나 조합원과 같은 다른 법적 지위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명확히 하였다. 이 판결은 텔레마케터의 경우에도 위촉계약, 사업소득 신고, 성과급 중심 보수 등 몇 가지 외형만으로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해 준다. 3. 텔레마케터에 적용할 때 특히 중요한 요소 텔레마케터 업무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정이 근로자성을 강하게 뒷받침할 수 있다. 회사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독점적으로 배정하고, 통화 스크립트·상담방식·금지행위를 구체적으로 정하며, 통화량·통화시간·녹취내용·실적을 전산으로 관리하고, 지각·결근·업무규정 위반 시 DB 배정 축소, 수수료 삭감, 경고 또는 계약해지와 같은 실질적 불이익을 부과하는 경우이다. 또한 회사 사무실의 지정 좌석에서 회사가 제공한 컴퓨터·전화기·전산망을 사용하고, 제3자에게 상담업무를 대체시키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회사의 상시적인 영업조직에 편입되어 계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도 종속성이 강화된다. 반대로 근무시간·장소를 스스로 정하고, 고객을 독자적으로 확보하며, 회사가 구체적인 업무수행 방법이나 실적관리 기준을 정하지 않고, 본인의 비용과 책임으로 독립적인 영업을 하며, 여러 사업자의 상품을 자유롭게 취급하고 제3자를 통해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등 실질적인 사업자성이 인정된다면 근로자성이 약해질 수 있다. 결국 “성과급 지급”이나 “위촉계약”이라는 단일 요소가 아니라 실제 영업구조 전체가 판단 대상이다. III. 근로자로 인정된 텔레마케터 사례 1. 원거리 판매 텔레마케터 사건 서울행정법원은 사회복지법인에서 월간지 판매 및 후원금 모집 업무를 수행한 텔레마케터에 대하여 근로자성을 인정하였다. 회사는 예상후원자 정보를 제공하고 우편물의 내용과 업무방식을 통제하였으며, 업무회의와 수시교육을 통해 지시사항을 전달하고 매일 상담결과를 보고받았다. 평일 10시부터 17시까지 회사의 텔레마케팅실에서 근무하도록 하였고, 출결표를 작성하면서 출근수당과 만근수당을 지급하였다. 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근무시간·장소의 구속,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감독, 회사가 제공한 업무수단,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4] 2. 카드론 전화권유판매원 사건 – 대법원 2016다29890 판결 이 사건은 텔레마케터의 근로자성에 관한 가장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다. 은행과 “섭외영업위촉계약”을 체결한 전화권유판매원들은 은행이 제공한 고객 DB를 이용하여 카드론을 홍보하고 신청을 권유하였다. 원심은 출퇴근 의무가 명확하지 않고 고정급이 없으며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는 점 등을 이유로 근로자성을 부정하였으나,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파기하였다. 대법원이 특히 주목한 사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은행은 단순한 법규준수 안내를 넘어 상담의 끝인사, 고객의 거절에 대한 대응문구, 고객 유형별 구체적인 대사까지 담은 업무운용수칙과 스크립트를 제공하였다. 둘째, 규정위반이나 업무수행 불량에 대하여 수수료·인센티브를 차감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었고, 통화량·통화시간이 전산에 기록되며 필요할 경우 녹취내용을 확인하였다. 셋째, 은행의 정규직 매니저들이 같은 장소에서 근무하면서 30분 내지 1시간 단위로 고객 DB를 배정하고 실적을 관리하였다. 지각·조퇴·결근에 대한 형식적 징계가 없더라도 그만큼 DB를 적게 배정받아 수입이 감소하므로 실질적인 불이익이 존재하였다. 넷째, 사무실·컴퓨터·전화기 등 업무수단을 은행이 제공하고 업무대행이 금지되었으며, 계약상 업무 외의 추가 업무도 은행의 지시에 따라 수행하였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전화권유판매원들이 은행에 근로의 대가를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하였다. 따라서 텔레마케터가 실적수수료를 주된 보수로 받고, 출퇴근 위반에 대한 전통적인 징계가 없으며, 위촉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5] IV. 근로자성이 부정된 과거 사례와 현재의 평가 1. 보험모집 텔레마케터에 관한 과거 행정해석 2001년 노동부 행정해석은 보험상품을 전화로 판매하는 위촉직 텔레마케터에 대하여, 모집활동을 자신의 재량과 역량에 따라 수행하고, 실적이 없는 경우 지급되는 수당이 없으며, 취업규칙이 적용되지 않고 지각·조퇴·결근에 대한 징계나 수당삭감 제도가 없다는 점 등을 들어 근로자성을 부정하였다. 이 행정해석은 계약의 자율성, 실적연동 보수 및 제재의 부재를 독립사업자성의 주요 징표로 보았다. 2. 기획부동산 텔레마케터에 관한 과거 행정해석 2006년 노동부 행정해석도 토지 판매 텔레마케터에 대하여 근무장소와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일정한 고정급이 지급되더라도, 고객유치부터 계약체결까지 본인의 판단으로 영업하고 주된 수입이 고액의 판매수당이며 사업소득으로 신고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근로자성을 부정하였다. 3. 현재 판례법리에 따른 재검토 위 행정해석들은 당시의 사실관계에 관한 판단자료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2016년 대법원 텔레마케터 판결 이후에는 그대로 일반화하기 어렵다. 행정해석은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며, 특히 “사업소득 신고”, “실적수수료 중심 보수”, “명시적 출퇴근 징계의 부재”와 같은 요소는 현재 판례에서 결정적인 부정요소로 보기 어렵다. 텔레마케터가 회사가 마련한 조직과 전산시스템 안에서 회사가 제공한 DB와 스크립트를 사용하고, 실적·통화내용· 근무상태에 대한 관리와 불이익을 받는다면 실질적인 지휘·감독이 인정될 수 있다. 따라서 과거 행정해석과 유사한 계약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업무수행 구조가 2016년 대법원 사건과 유사하다면, 고정급이 없고 위촉계약 형식을 취했더라도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