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경율모이] 2023년 11월 30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정기연주회

[노유경율모이] 2023년 11월 30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정기연주회

“인터 컬쳐(Intercultural)와 질서 세계를 재현한 형형색색 유리알 유희” 2023년 11월 30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정기연주회 국립국악원 예악당  [강남구 소비자저널=노유경 칼럼니스트] 2023년 한국예술종합학교(총장: 김대진) 전통예술원(원장: 임준희) 음악과 정기 연주회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연주되었다. 정기 연주회의 제목 ROOT 와 ROUTE가 (깊게 내린 뿌리, 끝없는 길) 적혀 있는 팸플릿이 미소를 짓게 했다. 누군가 공을 들여 제목을 설정했다. 젊은 세대가 생각하는 라우터와 기성세대의 루트는 이분법을 낳을지 몰라도 원천이 어쩌면 같을 것이다. 논어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 저절로 떠올랐다. 전통원 원장 임준희는 „전통 예술을 보존하고 이를 현대적으로 계승, 발전시키는 전통예술원의 설립 목표에 적합한 키워드“라고 격려했다. 공자가 말했던 고기를 모닥불에 끓여 국을 만든다는 ‘온(溫)’의 의미가 오늘 예악당 무대의 기운과 흡사할지 모른다고 예감해 보았다. 온고(溫故)로 이루어진 1부는 오래됨의 보존과 순수함의 유지를 엄격하게 감독했다. „종묘제례악“, „신쾌동류 거문고 산조“ 그리고 „시나위“가 인간 세계의 본질적인 이치, 질서, 조화, 법칙을 알리는 형형색색 유리알을 유희했다. 올해는 조선 왕조 역대 임금 및 왕후의 신위를 모신 종묘 제례가 운이 좋게도 국내와 국외에서 여러 차례 올려졌다. 64명의 팔일무 대신 악장을 현대적으로 확대한 남,녀 혼창의 대편성 합창은 질서의 세계를 재현하면서 국가와 궁정의 삶 속의 지도력과 일반 백성의 교화력을 구현했다. 천•지•인, 삼재 사상을 반영한 우리의 악, 가, 무(樂歌舞) 대편성은 도덕성을 주장하는 멜로디로 강력한 필체를 남겼다. 다스름 가락을 추가하여 시작을 알렸던 신쾌동류 거문고 산조는 호방하고 굳건한 가락이 특징이다. 잠재적인 가능성을 우주 대자연 질서 체계에서 이끌어 내듯 (독주: 김민서), 뜯고 가르는 조율이 유난히 자연과 닮았다. 무속 음악에 뿌리를 둔 즉흥 기악 합주곡 양식 „시나위“는 대금, 피리, 해금, 가야금, 아쟁, 거문고, 장고 그리고 징으로 다성의 효과를 자아냈다. 각 솔로 파트, 상성, 중성, 하성에서 흘러내리는 미분음은 음의 세계를 유희했다. 한예종 학생들의 온고 (溫故)의 기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유리알 유리“속의 카스탈리엔 영재 학교와 혹여 흡사하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발트첼 음악관이 알려준 명상을 비롯하여 중국어를 배우고 장자를 읽는 크네히트의 궁극적 목표 유리알 유희는 고도의 지성인들에게 정신 집중과 고양을 요구했는데 공연 내내 들리는 음악과 예악사상이 영재학교의 유희 레시피처럼 합일되기도 했다. 2부는 온고를 행보한 지신(知新) 파트처럼 거대한 하나에 뿌리를 두고 어둠과 빛의 힘이 수면으로 올라왔다. 한민족의 고유한 심미 의식이 깊숙이 내재되어 „예술“과 „자유로움“이 무엇인지 하나씩 풀어 헤칠 기세다. 작곡가 원일의 „대취타 역 易“은 두 악장으로 구성되었고, 대비되는 묘미를 가락과 타성으로 선보였다. BTS 맴버 슈가의 노래 제목으로 „대취타“는 이제 글로벌 단어가 되었다. 태평소의 선율이 이미 한류를 타고 흘러간다. 도드리 형식 무율 타악기의 울림은 문화 전통의 복합성을 행진했다. 원곡의 여백에 새로움을 채웠다. 작곡가 토마스 오스본의 „해금 협주곡 Verses“는 (협연: 이선민) 시조를 청각화한 작품이다. 고전파 소나타 형식의 속도감으로 운율을 조율했다. 조선시대의 문필가 송익필 (1534-1599), 신숙주 (1417-1475), 김덕령 (1568-1596)의 물(water)을 공통으로 한 테마로부터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조선시대 이 시기 즈음, 지구 반대편 독일에서는 구텐베르크 (1455)의 활판 인쇄술로 성서가 널리 보급되기도 하고 문자를 알지 못했던 일반 대중들에게 기사 소설 같은 장르가 인기를 독차지했다. 재생이라는 의미의 르네상스 시대에서 지금 같은 동•서양의 활발한 문화적인 소통이라 함은 언감생심일 것이다. „해금 협주곡 벌스“는 판타 레이 (Panta rhei: 모든 것은 흐른다)의 사상적인 백그라운드와 노자, 도덕경의 „상선약수(上善若水)“속에 이상적인 경지를 앞쪽으로 당겼다. 조선 시대 문장가의 도가 사상이나 무위자연의 사상을 번듯번듯 알리는 „새야 새야“ 선율이 간간이 반짝이기도 했다. 마지막 작품은 작곡가 김성국의 „영원한 왕국“이며, 구상이 장대하고 힘찬 필지가 세련된 우리나라 벽화 중에 극치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강서삼묘“의 벽화를 오케스트라에 담았다. 상승하는 해금의 유니즌을 오케스트라는 떠받든다. 현과 함께 어우러진 울림과 북의 2번 또는 3번의 시그널은 송진이 쫀득한 솔잎처럼 쫀쫀하고 향그럽다. 피리의 긴 숨과 피치카토는 대금과 꽹과리의 연속적인 붓점 행진을 응원한다. 한 음 또는 반음 씩 솔솔솔 라라라 시시시 도도도 직선과 솔 파 레 라 솔의 곡선이 예와 악이 상호보완하듯 조화롭게 울려졌다. 고대인들이 방위신으로 인식했던 청룡, 백호, 주작, 현무는 동물의 성질과 춘, 하, 추, 동 4계절을 가리킨다. 타악기로 연주하는 짧은 시간에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며 007시리즈 영화의 OST가 오버랩되는 패시지는 역동의 극치를 굉음으로 알려준다. „오래된 것“이 당신에게 어떻게 정의되는지 묻고 싶다. 만약에 당신이 „오래된 것“을 „낡은 것“으로 낙찰시킨다면 당신은 당장에 하나를 버리고, 그 자리에 „새 것“을 갖다 놓을 것이다. 그러나 „오래된 것“이 „낡은 것“이 아님을 직시하고 구분하는 사람도 있다. 틱톡이나 유튜브 10분 영상에 익숙한 MZ세대가 불안하고 안타까웠다. 정중동(靜中動)과 절제성의 동의어가 지루함이 아니듯, 온고와 지신의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한예종 전통원 학생들이 고맙다. 롤랑 바르트 (Roland Barthes 1915-1980)의 밝은 방 (1981)의 개념을 차용한다면, 오늘 유리알 유희(오늘 공연)의 스투디움(Stúdiun)과 풍크툼(Punctum)의 무게는 적절한 균형을 잡았다. 삶의 균형과 조화를 찾아가는 단순미래가 아닌 의지 미래로 흘러가는 시간이었다. 헤르만 헤세: 유리알 유희 (1943)에서 „음악은 도량에서 생겨나며 거대한 하나에 뿌리를 두고 있다. 거대한 하나에서 두개의 양극이 나오고 그것들이 어둠과 빛의 힘을 만든다. 이 세상이 평화롭고 만사가 안정되어 있을 때 모든 것이 변화하면서 가장 상위의 것을 따를 때 비로소 음악이 완성된다. 음악은 균형에서 나온다. 균형은 올바른 것에서 나오고 올바른 것은 세계의 뜻에서 나온다. 음악은 하늘과 땅의 조화, 우울한 것과 밝은 것의 일치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글: 노유경 Dr. Yookyung Nho-von Blumröder, 쾰른대학교, 아헨대학교 출강, 음악학박사, 공연평론가, 한국홍보전문가, 독일/서울 거주, Ynhovon1@uni-koeln.de, 인스타그램: Hangulmanse

뮤직 비디오로 탄생한 ‘강 건너 저 불빛이 더 아름답다’

뮤직 비디오로 탄생한 ‘강 건너 저 불빛이 더 아름답다’

– 굿스테이지 송인호 총감독이 2년에 걸쳐 작업 –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강 건너 불빛이 더 아름답다 (탁계석 작시 / 김한기 작곡)     만나지 못해도 그리움의 강을 지나는 물결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으니 갈대는 외롭지 않다 하늘과 땅도 바라만 볼…

박영란 작곡가, K클래식 대표 작곡가로 부상, 한 해에 대작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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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과 소통하는 작품 만드는데 주력하겠다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수원대 교수 박영란 작곡가가 한 해에 대작 3편을 제작해 명실상부한 K 클래식 대표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서 부상하고 있다. 1948 여순 오페라 ‘ 바다에 핀 동백’ (2시간 30분), 여민락(80분), 지리산 사계(40)_ 연이어 세 작품을, 그것도 두 달, 한 달, 두 달의 초스피드한 시간에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섹소포니스트 김성배 송년회 초청 공연 빛났다

섹소포니스트 김성배 송년회 초청 공연 빛났다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생활 속에서 즐길 줄 아는 섹소포니스트 김성배씨가 한 송년회 밤에 초청돼 축하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15일(금) 오후 6시 부터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공군호텔에서 열린 2023 학사장교 13기 정기총회 및 송년회 밤에 초청돼 전자 섹소폰과 몸이 하나가 돼…

[탁계석 칼럼] 2024 아리랑 월드 앙상블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 살려낸다

[탁계석 칼럼] 2024 아리랑 월드 앙상블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 살려낸다

국내 청중과의 소통을 넘어 세계 시장 진출을 [강남구 소비자저널=탁계석 칼럼니스트] ▲사진=고암 정병례 선생의 한국적 색체와 리듬감의 로고 ⓒ강남구 소비자저널 국내 환경 보다 해외에서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란 예측 우리 것을 하는 국악단체는 많이 있지만,우리 작곡가의 한국적인 작품을 하는 서양…

[손영미의 감성가곡] ‘고성현과 오페라 친구들의 향연 무대~!’

[손영미의 감성가곡] ‘고성현과 오페라 친구들의 향연 ~!’

    [강남구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극작가/시인] 바쁜 일상 중에도 빼놓을 수 없는 공연이 2023년 12 월 13 일 (수) 저녁 7시 30 분에 성남아트센타 앙상블시어터에서 열렸다. 바로 바리톤 고성현과 오페라 친구들이었다. 그 무대를 이끈 고성현교수는 성악계 명사로 제자들과 한 무대에 올랐다. 기업 CEO ,작가, 교수 및 원로 기업인 등이 스승과 제자로서 한무대를 열며 감동을 자아냈다. 총 6명의 남녀 아마추어 솔로 연주자가  1,2부에 걸쳐서 각각 가곡 및 오페라 아리아로 독창 1곡과 듀엣1 곡을 연주하였다. 고정 듀엣으로는 고성현 교수가 직접 도맡아 했다. 특히 아마추어들의 뜨거운 열정이  무대를 달구었고, 능숙하고 여유로운 프로의 모습을 통해서 한 차원 높은 연주를 엿보는 묘미가 있었다. 아마추어 시니어 연주자들도 기라성 같은 대가 연주자와 협연에도 굴하지 않았다. 더욱이 그 어려운 오페라 아리아도 손색없이 척척해냈다.그동안 갈고닦은 수련의 노고를 높이 살만하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던 권위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아마추어와 어깨를 나란히 맞춘 고성현 교수의 배려가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관객과 함께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제자들과 나누며, 노래로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이 더더욱 빛났다. 음악의 힘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새삼 위안을 받으며 무대 위가 낙원처럼 위대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또한 물 흐르듯 경쾌한 피아니스트 이경민의 협연과 늘 유쾌하고 명쾌한 유튜버 크리에이터인 오페라연구소 소장 이기연의 곡 해설이 돋보였다. 그녀가 들려주는 노래에 대한  배경 이야기는 관객들에게 더 큰 공감을 일으키고, 더 깊게 몰입하게  만들었다. 오늘도 일상 속 스트레스를 음악 속에서 삭히며, 고요함과 사색으로 나를 채운다.…

[탁계석 칼럼] 차세대 청소년 오케스트라 리더로 부상한 박영광 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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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별무리 학생 오케스트라 연이어 베를린 원정 공연이 선도적 역할 ▲사진=박영광 금산 별무리 학생 오케스트라 지휘자 ⓒ강남구 소비자저널 한국예술비평가협회 올해의 대한민국 BEST 학생 오케스트라 충남 금산 별무리학교 학생 오케스트라 선정 지역의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코로나 19가 풀리면서 기지개를 펼치고 있다. 곳곳에서 한 해를 마무리하면 결산…

[탁계석 칼럼] 2024년 K클래식 라인업은 실내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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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 소비자저널=탁계석 칼럼니스트] 선(先)투자 배당 소득으로 가는 창작 선순환 구조 ‘규모의 경제’라는 말이 있습니다. 큰 것의 힘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위기 때는 위험성도 큽니다. 대형 작품은 순환에서 속도가 나지 않는 단점이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오페라 5편, 칸타타 9편의 대작(大作)을 성공적으로 해온 만큼 이제 실내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2024년 K클래식은 실내악을…

[탁계석 칼럼] 충남 금산에서 둥지를 튼 K-시스테마(K-Sistema) 제 1호 선정 도시 박범인 군수 포디엄(podium)에서 지휘봉을 들다

[탁계석 칼럼] 충남 금산에서 둥지를 튼 K-시스테마(K-Sistema) 제 1호 선정 도시 박범인 군수 포디엄(podium)에서 지휘봉을 들다

[강남구 소비자저널=탁계석 칼럼니스트] ▲사진=K-시스테마 기를 들고 비전을 향해 전진하자고 하는 박범인 금산 군수 ⓒ강남구 소비자저널 금산이 청소년 오케스트라 운동의 메카가 될 것 K 시스테마 ‘제1호 도시 충남 금산 선정’ 기념식이 12월 8일 오전 11시 금산 다락원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박범인 금산 군수, 김기윤 군의회 의장을 비롯해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탁계석 칼럼] 부러진 양날의 칼이 조우해 명금(名劍)으로 빛나야

[탁계석 칼럼] 부러진 양날의 칼이 조우해 명금(名劍)으로 빛나야

– 오창호 성악가 100회를 뛰는 성악 마라톤에 박수를 – [강남구 소비자저널=탁계석 칼럼니스트] ▲사진=오창호 성악가(좌)와 탁계석(예술비평가회장) ⓒ강남구 소비자저널 도덕, 종교, 정치에 기대하지 말고 예술이 구원해야 옛 사람들은 인연을 중시했다. 좋은 사람 만나고, 좋은 때를 만나고, 좋은 곳에 있는 것을 멋진 인연이라 했다.인연인가? 필연인가? 필연을 넘어서 만나는운명적인 만남은 또 무엇이라 해야 하나? 악연도 있지만 천생연분도 있고 형제의 인연도 있으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만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