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외국인근로자의 인권침해는 대부분이 단순기능 외국인근로자에 해당되는 문제로 귀결한다. 동포근로자는 직장선택의 자유가 있어 내국인과의 노동법적 보호의 차이가 많지 않고, 전문외국인력의 경우에는 일정한 부분에 노동법적 보호의 제약이 있지만, 그래도 취업비자나 타사업장 이동을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단순기능 외국인근로자는 노동법 보호의 한계를 많이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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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옥 칼럼] 최진희의 꼬마인형, 금지된 사랑의 서사 기다림과 황홀 그리고 부서지는 모래성의 비유
– 불완전한 관계가 빚어내는 탐닉과 슬픔의 현상학 ▲사진=강대옥 국회입법정책연구회 수석연구원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강대옥 칼럼니스트] 1. 이 노래는 왜 애틋하게 들리는가 우리는 왜 타인의 비극적 사랑에 매료되는가? 특히 그것이 사회적 윤리의 테두리를 벗어난 ‘금지된 사랑’일 때, 그 서사는 더욱 강렬한 전염성을 띤다. 제시된 가사 속에…
[인인칼럼 유준형] AI와 액티브 시니어: 인공지능이 열어주는 인생 2막
[강남 소비자저널=유준형 칼럼니스트] 병원 예약 화면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한 어르신이 끝내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는 세상이 나 없이 먼저 가는 것 같아.” 나는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 표정이 남았다. 화면을 포기하는 순간, 그분의 얼굴에 스친 것은 짜증이 아니었다. 체념이었다. 사람을 늙게 만드는 것은 주름이 아니라, 세상에서 한 발짝 밀려났다는 감각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 나는 인공지능을 생각할 때마다 기술 이전에 먼저 그 어르신의 얼굴이 떠오른다. AI가 단지 새롭고 똑똑한 기계가 아니라, 누군가를 다시 세상과 연결해주는 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많은 사람은 AI를 젊은 세대의 기술이라고 여긴다. 손이 빠르고, 화면에 익숙하고, 새로운 기능을 겁 없이 배우는 쪽이 유리하다고 본다. 일리가 있다. 그런데 한 가지를 놓치고 있다. 인공지능은 버튼을 빨리 누르는 사람이 잘 쓰는 기술이 아니다. 무엇이 자기 삶에 필요한지 아는 사람이 더 깊이 쓰는 도구다. 같은 AI에게 물어도 어떤 사람은 검색엔진 수준의 답을 받고, 어떤 사람은 삶을 재정비할 실마리를 얻는다. 차이는 기기에서 갈리지 않는다. 질문에서 갈린다. 바로 그 점에서 액티브 시니어는 뒤에 설 이유가 없다. 젊은 세대는 기능에 익숙하다. 그러나 삶의 맥락까지 자동으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시니어에게는 시간이 쌓아준 것이 있다. 사람을 겪은 두께, 실패를 견딘 근력, 선택의 무게를 몸으로 배운 감각. AI 앞에서 “나한테 지금 뭐가 필요하지?”라고 물을 수 있는 사람은 앱 순위를 꿰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의 빈자리를 아는 사람이다. 내가 가르치는 교실에서도 그걸 본다. 디지털 기기에 서툰 수강생이 AI에게 던지는 질문이 오히려 날카로운 경우가 적지 않다. 기능은 몰라도 자기에게 뭐가 필요한지는 정확히 알기 때문이다. 어떤 분은 AI에게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옛 동료에게 보낼 편지를 부탁했다. 기능을 쓴 것이 아니라, 삶을 꺼낸 것이다. 생각해보면 시니어의 일상에 AI가 들어올 자리는 이미 곳곳에 있다. 한 어르신의 하루를 상상해보자. 아침에 오늘 먹는 약의 부작용이 궁금해서 AI에게 물어보고, 낮에는 동사무소에서 받은 안내문의 어려운 문장을 쉽게 풀어달라고 하고, 저녁에는 손주 생일에 보낼 문자를 조금 더 따뜻하게 고쳐달라고 한다. 거창한 기술이 아니다. 하루를 조금 덜 막막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데 기능보다 더 중요한 변화가 있다. “나는 이제 늦었어”라고 생각하던 사람이 “이것도 한번 해볼 수 있겠네”로 바뀌는 순간이다. 할 수 있는 일이 늘어서 달라지는 게 아니다.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살아날 때, 사람은 달라진다. 오래 미뤄두었던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고, 작은 가게의 홍보문을 직접 만들어보고, 궁금했지만 물어볼 데가 없던 것들을 밤늦게 조용히 AI에게 묻는다. 그 순간 기술은 기능을 넘어서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바꾸기 시작한다. 물론 여기서 한 발짝 물러서야 할 지점도 있다. AI가 만능인 것처럼 말하는 건 위험하다. 잘못된 정보도 있고, 화면 자체가 두려운 사람도 있다. 무엇보다 “다시 시작하라”는 말 자체가 또 하나의 과제가 될 수 있다. 충분히 살았고, 이제는 쉬고 싶은 사람에게 “인생 2막”을 강요하는 것은 선의의 폭력이다. 그래서 AI를 권하는 일에는 순서가 있다. 먼저 묻는 것이다. “무엇이 불편하세요?” “무엇을 해보고 싶으세요?” 그 답이 “아무것도”라면, 그것도 존중해야 한다. 기술은 삶의 주인이 아니라 도구다. 도구는 필요할 때 쓰는 것이지, 의무가 아니다. 그러나 그 한계를 인정한다고 해서 가능성까지 접을 이유는 없다. 나이가 들수록 삶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정리되는 것이다. 무엇이 정말 소중한지 더 분명해지고, 시간을 어디에 쓸지 더 또렷해진다. 인생 2막은 청춘의 반복이 아니다. 더 많이 쥐는 시간이 아니라, 더 분명하게 살아가는 시간이다. AI는 그 분명함을 도울 수 있다. 남은 시간을 더 자기답게 쓰도록 곁에서 거드는 조용한 조력자로. 기계는 정보를 건네지만, 인생 2막의 방향은 끝내 사람이 정한다. 글의 처음으로 돌아간다. 병원 예약 화면 앞에서 전화를 내려놓던 그 어르신. 만약 그분 옆에 누군가가 앉아서 “제가 같이 해볼까요?”라고 말했다면, 그분은 전화를 다시 들었을까. 나는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것은 더 쉬운 기술이 아니라, 옆에 앉는 한 사람이었을 테니까. AI도 마찬가지다. 기술이 먼저가 아니다. “이제 무엇을 해보고 싶으세요?”라고 묻는 한마디가 먼저다. 인생 2막은 시간이 남아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다시 움직일 때 시작된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서울동부지부, 사전상담위원회 3월 월례회의 개최
[강남 소비자저널=정현아 기자] 신규위원 OT 및 기관 라운딩… 법무보호대상자 자립 지원 방향 논의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서울동부지부(지부장 정순찬)는 3월 24일(화) 서울동부지부 3층 회의실에서 사전상담위원회 3월 월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종철 사전상담위원회 회장을 비롯한 위원 15명과 정순찬 지부장 및 직원 2명이 참석했다. 이번 월례회의는 신규위원 오리엔테이션(OT)과 기관 라운딩을 시작으로, 2026년도 1분기 위원회 추진 현황과 주요 활동 사항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또한 지부 동정 보고와 함께 위원회의 향후 발전 방향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루어졌다. 한종철 사전상담위원회 회장은 “앞으로 사회적 약자와 동행하며 법무보호대상자의 자립을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순찬 서울동부지부장은 “법무보호대상자의 안정적인 사회복귀를 위해 위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항상 헌신해 주시는 위원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법무보호대상자의 원활한 사회복귀를 지원하기 위해 취업 지원, 주거 지원, 상담 및 교육 등 다양한 보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손영미 칼럼] 치유의 봄밤, 별빛은 창밖에 머물고 노래는 마음에 머문다
– 봄밤, 병원에 별빛이 내려앉는 시간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한국예술가곡연주회가 오는 3월 31일(화) 오후 6시,보바스 기념 병원 본원 로비(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155-7)에서 따뜻한 위로의 무대 <보바스 기념 병원 별빛콘서트〉를 다시 연다. 작년에 깊은 울림을 남겼던 이번 음악회는 클래식 성악과 대중가요가 어우러지는 크로스오버 콘서트로 꾸며져 환자와 가족, 의료진 모두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치유의 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1부는 〈가고파〉, 〈남촌〉, 〈친구여〉, 〈꽃 구름 속에〉, 나폴리 민요 〈Santa Lucia〉 등으로 시작해 고향의 향수와 삶의 추억을 불러내는 친숙한 선율로 무대를 연다. 이어 <보랏빛 엽서 > 와 슈베르트의 <Ständchen> 을 비롯해 〈청산에 살리라〉, 〈그리움〉, 조용필의 〈바람의 노래〉, 전통 민요 〈새타령〉까지 세대를 잇는 폭넓은 레퍼토리가 병원 로비를 한 편의 봄밤 풍경처럼 물들인다. 특히 공연의 마지막은 테너 5인의 특별 무대 〈O Sole Mio〉로 장식된다. 한국예술가곡연주회 최금주 회장은 이번 위문 연주회에 대해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환자들과 함께 따라 부르는 이 시간이 단순한 연주를 넘어 서로의 마음을 위로하는 작은 하모니가 될 것” 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번 공연은 일회성 행사를 넘어 앞으로 연 1~2회 정기적으로 이어질 병원 위문 음악회로 발전할 예정이어서 음악을 통한 치유와 공감의 문화가 더욱 깊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음악은 병을 고치지는 못해도, 마음이 견디는 힘을 선물한다. 3월의 마지막 밤, 별빛처럼 내려앉는 노래가 누군가의 오늘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밝혀주리라 믿는다. 치유는 약에서 시작되지만, 견디는 힘은 결국 노래에서 피어난다. 삼월의 마지막 밤, 별빛은 창밖에 머물지만 우리의 노래는 오래도록 마음의 머문다.
[정봉수 칼럼] 외국인근로자의 사회보험과 전용보험
▲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1. 외국인근로자의 사회보험 사회보험은 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국민건강보험, 국민연금이라는 4대보험으로 구성되며, 보험의 내용에 따라 적용을 달리하는 특징이 있다. (i) 산업재해보상보험은 외국인도 당연히 적용되지만, 나머지 사회보험은 적용상 차이가 있다. (ⅱ) 고용보험의 경우 외국인근로자는 한국에서 일시 체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본인의 선택에 의해 가입여부를 임의 적용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ⅲ) 국민건강보험은 외국인근로자가 고용을 전제로 사업장에 채용된 경우에는 당연 가입대상이 된다. (ⅳ) 국민연금도 당연가입이 원칙이지만 외국 국가와의 관계에 따른 상호주의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 외국인근로자의 체류자격에 따른 사회보험 적용현황 > 구분 외국인근로자 E-9(비전문) 동포근로자 H-2(방문취업 F-4(재외동포) 전문외국인력 E-1(교수)∼E-7(특정활동) 불법체류 근로자 산재보험 적용 적용 적용 적용 고용 보험 실업급여 임의가입 임의가입 임의가입 미적용 직업능력 고용안정 적용 적용 적용…
[손영미 칼럼] K-가곡 슈퍼스타, 전통과 세계 사이의 무대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K-가곡 슈퍼스타 본선 경연이 어제 여의도 KBS홀에서 열렸다. 650명의 예선 지원자들 가운데 단 10명만이 본선에 진출한 무대였다. 이번 무대는 한국 가곡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공연 진행은 다소 길게 느껴졌지만, 연주자들의 뛰어난 기량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음정과 호흡, 표현의 완성도는 국제 콩쿠르 무대를 연상시킬 만큼 정교했고, 무대 전반은 세련된 오케스트라와 안정된 음향 속에서 탄탄하게 구축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질문이 남는다. 기술이 완성될수록,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는가… 우리 가곡의 힘은 단순한 성악적 기교에 있지 않다. 말의 결을 살리는 호흡, 시어 사이에 스며드는 여백, 그리고 삶의 체온을 담아내는 절제된 울림 그 ‘맛’에 있다. 그 맛은 화려함이 아니라 스며듦이며, 과시가 아니라 기억으로 남는 정서다. 이번 무대에서는 그 고유한 결이 다소 옅어지는 순간도 있었지만, 동시에 전통을 향한 의미 있는 시도 또한 분명히 존재했다. 민요와 전통 가곡이 주요 수상으로 이어진 점은, 우리 음악의 뿌리를 다시 중심에 놓았다는 점에서 깊은 울림을 남긴다. 특히 임선혜 교수와 박미혜 교수의 심사평은 단순한 평가를 넘어, 가곡이 지켜야 할 미학적 기준을 짚어주는 품격 있는 제안이었다. 또한 본선 수상 곡들을 보니 한국 가곡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예술임을 상기시킨다. 이번 경연은 그 규모와 방식에서도 새로운 흐름을 보여주었다. 총상금 1억 1천만 원이라는 국내 가곡 콩쿠르 최고 수준의 파격적인 규모는, 가곡이 더 이상 소수의 장르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읽힌다. 대상 5천만 원, 금상 3천만 원, 은상 2천만 원, 동상 1천만 원이라는 구성은 단순한 보상을 넘어, 차세대 K-가곡 스타를 향한 실질적 발판을 마련한다. 경연은 1차 동영상 예심, 2차 현장 예심, 그리고 파이널 무대로 이어지는 구조로 진행되었다. 예심 단계부터 지정곡 중심의 선별 과정을 거치며, 가곡의 정체성과 완성도를 동시에 요구하는 방식 또한 인상적이다. 이탈리아와 독일 등지에서 수학한 성악가들의 참여, 그리고 ‘두남재’ 출신 성악가들의 두드러진 활약 역시 한국 가곡의 세계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단순한 경연을 넘어, 새로운 가곡 콘서트 문화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의 징표이기도 하다. 관계자의 말처럼, 가곡은 한국의 언어와 정서를 가장 아름답게 담아내는 예술이다. 이 무대는 그 오래된 장르가 어떻게 현재와 만나고, 다시 세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실험이자 선언이었다.…
2026 제1회 트루엑소 오디너리 앰버서더 어워즈 개최… “평범한 속 특별한 가능성을 찾다”
– 총상금 5,000만원 규모, 미즈 · 시니어 여성을 위한 새로운 기회의 장 단순 모델 대회를 넘어, 쇼호스트, 광고 모델 등 브랜드 앰버서더 발굴 목적 [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엑소피아(대표 박혜은)와 대한공연문화진흥원(원장 김건호)이 주최하는 ‘2026 제1회 트루엑소 오디너리 앰버서더 어워즈’가 오는 4월 7일 서울가든호텔에서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어워즈는 ‘평범한 나를 특별한…
명사 초청 장인보 감독, 한성대 글로벌AI경영컨설팅학과서 ‘미디어로 배우는 AI’ 특강 성료
문화예술과 AI 융합 인사이트 제시 한성대 글로벌AI경영컨설팅학과 창립기념 명사특강 개최 글로벌 AI 인재 양성 위한 교육 방향 제시 [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한성대학교 글로벌AI경영컨설팅학과는 2026년 3월 20일 오후 2시, 한성대학교 미래관 디지털러닝센터에서 창립기념 명사초청 특강을 개최하고 문화예술계 글로벌 장인보 감독을 초청해 ‘미디어로 배우는 AI’를 주제로…
[인인칼럼 유준형] AI와 노인: 젊은이보다 노인이 더 잘 쓸 수도 있는 이유.
[강남 소비자저널=유준형 칼럼니스트] 지하철 5호선, 오후 세 시쯤이었다. 맞은편에 앉은 할아버지 한 분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계셨다. 화면을 넘기지 않았다. 한 화면을 오래 붙들고,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를 읽고 계셨다. 옆자리 청년은 릴스를 쉴 새 없이 넘기고 있었다. 누가 더 유능해 보였느냐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청년 쪽을 가리킬 것이다. 손이 빠르고, 화면에 익숙하고, 새 기능을 겁 없이 다루니까. 나도 그랬다. 그런데 요즘은 좀 다르게 본다. AI는 손가락이 빠른 사람의 기술이 아니다. 질문이 깊은 사람의 도구다. 소크라테스는 많이 아는 사람보다 더 깊이 묻는 사람을 지혜에 가깝다고 보았다. 이천사백 년 전 말이 지금도 유효한 이유가 있다. 인공지능이 정답을 외운 기계가 아니라, 질문에 반응하는 도구이기 때문이다. ChatGPT든 클로드든, 같은 AI에게 물어도 어떤 사람은 검색엔진 수준의 답을 받고, 어떤 사람은 자기 삶을 바꿀 통찰을 받는다. 차이는 기기가 아니라 질문에서 갈린다. 바로 여기서 나는 노인의 가능성을 본다. 노인은 기술에 늦다. 이건 사실이다. 키오스크 앞에서 줄이 밀리고, 무인주차장에서 당황하고, 앱 하나 깔자면 자녀에게 전화를 건다. 이 고충을 가볍게 넘길 생각은 없다. 디지털 소외는 실재하는 고통이고,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다. 그러나 기술에 늦는 것과 기술을 못 쓰는 것은 다른 문제다. 노인에게는 젊은이가 아직 갖지 못한 것이 있다. 사람을 오래 겪은 시간, 실패를 견딘 근력, 선택의 무게를 몸으로 배운 감각.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를 구별하는 힘은 매뉴얼로 익히는 게 아니다. 살아내야 생긴다. AI 앞에서 “나한테 지금 뭐가 필요하지?”라고 물을 수 있는 사람은 앱 스토어 순위를 꿰는 사람이 아니라, 자기 삶의 빈자리를 아는 사람이다. 나이는 손을 늦출 수 있어도, 질문을 늦추지는 못한다. 생각해보면 AI가 노인의 일상에 들어올 자리는 이미 넘친다. 병원 예약 전에 증상을 정리해주고, 공공문서의 난해한 문장을 풀어주고, 자녀에게 보낼 문자를 조금 더 따뜻하게 다듬어준다. 혼자 사는 밤에 말벗이 되고, 궁금했지만 물어볼 데가 없던 것들에 답해준다. 이것은 유행이 아니다. 삶의 반경을 다시 넓혀주는 일이다. 그래서 질문이 달라져야 한다. “노인이 AI를 쓸 수 있느냐”가 아니라, “왜 노인일수록 AI를 더 가까이해야 하느냐”로. 나이가 들수록 세상은 빨라지고, 제도는 복잡해지고, 설명서는 불친절해진다. “이제 나는 시대에서 멀어졌다”는 체념이 조용히 스며든다. AI는 그 체념에 균열을 낼 수 있는 도구다. 정보에 다시 닿게 하고, 혼자 해결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늘려주고, 세상과의 연결을 되살린다. 인공지능은 젊은이의 장난감이 아니라, 노년의 삶을 다시 넓혀주는 지팡이가 될 수 있다. 물론 불편한 진실도 있다. AI를 권하는 일 자체가 노인에게 또 하나의 짐이 될 수 있다. 화면은 낯설고, 용어는 어렵고, 배우는 과정은 생각보다 두렵다. 그런데 기술보다 먼저 사람의 마음을 닫게 만드는 건, “그것도 모르세요?”라는 한마디다. 요즘 젊은이들은 부모님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설명하기 귀찮아서, 짜증이 나서. 돌이켜보면 기술을 가르친 게 아니라 자존심을 깎은 것이었다. 기계와 기술은 시험지가 아니라 지팡이여야 한다. 점수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기대어 걸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노인에게 AI를 강요하는 일이 아니다. 노인이 자기 속도로, 자기 필요에서 출발해 익히도록 돕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다. AI 교육의 첫 질문은 “이 버튼을 누르세요”가 아니라 “무엇이 가장 불편하세요?”여야 한다. 미국의 투자자이자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었던 찰리 먼거는 “지혜는 단순한 정보 축적이 아니라 올바른 판단의 축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AI 시대의 경쟁력도 다르지 않다. 정보는 기계가 준다. 그러나 그 정보로 무엇을 할지, 어디로 갈지를 정하는 것은 끝내 사람의 몫이다. 젊은 세대가 AI의 기능을 먼저 익힌다면, 노년 세대는 AI의 의미를 더 깊이 물을 수 있다. 기계는 정보를 준다. 그러나 삶의 방향은 끝내 사람이 정한다. 그렇다면 노인을 ‘디지털 약자’로만 부르는 말은 이제 고쳐야 한다. 노인은 배워야 하는 사람인 동시에, 더 좋은 질문으로 기술이 가야 할 방향을 바로잡을 수 있는 세대다. 어쩌면 미래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빠른 손가락이 아니라, 더 깊은 질문인지도 모른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은 어렵지 않다. 주변 어르신에게 “이거 어려우시죠?”라고 말하는 대신, “무엇이 가장 필요하세요?”라고 먼저 묻는 것이다. 미래는 젊은 손끝에서만 열리지 않는다. 삶을 오래 살아낸 사람의 질문 속에서도 열린다. ▲사진=구글 제미나이(나노바나나2)가 생성한 이미지. – 아날로그 지혜와 디지털 도구의 아름다운 공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