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미 칼럼] 소년은 왜 춤추기 시작했는가

[손영미 칼럼] 소년은 왜 춤추기 시작했는가

–  Billy Elliot에 대한 공연 리뷰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인간은 때때로 자신에게 가장 금지된 곳에서 운명을 발견한다. 소년 빌리에게 그곳은 거친 복싱장이 아니라, 부드러운 발레 교실이었다. 탄광의 먼지가 폐부 깊숙이 스며들던 영국 북부의 음울한 회색 도시. 파업과 실업, 가난과 분노가 뒤엉킨 시대 속에서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이를 악물고 있었다. 그 거친 풍경 한가운데서 한 소년은 묻는다. “나는 왜 춤을 추고 싶은가.” 그 질문은 단순한 취미의 발견이 아니다. 그것은 존재가 자기 영혼의 진동수를 처음으로 감지한 순간에 가깝다. 빌리는 세상이 규정한 ‘남성성’의 틀에서 벗어난다. 강해야 하고, 싸워야 하며, 울지 말아야 한다는 완고한 질서 속에서 그는 몸이라는 도구로 다른 언어를 말하기 시작한다. 흥미로운 점은 그 언어가 ‘말’이 아닌 ‘춤’이라는 사실이다. 춤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언어다. 언어가 탄생하기 전, 인간은 몸으로 슬픔을 새겼고, 기쁨을 하늘로 던졌으며, 절망을 발로 구르며 견뎌냈다. 빌리의 도약은 단순히 미학적인 발레 동작이 아니다. 그것은 억압된 존재가 자기 영혼의 감옥을 박차고 나오는 철학적 몸짓이다. 특히 작품 속에서 인상적인 지점은 ‘침묵하는 남성들’의 변화다. 광부인 아버지와 형은 사랑을 표현하는 법을 모른다. 시대의 피로와 투쟁 속에서 감정을 거세당한 이들이다. 그러나 빌리가 춤추는 찰나, 그들은 비로소 깨닫는다. 인간은 단지 ‘빵’만으로 사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예술은 생존 이후에 누리는 사치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절망적인 순간, 인간을 인간답게 남게 하는 최후의 불꽃이다. 뮤지컬 무대에서 이러한 감정은 더욱 강렬하게 증폭된다. Elton John 의 음악은 거친 노동의 리듬과 소년의 섬세한 내면을 절묘하게 교차시킨다. 특히 〈Electricity〉가 울려 퍼지는 순간, 관객은 더 이상 타인의 춤을 관람하는 제삼자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는 어느새 각자의 삶 속에서 한 번쯤 접어두었던 꿈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춤출 때 어떤 기분이 드니?” 그 질문에 빌리는 논리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 다만 이렇게 말할 뿐이다. “전기(Electricity)가 흐르는 것 같아요.” 이 대사는 현대 예술철학의 핵심을 관통한다. 진정한 예술은 논리보다 먼저 도착한다. 인간은 어떤 아름다움 앞에서 먼저 전율하고, 이해는 그다음에 찾아온다. 예술은 해석되기 이전에 이미 몸 안에서 발생하는 ‘사건’이다. 무대의 대미를 장식하는, 성인이 된 빌리가 공중으로 비상하는 장면은 흔한 성공 서사가 아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자기 존재의 무게를 이겨내고 삶의 중력을 극복해내는 경이로운 순간이다. 가난은 여전하고 세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지 모른다. 하지만 단 하나, 결정적인 변화가 있다. 소년이 더 이상 자신의 재능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것. 어쩌면 인간의 자유란 거창한 혁명이 아니라, 자신의 영혼이 지시하는 방향으로 단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용기일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Billy Elliot 는 단순한 성장 서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은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는가”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질문이다. 그리고 그 질문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당신은 무엇 앞에서 가장 자유로워지는가.” 마지막 조명이 꺼진 뒤에도 마음속에 길게 잔상이 남는 것은 화려한 테크닉이 아니다. 한 소년이 세상의 편견보다 자기 심장의 떨림을 더 신뢰했다는 사실이다.…

100만 인파 홀린 ‘제40회 이천도자기축제’ 성료… 장인보 감독 AI와 흙의 만남, 도자의 미래를 열다

100만 인파 홀린 ‘제40회 이천도자기축제’ 성료… 장인보 감독 AI와 흙의 만남, 도자의 미래를 열다

– ‘법고창신’ 주제로 전통과 첨단기술 융합한 새로운 축제 모델 제시 – 100만 관람객 방문, AI 융합 팝업 전시 ‘신선한 충격’ 속 찬사 쏟아져 – 단순 제조 도시 넘어 ‘글로벌 테크–아트 도시’ 이천의 비전 선포    [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대한민국 대표 도자 예술 도시 이천시가 개최한 ‘제40회 이천도자기축제’가 12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역대 최대 규모인 100만 명의 관람객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막을 내렸다.   올해 축제는 40주년을 맞아 ‘법고창신(法古創新)’을 핵심 주제로 내걸고, 이천 도자가 걸어온 40년의 역사성과 인공지능(AI)이라는 미래 산업의 가능성을 결합해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진=해외에 한국의 도자기 Ai 작품을 알리는 방송 촬영중 (우크라이나 아티스트 레오(좌), 장인보 작가) ⓒ강남 소비자저널   ■ “상상의 한계는 없다”… AI와 도자의 만남, 관객들을 뒤흔든 ‘신선한 충격’ 이번 축제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은 것은 글로벌 AI 아티스트 장인보 감독이 총괄한 ‘인공지능과 세라믹의 융합 팝업 전시’였다. 전통 도자의 재료인 ‘흙’과 데이터 기반의 ‘알고리즘’이 만난 이번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전시장을 찾은 시민들은 “도자기와 AI의 결합이라는 생각지도 못한 세상을 본 듯하다”, “상상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가늠할 수 없는 경이로운 작품들이었다”, “평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예술의 형태를 목격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장인보 감독은 “도자기는 인류 최초의 하이테크다. 현대의 알고리즘과 선조들의 지혜가 결합된 이번 전시는 AI가 단순한 도구를 넘어 예술가의 영감을 확장하는 진정한 파트너임을 증명하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는 과거의 전형적인 지역 축제 틀에서 벗어나, K-예술과 첨단기술이 융합된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허브’로 도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촉매제가 되었다. ■ 40년 역사 담은 아카이브관부터 명장의 숨결까지… ‘체류형 문화축제’ 안착 축제의 상징인 ‘40주년 기념 아카이브관’은 지난 40년간의 기록물과 포스터, 주요 장면들을 입체적으로 구성해 세대를 아우르는 감동을 전했다. 또한 8인의 도자 명장이 직접 물레를 돌리는 ‘명장의 작업실’은 장인정신의 가치를 생생하게 전달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약 1km에 걸쳐 조성된 야외 판매존과 100여 개의 공방은 단순한 판매처를 넘어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는 문화 공간으로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축제의 맛을 살렸다. ▲사진=아시아에 K Art  Ai 작품…

강남 소비자저널 ‘세계 최초 Web3 기반 참여형 미디어 플랫폼 인터넷 신문’ 공개해

강남 소비자저널 ‘세계 최초 Web3 기반 참여형 미디어 플랫폼 인터넷 신문’ 공개해

– 뉴스를 읽는 시대에서, 참여하고 증명하는 시대로 – – 평가 · DAO · NFT 인증이 결합된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선언 –   [강남 소비자저널=편집국] 대한민국 인터넷 언론의 새로운 발전이 시작됐다. 강남 소비자저널(gangnamcj.kr)은 지난 5월 1일(금) 세계 최초로 Web3 기술을 인터넷…

차량 엔진오일 교체는 간편하게 오일타임으로

차량 엔진오일 교체는 간편하게 오일타임으로

[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중동 사태로 인한 기름값 인상과 함께 차량 운행 시, 반드시 필요한 엔진오일, 미션오일, 브레이크 오일 등 차량 오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얼마 전 새롭게 선보인 오일타임 앱에서는 다양한 차량 오일 구매와 오일 교체 서비스까지…

대한민국보훈방송, 전우와함께, 보훈정책 홍보 협력을 위한 MOU 체결

대한민국보훈방송, 전우와함께, 보훈정책 홍보 협력을 위한 MOU 체결

[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2026년 5월 1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위치한 전우와함께 스튜디오에서 대한민국보훈방송 김재만 대표와 전우와함께 김홍준 대표는 보훈정책 홍보 및 관련 콘텐츠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보훈 대상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제고하고, 보훈정책의 효과적인 홍보를 위한 양 기관 간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양 기관은 이번 MOU를 통해 다음과 같은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첫째, 보훈정책 관련 영상 및 콘텐츠 공동 기획·제작 둘째, 온·오프라인 홍보 채널을 활용한 보훈 인식 확산 셋째, 청년층 및 일반 국민 대상 보훈 가치 홍보 캠페인 추진 넷째, 관련 행사 및 프로젝트 공동 운영 대한민국보훈방송 김재만 대표는 “보훈의 가치를 보다 많은 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미디어 협력이 필요하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보훈문화 확산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우와함께 김홍준 대표는 “영상과 광고 콘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보훈정책을 보다 쉽고 감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특히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양 기관은 보훈정책 홍보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디지털 콘텐츠 기반의 보훈문화 확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하신 분은 ㈜대한민국보훈방송 대표이사 김재만, ㈜대한민국보훈방송 경기총국장 신순옥, (사)대한서바이벌스포츠협회 회장 김영현, (재)극동방송 작가. 진행 홍만유, ㈜대한예술문화협회 회장 김우성, 전우와함께 MC 주영심, ㈜대한민국보훈방송 전무이사 김현동, ㈜대한민국보훈방송 편집국장 박광석, ㈜대한민국보훈방송 국장 오광석, 전우와함께 대표 김홍준이 자리를 빛내 주었다. ▲사진=업무협약식 후 기념촬영하고 있는 (주)대한민국보훈방송 김재만대표(좌)와 (주)대한예술문화협회 김우성회장 ⓒ강남 소비자저 발행정보 제호: 강남 소비자저널 도메인: gangnamcj.kr 발행처: 강남 소비자저널 편집국 이메일: gangnamcj@gmail.com 공식웹: https://gangnamcj.kr/ Syndication by…

어르신들의 움직임 회복을 위해, 광교체형교정 하이즈피트니스, 지역 요양원 대상 주 1회 정기 재능기부 PT 진행

어르신들의 움직임 회복을 위해, 광교체형교정 하이즈피트니스, 지역 요양원 대상 주 1회 정기 재능기부 PT 진행

[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광교 지역 체형교정 및 움직임 재활 전문센터 하이즈피트니스가 지역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요양원을 방문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한 맞춤형 재능기부 PT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어 지역사회에 따뜻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하이즈피트니스는 단발성 봉사활동이 아닌 ‘주 1회 정기 재능기부’ 형태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어르신들의 신체 상태와 움직임 기능을 고려한 맞춤형 움직임 재활 및 체형 교정 운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장시간 침상 생활이나 근력 저하로 인해 움직임이 제한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단순한 스트레칭이나 일반 운동이 아닌, 개별 신체 상태를 세밀하게 체크한 뒤 관절 가동 범위 회복, 균형감각 향상, 코어 안정화, 근육 활성화 등을 중심으로 전문적인 재활 움직임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특히 하이즈피트니스는 체형교정 및 기능성 움직임 분야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어르신들이 무리 없이 따라할 수 있는 안전한 움직임 프로그램을 구성해 현장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부 어르신들은 이전보다 보행 안정성이 향상되거나, 일상생활 속 움직임이 한층 편안해졌다는 긍정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원 관계자 역시 “꾸준한 움직임 재활 프로그램이 어르신들의 신체적 변화뿐 아니라 정서적인 활력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방문해 진심 어린 재능기부를 이어가는 하이즈피트니스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하이즈피트니스 이신주 대표는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도 올바른 움직임 훈련과 꾸준한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운동은 단순히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회복시키는 과정이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며 도움이 필요한 곳에 지속적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고령층의 경우 잘못된 움직임 습관이나 근력 저하가 낙상 위험과 직결되기 때문에, 단순 운동보다 몸의 균형과 움직임 기능을 회복시키는 접근이 중요하다”며 체형교정과 움직임 재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광교체형교정 전문센터 하이즈피트니스는 체형교정, 자세교정, 움직임 재활, 기능성 트레이닝 등을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개인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연령층의 건강 관리와 신체 기능 회복을 돕고 있다. 또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건강 캠페인 및 재능기부 활동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어르신 체형교정 관련 사진들] 발행정보 제호: 강남 소비자저널 도메인: gangnamcj.kr 발행처: 강남…

[정봉수 칼럼] 동포근로자의 고용제도와 체류자격별 노동법 적용

[정봉수 칼럼] 동포근로자의 고용제도와 체류자격별 노동법 적용

▲사진=정봉수 노무사, 강남노무법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정봉수 칼럼니스트]    I. 문제의 소재 2025년 12월, 체류외국인은 2,783,247명으로 한국의 전체인구(51,117,378명)의 5.44%에 해당되며, 2030년에는 350만명을 상회하여 전체인구의 7%에 해당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외국인의 주요증가 요인은 중국과 구 소련지역의 외국국적 동포들이 2010년 이후 연평균 28%로 증가한 데에 있다.[1]이 특정지역의 동포근로자들이 급속히 늘고 있는…

[인인칼럼 유준형] AI와 어린이: 호기심과 몰입의 시간이 미래의 천재성을 키운다

[인인칼럼 유준형] AI와 어린이: 호기심과 몰입의 시간이 미래의 천재성을 키운다

[강남 소비자저널=유준형 칼럼니스트] 얼마 전, 동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였다. 옆자리에 젊은 엄마와 예닐곱 살쯤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앉았다. 아이는 자리에 앉자마자 가방에서 종이와 색연필을 꺼내더니, 한 시간이 다 되도록 무언가를 그렸다 지웠다 했다. 곁눈으로 보니 자동차 같기도 하고 로봇 같기도 한 것을 끝없이 변형시키고 있었다. 엄마는 처음엔 가만히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숨이 깊어졌다. 결국 한마디 했다. “그만 좀 그리고 영어 단어장 좀 펴라. 시험이 며칠 안 남았잖아.” 나는 그 한숨이 익숙했다. 30여년 전, 내 아이를 키울 때 내가 똑같이 쉬었던 한숨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조급해지고, 불안하기 때문에 다그치게 된다.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만큼 부모의 오래된 본능도 없다. 그러나 칠십이 되어 그 모자(母子)를 옆에서 바라보고 있자니, 그때 내가 보지 못했던 것이 보였다. 그 불안이, 아이의 가능성보다 먼저 달려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며칠 전 ‘알파고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공동창업자 겸 CEO가 한국에 와서 한 이야기 기사를 읽었다. 자신이 어린 시절 게임을 만들 때 부모가 ‘시간 낭비’라며 걱정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시간이 훗날 프로그래밍과 AI 연구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했다. 동시에 그는 AI 시대에도 수학과 과학 같은 기본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놀이를 미화한 게 아니라, 기본기 위에서 살아 있는 호기심이 자라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 기사를 읽고 또 한참을 읽었다. 30여년 전, 내 아이가 만화책을 펼쳐놓고 시간 가는 줄 모르던 어느 주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날 나는 시계를 가리키며 “이제 그만 보고 들어가서 공부하거라” 하고 말했다. 별일 아닌 한마디였지만, 지금 와서 가끔 그 장면이 떠오른다. 시계를 가리키는 대신 옆에 앉아 “뭐가 그렇게 재미있냐”라고 한 번이라도 물었다면 어땠을까. 다 자란 자식 앞에서 차마 꺼내지 못하는 아쉬움 한 가닥이, 그런 식으로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다. 아이를 앞서가게 하는 힘은 조급함이 아니라 몰입이다. 몰입은 그냥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과 다르다. 좋아하는 것을 붙들고 스스로 더 알고 싶어지는 상태, 누가 시키지 않아도 계속 파고드는 상태, 거기서 진짜 배움이 시작된다. 어떤 아이는 책에서 그 순간을 만나고, 어떤 아이는 그림에서 만나며, 어떤 아이는 블록과 만들기 속에서 만난다. 어른 눈에는 산만해 보이고 무의미해 보이던 시간이, 사실 아이 안에서는 세상의 구조를 더듬어 가는 시간일 수 있다. 물론 오해는 없어야 한다. 모든 놀이가 천재성을 낳는다는 뜻이 아니다. 읽기, 쓰기, 수학, 과학, 그리고 교실에서 배우는 질서와 습관은 여전히 아이를 받쳐주는 뼈대다. 학원에 보내는 부모를 비난할 생각도 없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나도 그 한복판을 통과해 본 사람이다. 다만 뼈대만으로 사람은 서지 않는다. 뼈대 위에 숨을 불어넣는 것은 호기심이고, 그 호기심을 오래 지탱하는 것이 몰입이다. 요즘 부모들이 가장 갈등하는 지점이 화면이라는 것도 안다. 게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마음이 무거워질 것이다. 내 말은 모든 화면 시간이 괜찮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다만 수동적으로 흘려보내는 시간과, 무엇을 만들고 풀어내려고 파고드는 시간은 분명히 다르다. 그 차이를 알아보는 눈은 아이 곁에 있는 어른만 가질 수 있다. 생각해 보면 천재성은 처음부터 번쩍이는 재능의 이름이 아니다. 남들이 스쳐 지나가는 것을 오래 바라보는 힘, 금세 싫증 내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파고드는 힘, 정답을 빨리 맞히는 것보다 ‘왜 그런가’를 끝까지 붙드는 힘. 그런 것들이 쌓여 비로소 남다름이 된다. AI 시대의 인재는 많이 외운 아이가 아니라, 오래 좋아해본 아이에게서 나온다. AI는 정보를 빠르게 모아준다. 그러나 좋아해서 파고들던 어린 날의 떨림까지 대신 살아주지는 못한다. AI는 답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그러나 스스로 빠져들어 끝내 자기 세계를 만들어보는 기쁨까지 대신 주지는 못한다. 그 떨림과 기쁨이 빠진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AI 앞에서 무엇을 가지고 설 수 있을까? 그래서 어른의 태도가 조금 달라져야 한다. 다그치기 전에 한 번쯤 옆에 앉아 이렇게 물어보는 일이다. “너, 지금 뭐가 그렇게 재미있니?” 그 한 마디가 아이의 시간을 통제의 대상에서 관찰의 대상으로 바꾼다.  거기서부터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이 아이가 어디에서 눈이 빛나는지, 무엇을 할 때 시간이 멈춘 듯 빠져드는지,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만나고 있는지를. 다시 카페로 돌아간다. 엄마의 다그침에 아이는 잠깐 손을 멈췄다. 그러나 영어 단어장을 펴는 대신 그림 속 로봇의 팔 한 짝을 마저 그리고서야 책을 꺼냈다. 그 작은 고집이 나는 오래 마음에 남았다. 자기가 무엇에 빠져 있는지 분명히 아는 아이의 얼굴이었다. 이 글이 어디선가 그런 어머니, 그런 아버지의 손에 닿는다면 한 가지만 전하고 싶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든, 블록을 쌓든, 무언가에 한 시간을 잊고 빠져 있을 때, 그 시간은 결코 버려지는 시간이 아니라는 것을. 어린이를 키운다는 것은 정답을 미리 쥐여주는 일이 아니라, 자기만의 불빛을 꺼뜨리지 않게 곁에서 지켜보는 일이다. 그러니 우리는 아이에게 무엇을 더 시킬 것인가보다, 아이가 무엇에 오래 빛나는지를 먼저 보아야 하지 않을까? 칠십이 되어서야 알게 된 것을, 같은 길을 통과하고 있는 이 땅의 젊은 부모들에게 작은 마음으로 적어 둔다. ▲사진=구글 제미나이(나노 바나나2)가 생성한 이미지 – 호기심 가득한 창작의 순간 발행정보…

영화 ‘4월의 불꽃’, 전국 초·중·고교 상영 확산

영화 ‘4월의 불꽃’, 전국 초·중·고교 상영 확산

– 4·19 혁명 그린 역사 영화, 교실에서 ‘살아 있는 역사’로 되살아나다   [강남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이하 ‘본부’)는 지난해 개봉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영화 ‘4월의 불꽃(감독 송영신)’을 올해부터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본격 보급한다고 밝혔다. 영화 ‘4월의 불꽃(감독 송영신)’은 4·19 혁명을 배경으로, 그 시대를 살아간 시민과 학생들의 희생과 용기를 사실적으로 담아낸 작품이다. 단순한 역사 재현을 넘어 오늘의 학생들에게 민주주의의 가치와 시민의 책임을 환기하는 교육 컨텐츠로 주목 받고 있다. 본부는 “교과서만으로는 전달하기 어려운 역사적 현장감과 감정의 결을 영상으로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영화 ‘4월의 불꽃’의 교육적 가치가 크다” 며, “학생들이 역사를 ‘암기 대상’이 아니라 ‘공감하는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국 보급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전국 각 지역 학교에서 단체 상영 신청이 잇따르고 있으며, 교실·강당 단체 관람, 교직원 대상 사전 시사회, 정규 수업 및 창의적 체험활동 연계 등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일부 학교에서는 영화 상영을 ▲민주주의 토론 ▲역사 글쓰기 ▲영상 감상문 제작 등과 연계해 학생 참여형 수업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학교 현장의 반응도 뜨겁다. 한 교사는 “학생들이 시험을 위한 역사가 아니라 ‘살아 있는 역사’를 경험하고 있다”며 “상영 이후 자연스럽게 토론 수업과 글쓰기 활동으로 이어져 교육적 효과가 매우 크다”고 전했다. 제작 관계자는 “이 영화는 과거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 작품”이라며 “학교 현장의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커 전국 단위 확산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부는 향후 시·도 교육청 및 단위 학교와의 협력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해 영화 ‘4월의 불꽃’이 단발성 관람을 넘어 역사·민주시민 교육의 정규 컨텐츠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위 사진들=인천용현여중 학생들이 영화 ‘4월의 불꽃 시청과 시청 후 탐구질문 작성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담당교사) ⓒ강남 소비자저널     ▲위 사진들=진주 대곡중학교 1학년 6개 반이 영화 ‘4월의 불꽃을…

[손영미 칼럼] 105억의 오페라, 부산의 축제

[손영미 칼럼] 105억의 오페라, 부산의 축제

–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작 〈오텔로〉, 불꽃을 넘어, 도시의 혈관을 여는 불씨로   ▲사진=손영미 극작가 & 시인 & 칼럼니스트 ⓒ강남 소비자저널 [강남 소비자저널=손영미 칼럼니스트] 지난해 부산콘서트홀의 개관은 하나의 건축이 아니라, 도시의 심장에 처음으로 음악이 이식된 사건이었다. 이어 도착한 부산오페라하우스는 그 심장에 성대를 얹는 일이다. 부산은 이제 항구의 파도만으로…